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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원 남짓하던 집값이 14억…'황금값' 된 황금동 아파트

산야초 2020. 11. 12. 20:56

2억원 남짓하던 집값이 14억…'황금값' 된 황금동 아파트

    입력 : 2020.11.12 04:06

     

    용인 신봉지구 전경


    [땅집고] 최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한 아파트 실거래 사례가 유독 화제가 됐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 ‘수성2차우방타운’이 그 주인공. 지난달 15일 이 아파트 85㎡가 14억3000만원(3층)에 팔리면서 해당 주택형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올해 들어 8월 범어동 ‘빌리브범어’가 15억3000만원, 9월 ‘범어센트레빌’이 14억65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수성구에서 세 번째로 비싸게 팔렸다.

    이 정도 수준이면 최근 3여년 동안 집값이 폭등한 서울 집값 못지않다. 현재 서울 강북에서 새 아파트가 많이 모여 있어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마포구 아현동·공덕동 일대 30평대 아파트가 시세가 16~17억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수성2차우방타운’은 1986년 8월 입주해 35년 된 낡은 아파트다. 앞서 비슷한 가격에 거래된 ‘빌리브범어’와 ‘범어센트레빌’이 각각 2019년, 2020년 완공한 신축 단지인 것과 비교된다. 실제로 단지를 둘러보면 지하주차장이 없어 지상 곳곳에 자동차가 줄줄이 주차돼있고, 주민 휴식시설로 꾸며놓은 벤치에 여러 군데 금이 가 있거나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포대자루만 걸어둔 모습 등에서 아파트 연식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용인 신봉지구 전경


    이렇게 낡은 아파트가 ‘억 소리 나는’ 가격에 팔린 이유는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지난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본격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고 5층, 10개동, 535가구 규모인 ‘수성2차우방타운’은 재건축을 거쳐 지하 3층~지상 27층, 총 705가구 규모 새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용인 신봉지구 전경


    최근 2~3년간 ‘수성2차우방타운’ 실거래가 상승 추이는 기록적이다. 2006년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2013년까지 약 8년 동안 이 단지 84㎡는 2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됐다. 그런데 재건축 호재가 반영되면서 집값이 점점 오름세를 타더니 ▲2018년 10월 6억7000만원 ▲2020년 1월 9억2000만원 ▲2020년 8월 11억6500만원 ▲2020년 10월 14억3000만원 등 지역 최고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2013년 3월 2억4500만원에 불과하던 집값이 7년 만에 6배로 뛴 셈이다. 다른 주택형도 마찬가지다. 76㎡(28평)은 이달 6일 10억500만원에 팔리면서 최초로 10억원을 넘겼다.

    용인 신봉지구 전경


    이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이유에 대해 지역 부동산 시장에선 이 아파트 입지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황금동은 대구에서 전통 부촌으로 이름난 동네로, 학군도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다. 경북권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경북고가 단지 바로 남쪽에 붙어있고, 학부모들 선호도가 높은 경신고·정화여고도 도보 통학권이다. 대구지하철 2호선 만촌역에서 범어역을 잇는 대로변에 조성된 유명 입시학원가에 다니기도 편리한 입지다.

    황금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황금동은 명문 학군을 끼고 있는 ‘대구의 대치동’으로, 실수요는 물론이고 투자수요도 탄탄한 상급지”라며 “이 일대에는 20년 이상 된 낡은 아파트가 대부분이라, 만약 ‘수성2차우방타운’이 재건축 완료하면 단번에 대장주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입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최근 가격이 너무 빨리 올라 일시적으로는 조정기가 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