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전에 쓰여진 오래된 우리 가곡 '봉선화'를 일본가수가 부릅니다. 토속적인 우리꽃의 이미지에 빗대어 일본이 강점했던 지난날의 설움과 아픔을 그린 노래인데, 일본인 가수는 이를 알고 불렀을까요. 노랫말 구구절절 비애과 자탄, 그리고 저항과 환생의 염원을 담은 처연하고 아름다운 노래 ... 역사를 부정하고 일탈과 오만을 일삼는 오늘의 일본을 직시하고 규탄하면서 통한의 3월, "울밑에 선 봉선화"를 다시 들어봅니다.
鳳仙花 _ 加藤登紀子(카토 도키코)
やがて夏去り 秋風 吹けば ほうせん花種蒔け 遠くへはじけよ
赤いほうせん花 お庭に咲いたよ やがて夏去り 秋風ふけば 可愛い娘は 爪先 染めたよ
올해 72세(1943년 중국 하얼빈 생)의 노장 가수 加藤登紀子는 도쿄대 서양사학과를 나온 재원으로, 대학시절부터 샹송과 포크송을 불러 레코드 신인대상을 받았고 학생운동에도 열심이었다고 합니다. 지성파 가수로 존경을 받았다는데 우리 한민족의 아픔을 그린 '鳳仙花'를 정녕 양심적 지성으로 부른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