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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드루킹’ 등 文 정권 불법 재판은 모두 질질 끌기, 이 자체가 법치 농단

산야초 2021. 7. 23. 22:31

[사설] ‘드루킹’ 등 文 정권 불법 재판은 모두 질질 끌기, 이 자체가 법치 농단

조선일보

입력 2021.07.23 03:26

 

 

 

21일 오전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경남도청 입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번 판결로 지사직을 상실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028년까지 피선거권도 박탈된다. /김동환 기자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선 댓글 조작’ 사건으로 특검에 의해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되기까지 1062일이 걸렸다. 형사 재판이 1심부터 3심까지 평균 447일 만에 끝나는 것에 비하면 2배 반 가까운 시간을 썼다. 복잡한 사건도 아니었다.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프로그램 시연에 참관하고, 보안 메신저를 통해 댓글 조작을 보고받거나 지시한 물증이 있었다. 김 지사는 검찰과 경찰이 수사를 뭉개고 법원이 재판을 미루는 동안 임기(4년)의 4분의 3을 누렸다. 정상적인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야말로 법치 농단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 있는 불법 혐의가 불거지면 수사기관은 사건을 뭉개고 법원은 재판을 질질 끌었다. 검찰은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의 주범 중 한 명인 백운규 전 장관 기소 관련 수사심의위를 20일이 넘도록 열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문 대통령이 “월성 1호기는 언제 가동 중단하느냐”고 말한 뒤 벌어졌다. 백씨의 배임 교사 혐의가 인정되면 문 대통령도 1481억원 손해배상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검찰이 질질 끄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공작도 문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당선시키려고 청와대 비서실 내 8개 부서가 하명 수사, 후보 매수, 공약 지원에 조직적으로 뛰어든 범죄다. 검찰이 이 사건을 기소하자 김명수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김미리 판사를 4년째 같은 법원에 두고 재판을 맡겼다. 김 판사는 16개월간 유무죄를 가리는 공판을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다른 판사들이 공판 날짜를 정하자 김 판사는 돌연 병가 휴직을 냈다. 새 판사가 와도 기록을 처음부터 읽어야 하니 재판이 또 늦어질 수밖에 없다. 대법원장과 정치 판사들이 재판을 지연시켜 문 대통령 관련 범죄를 덮는 것이다.

 

이성윤 검사장은 대통령 수족으로 울산 선거 공작, 채널A 사건, 옵티머스 펀드 사기 등 정권 불법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연시켜 왔다. 이상직 의원은 회삿돈 555억원을 횡령·배임했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다. 많은 피해자가 있는데도 검찰은 수사를 하는지 마는지 알 수 없었다. 작년 총선 당시 의혹이 제기됐지만 여당 공천으로 국회의원까지 됐다. 이 어이없는 일은 이 의원이 문 대통령 딸 가족의 해외 이주를 도운 것과 관련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불법에 가담하거나 수사 재판을 지연시킨 사람들에게 상을 주고 있다. 이성윤은 김학의씨 불법 출국금지 관련 혐의로 기소됐는데도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월성 1호기 조작 부서인 산업자원부엔 표창을 주고 차관 자리를 하나 늘려준다고 한다. ‘법치국가'에서 이런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