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항정살만 찾던 돼지고기… 갈비뼈·오마카세 등 고급·다양화
'흰살·뽈살·꼬들살.' 어떤 고기의 부위를 말하는 것일까. 서민적인 회식 메뉴의 대명사 돼지고기다. 흰살은 목 부근 항정살, 꼬들살은 목덜미살, 뽈살은 관자놀이 근처 고기라고 한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돼지고기에 특별한 이름이나 수식어가 붙는 경우는 드물었다. 부위별로는 삼겹살·목살·항정살 정도로 구분하거나, 품종별로는 백(白)돼지와 제주 흑(黑)돼지로 나누는 수준이었다.

그랬던 돼지고기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외식·유통업체들은 호피무늬 'YBD' 품종 삼겹살, 1% '듀록' 오겹살 등도 내놨다. 돼지고기가 품종·부위·조리법에 따라 세분화되고, '브랜딩'을 통해 차별화·고급화되면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소고기를 한우, 블랙 앵거스, 와규 품종으로 나누거나, 마블링·육질에 따라 원뿔(1+), 투뿔(1++) 등급으로 구별하듯 돼지고기 소비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무명(無名) 돼지의 변신
서울 논현동의 고깃집 '육일점'은 지난해 중순 '돼지 오마카세'라는 메뉴를 출시했다. 오마카세(お任せ)는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요리사가 알아서 음식을 한 점씩 내주는 영업 방식이다. 육일점 관계자는 "몇 년간 한우 오마카세 고깃집 열풍이 부는 것을 보면서 돼지 오마카세를 고안했다"고 말했다. 최소 6가지 돼지고기 부위를 숯불에 구워 낸다. 마블링·육즙·식감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굽는 정도와 소스, 조리법을 달리한다.
◇무명(無名) 돼지의 변신
서울 논현동의 고깃집 '육일점'은 지난해 중순 '돼지 오마카세'라는 메뉴를 출시했다. 오마카세(お任せ)는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요리사가 알아서 음식을 한 점씩 내주는 영업 방식이다. 육일점 관계자는 "몇 년간 한우 오마카세 고깃집 열풍이 부는 것을 보면서 돼지 오마카세를 고안했다"고 말했다. 최소 6가지 돼지고기 부위를 숯불에 구워 낸다. 마블링·육즙·식감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굽는 정도와 소스, 조리법을 달리한다.

특수 돼지를 취급하는 곳도 늘었다. 프랜차이즈 고깃집 '신도세기'는 국내 돼지 생산량의 0.3%에 불과한 YBD 품종을 판매 중이다. YBD 돼지 갈비뼈 근처 특수 부위를 '토마호크'(인디언 돌도끼) 모양으로 잘라 구워준다. YBD 품종은 부드럽고 고소한 요크셔, 쫄깃한 버크셔, 지방 함량이 높아 풍미가 뛰어난 듀록을 교배한 새로운 품종이다. 갈색 털에 검은 얼룩무늬가 마치 호피무늬 같아 '얼룩 돼지'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롯데마트 김성민 축산 상품 기획자(MD)는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취향이 다채로워지면서, 마트에서도 국내산 삼겹살보다 40~50% 비싼 스페인 이베리코 삼겹살을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설 명절에 충남 홍성 방목 돼지와 명품 누룩장으로 만든 6만5000원짜리 '양념 돼지고기 세트'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평범한 소고기 보다 1% 돼지고기
업계에서는 돼지고기의 고급화·다양화 추세는 '가심비(價心比)' 문화와 맞물린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심리적 만족감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얼마 전 서울 삼각지역 인근 유명 삼겹살집 '몽탄'에서 2시간 동안 기다린 끝에 고기 2인분을 먹고 왔다는 회사원 오모(36)씨는 "프리미엄 돼지고기는 1인분에 1만5000~1만9000원 정도로, 특색 없는 소고기집보다 저렴하고 훨씬 만족감이 크다"고 했다. 이런 트렌드는 이미 일본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요즘 국내에서 주목받는 YBD 품종은 앞서 일본의 유명 양돈기업 사이보쿠가 '수퍼골든포크(SGP)'라는 브랜드로 출시한 적이 있다. 양돈업체 관계자들은 "국내에선 2년 전쯤부터 '스페인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인기를 끌면서 프리미엄 돼지고기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베리코 돼지 중에서도 5% 정도만 생산되는 '이베리코 베요타'는 도토리·허브·올리브 사료를 먹여 키운 명품 돼지다. 이런 얘깃거리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번지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2013년 1만8000t에서 2017년 7만2000t으로 4년 만에 4배 늘었다.
한국종축개량협회 김성수 종돈개량부장은 "불판에 바싹 익히거나 빨갛게 양념해 먹는 기존 조리법으로는 품종별 맛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돼지고기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리법이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푸드 칼럼니스트 정동현씨는 "작년에는 '복고 열풍'으로 냉삼(냉동삼겹살)이 유행하더니, 최근에는 희귀 품종·부위를 짚불로 굽거나, 특별 소금·소스를 곁들이는 곳도 등장하면서 새로운 미식(美食) 트렌드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 소고기 보다 1% 돼지고기
업계에서는 돼지고기의 고급화·다양화 추세는 '가심비(價心比)' 문화와 맞물린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심리적 만족감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얼마 전 서울 삼각지역 인근 유명 삼겹살집 '몽탄'에서 2시간 동안 기다린 끝에 고기 2인분을 먹고 왔다는 회사원 오모(36)씨는 "프리미엄 돼지고기는 1인분에 1만5000~1만9000원 정도로, 특색 없는 소고기집보다 저렴하고 훨씬 만족감이 크다"고 했다. 이런 트렌드는 이미 일본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요즘 국내에서 주목받는 YBD 품종은 앞서 일본의 유명 양돈기업 사이보쿠가 '수퍼골든포크(SGP)'라는 브랜드로 출시한 적이 있다. 양돈업체 관계자들은 "국내에선 2년 전쯤부터 '스페인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인기를 끌면서 프리미엄 돼지고기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베리코 돼지 중에서도 5% 정도만 생산되는 '이베리코 베요타'는 도토리·허브·올리브 사료를 먹여 키운 명품 돼지다. 이런 얘깃거리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번지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2013년 1만8000t에서 2017년 7만2000t으로 4년 만에 4배 늘었다.
한국종축개량협회 김성수 종돈개량부장은 "불판에 바싹 익히거나 빨갛게 양념해 먹는 기존 조리법으로는 품종별 맛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돼지고기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리법이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푸드 칼럼니스트 정동현씨는 "작년에는 '복고 열풍'으로 냉삼(냉동삼겹살)이 유행하더니, 최근에는 희귀 품종·부위를 짚불로 굽거나, 특별 소금·소스를 곁들이는 곳도 등장하면서 새로운 미식(美食) 트렌드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