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 28대가 25일 활주로에 늘어서는 일명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코끼리 걸음) 훈련으로 대북 무력 시위를 벌였다. F-35A 스텔스기 28대는 우리 공군 전체 F-35A 40대의 70%에 달하는 전력이다. F-35A 스텔스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중의 하나로, 공군 F-35A가 대규모로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엘리펀트 워크는 코끼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걷는 모습처럼 항공기들이 활주로에서 일렬로 늘어서 위용을 과시하거나 실제로 최단 시간 내에 줄줄이 이륙하는 훈련이다. 상대방에 대한 무력시위 수단으로 종종 활용된다.
국방부는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이 모 공군 기지를 방문해 F-35A의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현장 지휘하고, 전날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군사대비 태세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F-35A는 지난 2018년 3월 1호기를 시작으로 지난 1월 마지막 4대가 인도돼 40대를 도입 완료했다. F-35A 도입에는 총 7조7700억 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됐다.
F-35A는 5세대 스텔스기로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 등 통합항전 시스템을 갖췄다. 최대 속도는 마하 1.6이며, 전투행동 반경은 1093㎞에 달한다. 서 장관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국제사회에 약속한 ICBM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한 것으로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노골적 위반”이라며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심각한 위협행위”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군이 연합으로 북한을 겨냥해 대규모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실시한 적도 있다. 지난 2012년 우리 공군 38전투비행전대와 미 공군 8전투비행단은 군산 기지에서 KF-16, F-16 등 양국 전투기 60여대가 참여한 가운데 엘리펀트 워크 훈련인 ‘한·미 연합 전시 최대무장 장착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미군은 지난 수년간 중국과 북한 등을 겨냥해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늘리는 추세다. 주일 미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는 지난 2020년 6월 미사와 공군기지에서 31대의 각종 군용기를 동원해 첫 미·일 연합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훈련에는 일본 항공자위대의 F-35A 스텔스 12대, 미 공군 F-16 전투기 12대, 미 해군 EA-18G 전자전기와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미 공군 MC-130 특수전수송기 2대 등이 투입됐다. 지난해 미 해병대는 M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와 CH-53E ‘슈퍼 스탤리언’ 대형 헬기 40대를 동원해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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