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4.18 19:20 | 수정 : 2019.04.19 10:35
조선일보 땅집고가 내 집짓기에 처음 도전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실패하지 않는 노하우를 제시할 ‘제1기 왕초보 내집짓기 과정’을 오는 20일 개설합니다. 건축주 스스로 충분한 지식과 소양을 쌓아야 좋은 건축가와 시공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왕초보 과정을 이끌 건축 멘토들을 미리 만나 그들이 가진 건축 철학과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왕초보 내집짓기] “아파트보다 편하고 관리비 덜 드는 단독주택 가능하죠”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능평리의 도로 옆 길목에는 나무가 에워싼 벽돌집이 나온다.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위해 노부부가 지은 집이다. 남편은 국제기구에 다니면서 오랫동안 타향살이를 했고, 아내는 교수직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었다. 부부는 우리나라 외곽 한적한 곳에 집을 짓고 노년을 보내는 것이 꿈이었다.
[왕초보 내집짓기] “아파트보다 편하고 관리비 덜 드는 단독주택 가능하죠”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능평리의 도로 옆 길목에는 나무가 에워싼 벽돌집이 나온다.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위해 노부부가 지은 집이다. 남편은 국제기구에 다니면서 오랫동안 타향살이를 했고, 아내는 교수직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었다. 부부는 우리나라 외곽 한적한 곳에 집을 짓고 노년을 보내는 것이 꿈이었다.
부부는 200평짜리 땅을 미리 알아본 뒤 김형섭 마고퍼스종합건설 대표를 찾았다. 겉모습이 화려한 집보다 살기 편한 집을 원했다. 김 대표는 부부에게 ‘에너지 절감형 주택’을 제안했다. 그는 “보통 단독주택은 냉난방 비용이 많이 든다는 편견이 있는데 제대로 된 자재를 사용해 올바른 시공을 하면 단독주택에서도 냉난방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득했다. 건축주 부부는 흔쾌히 동의했다.
김 대표는 고려대 건축공학과와 미국 뉴욕주립대 석사과정을 밟고 캐나다 부촌(富村)과 우리나라 판교·분당 등지에 100채 가까운 단독주택을 시공했다. 그는 4월 20일 조선일보 건축주대학이 주최하는 ‘제1기 왕초보 내 집짓기 과정’에서 단독주택 시공 절차와 인테리어, 자재 선정 기준 등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땅집고는 경기 광주시 오포읍에 지어진 단독주택을 통해 김 대표의 집짓기 노하우를 들어봤다.
◆건축 개요
대지위치 :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대지면적 : 638㎡(193평)
건물규모 : 지하1층, 지상2층
건축면적 : 172.24 ㎡(52.10평)
연면적 : 262.76 ㎡(79.48평) (지하1층: 52.51㎡, 1층 : 126.65㎡, 2층 : 83.60㎡)
건폐율 : 27.00%
용적률 : 32.95%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12.29m
공법 : 기초-철근콘크리트구조, 지상-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2x8 캐나다산 구조목재 2&BTR SPF등급, 지붕-2x10 캐나다산 구조목재 2&BTR SPF등급
지붕마감재 : 0.7 징크(ZINK)
단열재 : 에코배트(EcoBatt R30, 21)
외벽마감재 : 적고벽돌 + kmew사이딩
창호재 : 이건 PVC 시스템 창호 (3중유리·이중로이코팅)
에너지원 : 도시가스
내부 마감재 : 바닥-원목마루, 벽-나무벽지
■ 아파트보다 관리비 40% 저렴한 단독주택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은 외부에 노출된 면적이 일반 아파트보다 4배 정도 많아 냉·난방비가 50% 이상 많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단독주택 거주를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김 대표가 오포읍에 지은 주택은 일반적인 단독주택보다 60%, 아파트보다 30~40% 적게 나온다.
오포읍 단독주택을 지을 때 단열재와 창호 기능이 뛰어난 것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가격도 1.5~2배 정도 비싸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앞으로 여생을 한 곳에서 보낼 은퇴 세대들에게 장기적인 유지비를 아끼는 편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주택 내부의 창은 모두 3중 유리로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시스템 창호를 달았다. 법적 기준보다 한 등급 높은 미국산 유리섬유 단열재를 사용했다. 지붕 처마는 크게 내렸다. 여름철 직사광선을 줄이기 위해서다.
■ 박공지붕이 감싸는 2층 벽돌집
200평 가까운 면적의 대지는 경사가 높아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다. 대지 남쪽은 경사진 큰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북쪽으로 도로가 났다.
건축주 부부는 김 대표와 처음 미팅할 때 미국에 있는 목구조 주택 사진을 보여줬다. 검은 금속으로 된 박공지붕(책을 세워 놓은 것처첨 경사진 지붕)에 고동색 목재 패널을 외벽 자재로 쓴 집이었다. 한국 전원주택 디자인으로는 이국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건축주 요구를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 집과 비슷하게 검정색 박공지붕이 건물을 감싸는 디자인으로 외형을 설계했다.
목재 패널 대신 외벽에는 ‘고(古)적벽돌’을 사용했다. 이 벽돌은 오래전 중국에서 만든 벽돌을 해체한 것으로 순수 점토 100%의 붉은 벽돌보다 색상이 자연스럽다. 벽돌 사이 줄눈의 색상에 따라 붉은 색깔뿐만 아닌 오렌지빛으로 보인다.
■ 창밖으로 울창한 나무가 펼쳐진 부부의 방
집은 2층으로 설계했다. 1층은 거실과 주방 등 공용 공간이고 2층은 부부 공간이었다. 내부는 어떤 가구, 어떤 디자인과도 잘 어울리는 ‘화이트와 우드’ 스타일로 벽지와 원목마루가 쓰였다.
부엌과 거실이 이어진 1층에는 블랙 선반을 이용해 거실과 부엌을 분리했다. 부부는 선반에 그릇이나 책 등 장식품을 올려뒀다. 부엌은 개수대가 딸린 넓은 아일랜드 식탁 형태 조리 공간과 다이닝 공간으로 붙어 있다.
부부는 그림을 그리거나 기타 연주를 즐겼다. 건축주 요구를 반영해 김 대표는 2층 테라스가 딸린 방에 부부가 취미 생활을 즐길 특별한 작업실을 만들었다. 바깥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충분히 휴식하고 사색하면서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내부 공간을 디자인했다. 은퇴 후 여생을 함께 할 부부를 위한 가장 특별한 공간으로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