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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증손녀에게 “무속인의 향기”… 온라인 루머, 가짜뉴스였다

산야초 2022. 8. 16. 22:30

독립유공자 증손녀에게 “무속인의 향기”… 온라인 루머, 가짜뉴스였다

입력 2022.08.16 17:17
 
 
 
 
 

16일 온라인에선 전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사진이 화제가 됐다. 행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 옆에 선 여성이 김건희 여사의 비선 측근’이란 주장이 잇달아 제기됐다. 그러나 확인 결과, 해당 여성은 일제(日帝) 밀정을 사살해 사형 선고까지 받았던 독립유공자의 증손녀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 왼쪽 여성은 독립유공자 장성순씨의 증손녀 변해원씨다. /뉴스1

 

 

올해 광복절 경축식은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거행됐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박민식 보훈처장,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맨 앞자리는 윤 대통령 내외와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착석했다.

행사가 종료된 후, 친민주당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윤 대통령 옆에 앉은 ‘핑크색 재킷의 여성’이 과거에도 논란을 빚었던 김건희 여사 측근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작성자는 해당 여성에 대해 “논란의 그분 맞는 거 같다. 대통령 바로 옆이면 대체 어느정도 파워라는 거냐”고 썼다. 클리앙 회원들은 참석자의 외모와 옷차림을 비난하며 “무속인의 향기가 진하게 난다”고도 했다.

 

이 게시글은 다른 친민주당 온라인 커뮤니티 82쿡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확산했다. 해당 게시물을 본 82쿡 커뮤니티 회원들은 “국민 여론이 안 무섭나”, “나라가 미쳐 돌아간다”, “국민들 개무시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페이스북에도 비슷한 글들이 올라왔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윤 대통령 옆 여성 얼굴에 빨간색 네모를 그린 뒤 “논란의 그 여자 맞는 거 같은데. 봉하마을 그 강사? 교수? 바로 그 여자 아님?”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김 교수와 이 여성의 사진을 이어 댓글에 올려 비교했고, “바로 이거다ㅎㅎㅎ” 등 댓글이 달렸다.

 
15일 광복절 경축식 행사 후, 온라인에는 윤석열 대통령 오른쪽에 선 여성이 김건희 여사의 지인인 김량영 교수라는 거짓 루머가 확산했다. 윤 대통령 옆 여성은 독립유공자 장성순씨의 증손녀 변해원씨다./페이스북

 

 

확인 결과 이런 주장은 가짜뉴스였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윤 대통령 옆자리 여성은 김 교수가 아닌 독립유공자 장성순씨의 증손녀 변해원씨였다.

 

장성순씨는 1919년 북간도에서 조직된 대한국민회 경호부장으로, 지방지회의 설치 및 군자금 모집 등의 활동을 했다.

 

1920년 7월에는 일제 관헌의 밀정으로서 독립운동을 방해하던 이덕선을 권총으로 사살했다. 같은 해 12월 경찰에 붙잡혔고, 1922년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형집행대기 중 징역 12년6개월로 감형돼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어 1990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미국 국적의 변씨는 이번 광복절 행사 참석을 위해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넘어왔다. 대통령실은 멀리서 온 변씨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윤 대통령 옆으로 자리를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 확인한 결과, 네티즌들이 의심한 ‘김건희 여사 비선 측근 논란의 여성’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