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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가…’로 시작하는 노래가 절로 나오는 꼬부랑 산길을 지나, 꼬부랑 소나무가 서 있는 산등성이까지 넘고 나면 너른 들판이 펼쳐진 곳에 자리한 외할머니 집이 보였다. 새벽부터 밤까지 쌀을 빻는 정미소 하나 운영해 7남매를 키워냈다는 외할머니 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가래떡이었다. 누가 정미소집 안주인 아니랄까 봐 손녀가 놀러 가면 갓 뽑아낸 가래떡 한 움큼 쥐여주곤 했는데, 몇 입 먹다가 물린다며 거절하곤 했던 기억이 있다. 뒤늦게 세상 어디를 가도 그 맛을 내는 가래떡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할머니는 곁을 떠난 지 오래다.
추억은 취향을 만든다. 자신만의 취향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기억과 경험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어릴 적 추억은 마치 본능처럼 숨어 있다가 어느 순간 발현되곤 하는데 먹을 것에 관한 취향이 딱 그렇다. 젊을 때는 꺼려 먹지 않던 음식도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고 부모님 닮아 가는 식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추억은 취향을 만든다. 자신만의 취향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기억과 경험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어릴 적 추억은 마치 본능처럼 숨어 있다가 어느 순간 발현되곤 하는데 먹을 것에 관한 취향이 딱 그렇다. 젊을 때는 꺼려 먹지 않던 음식도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고 부모님 닮아 가는 식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떡은, 추억에서 비롯되는 취향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떡을 먹어도 어렸을 때 맛있게 먹었던 떡만 한 맛을 찾기 어렵다. 떡 대신 빵을 먹는 인구가 늘고 떡집이 점차 없어지던 시기에 와서는 아예 추억의 떡을 찾는 사람도 없어졌다. 떡집이란 으레 매장 바깥에 스티로폼에 담긴 떡을 죽 늘어놓은 가게의 문을 열고 ‘얼마예요’ 물으면 떡집 할머니가 느긋하게 일어나 검은 봉지를 들고 떡을 포장해주는 오래된 가게일 따름이었다.
그러나 요즘 떡집 중에는 옛 추억을 뛰어넘는 경험을 하게 하는 곳이 많다. 카페 같은 인테리어를 갖춘 떡집도 있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고 싶을 만큼 모양 좋은 떡도 팔고 먹어보지 않으면 트렌드에 뒤처진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인기 상품도 더러 나온다. 어두컴컴한 떡집, 할머니가 주름진 손으로 끊어 주던 가래떡에만 머물러 있던 떡에 대한 기억이 새롭게 덧칠해지는 것 같은 모습은 낯설지만 즐겁다.
떡에 관한 옛 기억이 있는 사람은 기억에 남는 떡, 기억을 뛰어넘는 떡을 만나러 떡집에 온다. 떡을 먹어본 기억이 드문 젊은 사람은 새로운 맛의 디저트를 맛보듯 떡집을 찾는다. 빵보다도 더, 떡은 세대를 넘어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음식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덕후의 취향에서 소개한 음식이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같은 수식어를 가졌다면 떡은 그렇지 않다. 그냥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것이, 떡이다. 그런 면에서 참치니 김 같은 단조로운 선물세트 대신 떡을 선물해주는 명절을 맞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경기떡집
떡 하나 먹으려 전국에서 몰려드는 그곳
서울 마포구 동교로9길 24
© 경기떡집 |
압구정 공주떡집
흑임자 인절미의 끝판왕
서울 강남구 논현로161길 10
© nana’s kitchen |
도수향
이북식 인절미 하나로 명성
서울 강남구 선릉로161길 21-4
© 도수향 인스타그램 |
과천행복찹쌀떡
30년 전통, 떡집 아닌 빵집에서 팔아요
서울 서초구 방배로 248
© 과천행복찹쌀떡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