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9.20 17:40
치매 예방법
치매는 고령자에게 암보다 무서운 존재로 여겨진다. 치료 약이 없을 뿐 아니라, 지인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는 병이기 때문이다. 치매의 종류는 다양한데, 그중 독성 단백질이 뇌에 쌓여 발생하는 '알츠하이머치매'와 뇌혈관이 손상돼 발생하는 '혈관성치매'가 대표적이다. 알츠하이머치매가 전체의 70% 정도로 흔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혈관성치매에 대한 관심이 적은데, 혈관성치매는 또 다른 중증질환인 뇌졸중과 관련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혈관성치매 환자는 약 5만4000명이다.
혈관성치매 환자 90% 이상이 뇌졸중 경험
혈관성치매는 뇌졸중이나 심혈관질환에 의해 뇌혈관에 혈액·산소가 부족해져 뇌 손상이 생기며 발생한다. 유성선병원 신경과 유인우 전문의는 "알츠하이머치매가 비교적 천천히 발병하고 천천히 악화되는 반면, 혈관성치매는 갑자기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증상에 기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혈관성치매 환자 대부분이 뇌졸중 위험 인자를 갖고 있으며, 인지기능 손상 외에도 다른 신경학적 이상 소견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혈관성치매 환자의 90% 이상이 뇌졸중 경험이 있고, 뇌졸중 발병 1년 이내에 치매 증상이 발생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매우 높고, 뇌졸중 전에는 치매 증상이 없다가 뇌졸중이 발생한 3개월 이후에 약 25%의 환자가 치매로 진단됐다는 보고 등이 있다.
혈관성치매도 종류가 다양하다. 단 한 번의 뇌졸중으로 갑자기 인지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는 '전략뇌경색치매', 여러 번의 뇌졸중으로 단계적인 인지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다발경색치매', 뇌졸중은 아니지만 작은 뇌혈관의 문제로 뇌 피질 밑쪽이 손상돼 발생하는 '피질하혈관치매', 염색체 돌연변이가 원인인 '유전형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발생하는 '혼합성 혈관성 치매' 등이다.
혈관성치매 진단은 신경과 전문의가 자세히 문진하는 가운데 환자 증상 확인, 신경학적 검진, 신경심리검사, 인지기능 평가, 뇌졸중 유무 여부 확인, 과거 병력 청취, MRI 검사 등을 실시한 후 그 결과를 종합해 이뤄진다. 기억력 저하나 인지기능 저하가 갑자기 발생했을 때는 뇌졸중 또는 혈관성 치매가 아닌지 의심하고 가까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아봐야 한다.
치료 약 없어, 뇌졸중 위험인자 조절해야
혈관성치매 치료와 관련해 학자들 사이에서 공식적으로 효과가 인정된 약제는 아직 없다. 유인우 전문의는 "과거 몇몇 임상연구에서 '도네페질'이라는 약물이 혈관성치매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돼 사용되어 왔지만 이마저도 올해 7월부터는 식약처의 적응증 삭제가 확정되면서 혈관성치매에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단, 뚜렷한 예방법이 없는 알츠하이머병치매와 달리 혈관성치매는 위험인자와 예방법이 분명해 알아둬야 한다.
혈관성치매의 예방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뇌졸중 환자의 경우 급성기 뇌졸중의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신경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 두 번째는 항혈소판 제재로 뇌졸중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뇌졸중 발생 위험인자를 철저히 조절해 신경세포 손상의 진행을 막거나 최소화하는 것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인자에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호모시스테인혈증, 관상동맥질환, 심방세동, 흡연, 음주, 비만, 수면무호흡증 등이 있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60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칼슘 통로 차단 효과가 있는 고혈압 약을 2년간 투여했더니 약 50%의 치매 예방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뇌졸중 위험이 약 2.6배로 높다. 금연 시작 3년 후에는 뇌졸중 및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금연은 필수다. 음주는 하루 1~2잔 가볍게 하는 것이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을 줄인다는 보고가 있지만, 과도한 음주는 분명히 삼가야 한다. 신체 비만 지수가 1kg/㎡ 증가하면 뇌졸중 위험도가 약 11%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한 연구에 의하면 운동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률 및 뇌졸중 사망률이 27% 감소한다. 다만, 운동은 적절한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매일 약 30분간 뛰거나 걷는 등의 유산소 운동이 적당하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20/201909200148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