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스팟, 여기 어때요
동해 최고의 명사십리 맹방해수욕장
이른 아침 동틀 무렵, 맹방 바다와 하늘을 본 적 있나요?
글·사진 홍헌표 기자 2019-06-10
삼척시내에서 맹방으로 가는 길에 한치라는 재가 있는데, 그 정상에서 내려다본 맹방 해변. |
우리 나라에는 ‘명사십리(明沙十里)’라는 수식어가 붙은 바닷가가 꽤 많다. 10리는 약 4km의 거리인데, 명사십리는 곱고 부드러운 모래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해변을 뜻한다.
강원도 삼척시 맹방 바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사십리’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한치고개 바로 아래 상맹방(上孟芳)부터 덕산 마을까지 쭉 이어지는 백사장과 해송(海松) 숲을 한치 고개 위에서 내려다보면 명사십리라는 수식어가 왜 붙었는지 한 눈에 느낄 수 있다.
나는 어린 시절 그 바다에서 조개를 잡고 수영을 하면 자랐다. 발가락 조개잡이는 어른이 된 지금도 여름 휴가의 재미 중 하나다. 맹방 바다 남쪽 끝에 자리 잡은 맹방해수욕장과 덕봉산에 얽힌 추억도 많다.
맹방 바다의 최고 힐링 스팟은 바로 덕봉산 아래다. 야트막한 덕봉산 정상은 바다를 지키는 군 부대와 시설이 있어 민간인이 접근할 수 없는데,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산 아래 바위까지는 갈 수 있다. 해산물을 채취하거나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올 여름 동해안에 간다면 꼭 맹방의 이곳에 가보기를 권한다. 바위에 앉아 북쪽을 바라보면 물고기가 떼 지어 헤엄치는 게 보일 정도로 맑은 바다, 끝이 안보이는 백사장, 해송 숲, 그리고 서쪽 하늘 끝 백두대간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그 넓던 백사장은 최근 수십년 사이 해변 침식으로 인해 절반으로 줄어 안타까움이 크다. 남은 백사장 마저도 근처 산에 건설을 시작한 화력발전소 탓에 없어질지 모른다. 매년 봄 전국이 미세먼지 악몽에 시달릴 때도 청명한 하늘을 자랑했던 이 곳이 ‘미세먼지 프리(free) 지역’ 리스트에서 빠질지 모른다. 발전용 자재의 해상 수송에 필요한 부두가 명사십리 북쪽 끝에 들어서고 나면 그나마 남아 있는 백사장도 10리가 아니라 1리로 쪼그라들 운명에 처해 있다.
그런 일이 현실이 되기 전에 서둘러 이곳을 즐겨보기를 권한다. 승용차를 탈 경우 양양(서울양양고속도로 이용)이나 강릉(영동고속도로 이용)을 거쳐 동해고속도로(속초~삼척)를 이용하면 3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맹방해수욕장은 동해고속도로 최남단 근덕IC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차로 1시간 이내 거리에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장호항, 동양 최대로 꼽히는 석회암 동굴(환선굴, 대금굴), 덕구온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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