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바꿔 한결 살기 편해진 17년된 주상복합아파트
입력 : 2018.09.19 05:00 | 수정 : 2018.09.19 07:32
[스타일링 with 리빙센스] 폐쇄적이고 어수선했던 오래된 주상복합 리모델링
오래된 주상복합의 단점들을 안고 있던 집이 좋아졌다. 구조 변경의 힘이란 이런 것이다.
오래된 주상복합의 단점들을 안고 있던 집이 좋아졌다. 구조 변경의 힘이란 이런 것이다.
n오래된 주상복합 다듬기
국내에 주상복합이 대중적인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이다. 서울의 목동 지역에도 그런 방식의 주거 단지가 많이 들어섰다. 어떤 이유에선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그 무렵 올라간 건물들에 위치한 주거 공간은 대체로 약간 폐쇄적이고 구조 역시 조금은 어수선하게 짜여 있다. 천장 등의 기울기, 동선(動線)을 고려하지 않은 듯한 공간 배치까지, 당시만 하더라도 현대인을 위한 최신식 주거 형태로 각광을 받았지만 시대와 생각의 변화에 발맞추어 가진 못한 셈.
이사를 준비하며 인테리어 시공 전 집을 돌아본 권미향 씨도 그런 걸 느꼈다. “한 번도 수리하지 않은 17년 된 이곳을 보고, 막연히 ‘내 집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거실과 주방이 벽으로 분리되어 있고, 방으로 통하는 복도에는 중문이 달려 있어 답답한 느낌을 받았죠.”
권미향씨는 디자인EF의 김혜진 디자이너에게 공간을 보여줬다. “스타일링만으로 인테리어를 해결할 수 없다면 간단한 구조 변경으로 공간에 변화를 줄 만한 방법을 찾기도 해요.”
김혜진 디자이너는 낡은 집을 섬세하게 다듬는 방식으로 집의 큰 틀을 바꿔나갔다. 먼저 기존 거실로 향하던 복도를 따라 설치되어 있던 천장 등의 매무새를 다듬었다. 거실과 방을 구분 지었던 중문 그리고 주방과 거실을 나누었던 가벽을 제거해 전체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n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심플한 구조 변경
큰 옹이를 다듬어냈다면, 이젠 집 안의 전체적인 결을 가꾸어야 할 때. 가족 구성원이 생활하는 각각의 공간을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바꾸기 위해 역시 간단한 구조 변경법이 사용됐다.
자신만의 드레스 룸과 화장대를 갖고 싶어 하는 대학생 딸을 위해서는 속 깊은 벽장을 들어내 그 자리에 화장대 겸 책상을 놓아 공간을 분리시켰다. 오롯한 자신만의 공간을 원하는 둘째 딸을 위해서는 바닥과 단차를 둔 침실 공간을 따로 만들어 공부하는 곳과 휴식을 취하는 곳을 나누었다.
이렇게 구조를 변경하여 새롭게 태어난 집에서 권미향 씨가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 중 하나는 수납이었다고. 공간이 분리 또는 확장되면서 생긴 집 안 곳곳에 짜 넣은 수납 요소들 덕분에 수납형 가구는 들일 필요조차 없었다.
“인테리어에 제게 필요한 모든 게 이미 포함되어 있었죠. 지금도 무언가로 집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저는 이대로 만족스럽거든요.”
공간이 달라진 후 이 집엔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에서 손님을 마주하는 즐거움에 대해 가족 모두가 깨닫고 있는 중이라고. 삶이 반영된 공간 디자인이 주는 매력은, 그런 방식으로 일상의 면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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