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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증시는 일본이나 미국보다 매력적이다”

산야초 2021. 2. 7. 12:42

“올해 한국 증시는 일본이나 미국보다 매력적이다”

[중앙글로벌머니] 입력 2021.02.07 11:44 수정 2021.02.07 12:23

강남규 기자

 

크레디트스위스 댄 파인먼 아태투자전략 공동대표

 

올해 들어 코스피가 3000선 위를 웃돌고 있다. 더 오를까 아니면 떨어질까.
국내 증시 흐름은 두 세력에 의해 정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개미)와 외국인. 개미들은 상당한 식욕을 보인다.

 

반면 외국인 태도는 여전히 변수다.

크레디트스위스 댄 파인먼 인터뷰

미 주식은 글로벌 저성장기에 매력
달러 약세 시기엔 일 주식은 시원찮아
韓 기업 실적은 올해부터 10년간 증가
옐런, Fed-재무부 협력 수월하게 할 듯

 
한국 증시를 보는 외국인 투자자의 생각을 가늠하기 위해 중앙일보와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 TV가 크레디트스위스(CS) 댄 파인먼 아∙태투자전략 공동대표를 줌으로 인터뷰했다. 파인먼은 세계적인 투자전문지인 인스튜셔널인베스터가 2016년 뽑은 베스트 투자전략가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 등 아시아 지역 기업의 실적이 ‘수퍼사이클’에 들어선다고 전망했다.  왜 올해인가.  

“수퍼사이클은 2021년을 넘어 5년에서 10년 동안을 뜻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아시아 지역 기업이익의 사이클은 10년 또는 그 이상 이어졌다. 10~15년 동안 실적이 많이 늘어난 뒤 10~15년 동안 실적이 나빠지는 침체기가 뒤따랐다. 요즘 아시아 기업의 실적이 침체기를 벗어나고 있다.”

 

 

“2021년은 실적 수퍼사이클 시작”  

요즘 코스피가 너무 높아 버블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버블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 (대표) 기업의 2020년 실적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 이는 2019년의 기저(저점)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D램 반도체를 비롯해 주력 제품의  등의 가격이 약세였다. 2019~21년 사이 한국 기업의 실적 증가율을 보면, 아시아에서 최고일 것이다. 물론 현재 한국뿐 아니라  대부분 나라의 주가 수준이 주가수익배율(PER)과 견줘 비싸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주식을 전 세계의 다른 주식들보다 저렴해 보인다. 그래서 나는 버블이라고 보지 않는다.”

 

 

5일 코스피가 1% 상승하며 하루 만에 31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3.08포인트(1.07%) 오른 3120.6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2.84포인트(0.29%) 오른 967.42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그래도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지금은 아주 특별한 상황이다. 잠시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으로 돌아가 보면, 한국 등 아시아 지역 주가가 실적과 비슷하거나 높았다.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날 때 증시의 주가수익배율이 평상시보다 높은 게 일반적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업의 실적이 빠르게 늘고 배당이 증가하면서 정상화된다.”

한국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흘러들까.

 

“현재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높지는 않다. 많이 유입된 듯하지만, 외국인이 2018~19년, 그리고 2020년 상반기와 3분기에 한국 주식을 많이 팔았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2018년엔 외국인이 세금감면을 이유로 미국 주식을 향해 몰려들었다. 2019년엔 무역전쟁을 이유로 아시아와 거리두기를 했다. 그리고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미 증시로 날아갔다. 그렇기에 2021년엔 외국인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주식을 더 사들일 것이라고 본다.”

유튜브 동영상: https://youtu.be/D6Vv0s_dUXo

 

 

“올해 엔화는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약세”

최근 일본 주식은 피하라고 권했는데, 왜 그랬나.

“이참에 우리 CS의 입장을 명확하게 해둬야겠다. CS는 글로벌 차원과 아시아∙태평양 차원으로 나눠 투자를 권한다. 글로벌 차원에서 여러 지역에 투자하는 경우 엔화 등 아시아 지역 통화로 이뤄진 자금으로 일본 주식을 사는 것에 대해서는 중립이다. 반면 달러 자금을 바탕으로 한 투자자에겐 약간의 비중확대를 조언한다. 엔화 가치가 달러보다 강세를 보일 수 있어서다.”

 

아∙태 지역에만 투자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아∙태 지역에만 투자하는 사람에겐 일본의 비중을 낮추라고 권한다. 일본보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전망이 더 좋기 때문이다.”

 

이유가 궁금하다.

“일본 엔화보다 다른 아시아 통화 가치가 더 좋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달러가 약세일 때 중국과 한국, 대만, 인도, 동남아시아 돈의 가치가 일본 엔화보다 높았다. 반대로 달러가 강세일 때는 엔화가 한국 원화 등보다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달러 약세는 아시아 국가에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미국 달러화. 셔터스톡

 

“미 증시는 글로벌 성장이 약할 때 유리”

두 가지는 무엇인가.

“첫째, 달러 약세는 외국인, 특히 미국인이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달러 약세는 글로벌 무역의 호황을 의미한다. 앞으로 몇 년간 달러가 약세 주기에 들어설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 주식의 비중을 줄이라고 권하는 것이다.”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란 말인 듯하다.

“그렇다. 한국 등의 증시가 일본뿐 아니라 미국보다 더 매력적이다. 미 주식은 글로벌 성장이 약할 때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력을 살펴보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재무부에서 일했는데, 경제정책을 결정할 때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제롬 파월 Fed 의장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낼 듯하다.

 

“옐런이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보지 않는다. Fed는 매우 강력하며 내부자들이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만큼 독립적이다. 다만, 팬데믹 때문에 정부가 재정을 확대하고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들여 금리를 낮게 유지해주고 있다. 미 Fed와 재무부가 암묵적인 협력관계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옐런이 협력을 수월하게 해줄 수 있는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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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파인먼

요즘 미국과 유럽 언론이 한국 등 아시아 증시를 전할 때 가장 많이 의견을 구하는 전문가다. 미국 예일대에서 동남아 지역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태국에 머물고 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재무부에서 근무하며 아시아 분석가로 일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