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레이더로 찾아낸) 마야유적지의 사진을 봤을 때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조사된 지역을 실제로 가보니, 유적들은 그곳에 실재(實在)했으며, 나는 그 위를 걷고 있었다"
중앙아메리카 과테말라 북부. 거대한 밀림 속에 갇혀 있던 마야 유적지가 존재를 드러냈다. 나무를 베거나 실제로 가보지 않았지만,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정확했다. 늪지 속 수로와 교량ㆍ성벽ㆍ돌담 등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이타카대 토마스 게리슨 교수 연구팀은 최첨단 항공 매핑(Mapping) 기술 '라이다(LIDARㆍLIght Detection And Ranging)'를 이용해 과테말라 북부 밀림지대에서 6만여개의 마야 건축물을 발견ㆍ분석했다고 밝혔다. 라이더는 공중에서 다량의 레이저 펄스를 발사하고 그 빛이 물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탐지해, 주변의 모습을 3차원으로 그려내는 장치다. 이 연구는 같은 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이타카대 토마스 게리슨 교수 연구팀은 최첨단 항공 매핑(Mapping) 기술 '라이다(LIDARㆍLIght Detection And Ranging)'를 이용해 과테말라 북부 밀림지대에서 6만여개의 마야 건축물을 발견ㆍ분석했다고 밝혔다. 라이더는 공중에서 다량의 레이저 펄스를 발사하고 그 빛이 물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탐지해, 주변의 모습을 3차원으로 그려내는 장치다. 이 연구는 같은 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습지 내 격자형 수로와 배수시설 등 발견...지속가능한 농업 했던 것으로
라이더로 밝혀낸 정글 속 마야 유적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정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수시설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툴레인대 프란시스코 에스트라다-벨리 교수는 "가장 놀랐던 것은 광대한 습지에 수로와 운하가 가득했다는 것"이라며 "기존에 이 지역은 쓸모없는 늪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실은 생산성이 높은 농경지라는 것이 드러났다 "고 밝혔다. 농지의 모습은 오늘날 동남아시아의 논과 비슷했을 것이라는 게 에스트라다-벨리 교수의 설명이다.
마야인들은 농사를 지으면서도, 토양침식을 방지하는 등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노력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석재 구조물과 낮은 벽들이 농경지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에스트라다-벨리 교수는 "고대 마야인들은 환경 관리자의 역할도 잘 수행했다"고 밝히며 이 연구가 기존에 마야인들의 토양 파괴설을 반박하는 것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기존 마야문명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화전 농업 등으로 마야인들이 토양을 침식시켰고, 이로 인해 농업 생산성이 저하된 것을 마야문명이 몰락한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기존 마야문명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화전 농업 등으로 마야인들이 토양을 침식시켰고, 이로 인해 농업 생산성이 저하된 것을 마야문명이 몰락한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차의 '눈'이 밝혀낸 인구 700~1100만명 거대 문명
총 2144㎢의 밀림을 공중에서 탐색한 라이더의 눈에는, 배수시설 외에도 많은 사회 기반시설이 보였다. 전략적으로 배치된 교량ㆍ성벽ㆍ돌담 등 총 6만여점의 건축물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도시 규모로 짐작할 때, 이 지역 마야인의 인구는 기존 연구보다 3~4배 많은 700만~1100만 명 정도일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를 진행한 토마스 개리슨 교수는 "기존보다 인구가 3~4배나 많았다는 것은, 마야인들의 식량 자급 방식과 늘어나는 인구로 인한 도시문제 대응 방식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고대 마야인들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농업을 했지만, 대도시에서 생산되는 농작물만으로는 식량을 자급할 수 없어, 다소 떨어진 연맹국들에서 수입해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마야문명은 기본적으로 그리스 같은 소도시 국가의 연맹 형태를 갖고 있었으며, 이들을 잇는 폭 10~20m의 둑길은 최대 22㎞까지 뻗어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에 사용된 라이다를 이용한 3차원 매핑 기술은, 자율주행 차의 '눈'으로도 이용되는 기술이다. 펄스 레이저를 목표물에 방출하고 빛이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 및 강도를 측정해 거리ㆍ방향ㆍ속도ㆍ물질 분포 및 농도 특성까지 감지할 수 있다.
연구를 진행한 토마스 개리슨 교수는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중상모략과 권력암투 등이 이곳에서 벌어졌을 것"이라며 "이런 드라마가 기록된 무대를 라이다가 찾아냈다"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한편, 이번 연구에 사용된 라이다를 이용한 3차원 매핑 기술은, 자율주행 차의 '눈'으로도 이용되는 기술이다. 펄스 레이저를 목표물에 방출하고 빛이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 및 강도를 측정해 거리ㆍ방향ㆍ속도ㆍ물질 분포 및 농도 특성까지 감지할 수 있다.
연구를 진행한 토마스 개리슨 교수는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중상모략과 권력암투 등이 이곳에서 벌어졌을 것"이라며 "이런 드라마가 기록된 무대를 라이다가 찾아냈다"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