맛있는 아침을 먹고 내 집처럼 공방 쉼터에서 사진 정리를 하다가 점심 식사 시간을 넘겼다.
'소요'님께서 근처에 보말죽으로 유명한 곳이 있다고 가까우니 찾아가 보라신다.
도착한 날 위미리 바닷가를 산책하며 보았던 건축한 개론에 나왔던 '서연의 집' 바로 그 근처라 해서 간단하게 맘 먹고 출발 했는데 귤나무 아니면 동백나무로 만들어진 돌담길이 그 길이 그 길 같고 찾을 수가 없었다. 식당에 전화를 몇 번을 하고도 KT네비에 의지해서 갔으나 식당은 워디메에?
결국은 쥔장께서 골목으로 앞치마를 휘날리며 찾아아오셨다.
'무주향'
자연식 밥집이다.
보말죽이 전복죽보다 보양식이라 해서 한 상 받았다.
꼭 녹두죽 같은 색깔의 보말죽을 한수저 떠 넣으니 제주 바다의 향이 입안에 가득히 퍼진다.
새로운 경험이다. 보말은 고둥의 제주 방언이란다. 자연산이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살을 꺼내야 한다고.
반찬으로 나온 브로컬리 초절임은 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도 맛있다.
간장 맛도 안 나고 식초 맛도 안 나고, 소금으로 절였나? 짜지도 않으니.. 거 참!
보리 호박부침? 구수한 보리쌀 내음에 달달한 호박 부침개. 처음 먹어 보았다.
루콜라 초무침은 아삭아삭하고 새콤달콤.
멸치조림에선 유자향이 가득했다.
결국은 버섯볶음까지 모두 다 먹고 물장수 상을 만들어 놓고 왔다.
늦은 식사시간이라 잠시 일손을 놓은 주인장과 이야기도 두런두런 나누며 먹는 혼밥.
혼자 여행을 오지 않았다면 이런 맛을 음미할 수 있었을까?
염색공예와 도예공예를 하신다는 쥔장은 식당 영업을 오후 3시까지만 하신단다.
식사를 마치고 마당으로 나오니 들어갈 때 눈에 안 뜨인 특이한 보도블럭들이 보인다.
이중섭 그림이다. 아니 이걸 어떻게 밟고 가란 말인가!
충무로에 이중섭 전시회가 처음 열렸을 때 꼬깃꼬깃한 은박지에 가득 그려져 있었던 살아나올 것 같은 게와 가족들, 그 앞에서 나오려는 울음을 가슴으로 울었던 기억이 새롭다. 가난한 천재 화가의 빈한한 마음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몸서리쳐졌었던 기억이. 그리고 그 때 샀던 포스터는 동생집에 맡겨두었더니 사라져서 애통했던 생각이 난다.
제주에 이중섭 거리를 만들때 지인이 도보블럭 작업을 해서 구한 것을 마당에 깔으셨단다.
여섯점의 이중섭 그림을 밟고 주인의 환송을 받으며 다시 동백나무가 심어진 돌담길을 따라 나오다.
**무주향
해초비빔밥 10,000원
보말 죽/국 각 10,000원
자수정보리수제비 7,000원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해안로 118-5
지번 /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3032-2
064-764-9088
010-5511-9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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