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눈, 스텔스, 독침무기... 드디어 첫 국산 전투기 ‘보라매' 나왔다
첫 국산 전투기 ‘KF-21’ 출고식
입력 2021.04.09 21:25 | 수정 2021.04.09 21:25
KF-21 보라매가 출고식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였다/TV조선
첫 국산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가 개발이 추진된 지 20년 만인 9일 처음으로 완전한 형체를 드러냈다. 세계 13번째 독자 개발 전투기다. 제한적 스텔스 기능을 갖춘 4.5세대 전투기로는 세계 8번째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생산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서욱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등 국내외 인사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F-21 시제기 출고식을 개최했다. 종전 KF-X로 불려왔던 한국형 전투기는 이날 KF-21로 공식 명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항공산업 발전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며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뉴시스
KF-21은 KF-16 이상의 성능을 갖는 중간급 전투기로, 4세대 전투기지만 일부 5세대 스텔스기 성능을 갖고 있어 4.5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특히 외형은 레이더 반사를 작게 하는 스텔스 형상으로 만들어져 세계 최강 스텔스기인 미 F-22 ‘랩터’와 비슷해 ‘베이비 랩터’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KF-21은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다. 미 F-16은 물론 F-35 스텔스기보다 크고 F-15 및 F-22보다는 작다.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다. 오는 2026년까지 공대공 전투 능력 위주인 ‘블록1’ 개발에 8조1000억원, 2026∼2028년 공대지 능력을 주로 개발하는 ‘블록2’에 7000억원 등 개발비만 8조8000억원에 달한다. 총 120대 양산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사업비는 18조원이 넘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 사업으로 불린다. 시제기는 출고식 이후 1년여의 지상시험을 거쳐 내년 7월쯤 첫 비행을 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KF-21 개발로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신속하게 전투기를 정비할 수 있고,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한다. 현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과 F-15K는 모두 미국제여서 수리 부속 확보 문제 등으로 전투기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각종 미사일과 폭탄 등 국산 무장을 우리 마음대로 장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KF-21에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중·러·일 등 주변 강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국산 ‘독침 무기’들이 장착될 예정이다.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이미 개발 중이거나 앞으로 개발할 독침 무기들로는 초음속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그리고 상승 단계 요격미사일 등이 꼽힌다. 국산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유사시 KF-21에서 발사돼 중국 항공모함과 수상 함정 등을 격침할 수 있는 무기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의 초고속으로 비행해 서울에서 평양 상공까지 1분 15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베이비 랩터' 출고식… 2028년 실전배치 -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 전투기‘KF-21 보라매’시제기 출고식에서 보라매 조종석에 탑승했던 양윤영 공군 대위로부터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KF-21' 이름에는 21세기 하늘을 우리가 지킨다는 의지가 담겼다”며“우리 국민들은 우리 공군의 상징인 보라매를 호칭으로 지어주셨다”고 했다. /뉴시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들도 남아 있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 2000여회가량의 비행시험에 성공해야 한다. KF-21 개발 비용 중 20%인 1조7338억원을 2026년까지 부담하기로 한 인도네시아가 현재까지 2272억원만 납부하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군 소식통은 “KF-21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프라보워 국방장관이 이번 방한 때 ‘내 이름을 걸고 성공시키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안다”며 “인도네시아 문제는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출을 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숙제다. KF-21은 800억원 미만의 가격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5세대 스텔스기인 F-35 대당 가격이 900억원대로 낮아진 것도 KF-21의 가격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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