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엘다바 원전' 한국 수주에…"이집트 대통령, 尹에 축전"
중앙일보
입력 2022.09.21 02:00
업데이트 2022.09.21 08:56
정종훈 기자 구독
칼레드 압델 라흐만 주한 이집트 대사가 19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집트 대사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분명히 이번 사업 수주는 한국·이집트 관계에서 중요한 마일스톤(이정표)이 될 겁니다. 양국 모두에 도움되는 '윈윈 프로젝트'입니다."
19일 서울 용산구의 주한 이집트 대사관에서 만난 칼레드 압델 라흐만 주한 이집트 대사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이 갖는 의미를 여러 번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3조원 규모의 엘다바 원전 2차 건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집트 북부 해안 도시인 엘다바에 지어질 원자로는 러시아 회사 ASE가 담당하지만, 원전 내 80여 개 건물과 구조물을 건
엘다바 원전은 이집트에서 처음 짓는 원전이다. 한국엔 2009년 UAE 이후 13년 만의 대규모 'K-원전' 수출이란 의미가 있다. 지난 2월 한국에 부임한
그는 "많은 한국 기업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경제적 혜택을 보게 될 거다. 또한 엘다바는 앞으로 여러 공장이 세워지는 등 개발 가능성이 풍부한데 전기 발전 없이는 어렵다"면서 "엘다바 원전이 이집트 경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만큼 이번 계약은 두 나라에 성공적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집트 엘다바 원전 조감도. 사진 러시아 ASE
특히 엘다바 사업 수주는 탈(脫) 탈원전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원전 수출 재개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2월 한수원이 ASE 측으로부터 단독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고비가 여럿 있었다. 계약 체결이 계속 미뤄졌지만, 한국 정부가 측면 지원에 나선 끝에 수주가 성사됐다.
라흐만 대사도 한국이 계약을 따낸 배경 중 하나로 긴밀한 고위급 소통과 탄탄한 양국 관계를 꼽았다. 특히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고위급에서 프로젝트 입찰에 매우 큰 관심과 열의를 가졌다. 엘다바 계약 체결 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매우 기쁘다면서 수주 축하 메시지(서신)도 보냈다"라고 말했다. 또한 엘시시 대통령이 사업 수주를 받은 한국 측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는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윤 대통령이 (이집트) 최초의 원전 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정부와 한국 기업이 최선을 다할 거라는 의지를 주이집트 한국 대사를 통해 이집트 대통령에 전달했다"고 밝힌 것과 맞닿은 지점이다.
UAE 바라카 사막에 성공적으로 세워진 원전 등 한수원의 풍부한 사업 경험과 전문성도 이번 계약 체결에 큰 영향을 줬다. 라흐만 대사는 "안전이 매우 중요한 원전엔 한수원의 높은 건설·운영 능력이 필요하다. 한국이 엘다바 외에 다른 지역·대륙으로 (원전) 사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칼레드 압델 라흐만 주한 이집트 대사가 19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집트대사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집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토대로 한국과 더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길 희망하고 있다. 라흐만 대사는 이집트가 태양광·풍력·원자력 등 에너지 다변화 중이라면서 "전기, 재생에너지를 다양화하는 사업에서도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원전 프로젝트나 가스 등 천연자원 개발도 한국과 손을 잡을 지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對)이집트 수출 계약이 맺어진 방산·교통 분야뿐 아니라 IT(정보기술), R&D(연구개발), 바이오, 관광 협력 등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라흐만 대사는 넓은 영토에 인구 증가세가 빠르고 젊은 층 비율이 높은 이집트가 한국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내세웠다. 그는 "이집트 젊은이들에게 한국 인기가 높다. K-팝, K-드라마 같은 문화뿐 아니라 기술에 대한 동경 등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엘시시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릴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초청장도 보냈다고 한다. 라흐만 대사는 "한국과 이집트는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공식 메시지를 많이 주고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COP27에서 두 정상이 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을 논의할 기회를 갖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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