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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컷] 1899년 전차 개통식, 1950년 피난 행렬...컬러로 살아난 흑백 사진

산야초 2023. 6. 6. 12:09

[C컷] 1899년 전차 개통식, 1950년 피난 행렬...컬러로 살아난 흑백 사진 (chosun.com)

 

[C컷] 1899년 전차 개통식, 1950년 피난 행렬...컬러로 살아난 흑백 사진

C컷 1899년 전차 개통식, 1950년 피난 행렬...컬러로 살아난 흑백 사진 흑백사진을 컬러로 복원하는 유튜버 복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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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컷] 1899년 전차 개통식, 1950년 피난 행렬...컬러로 살아난 흑백 사진

흑백사진을 컬러로 복원하는 유튜버 복원왕

 

입력 2023.06.06. 08:00업데이트 2023.06.06. 10:12
 
 
 
 
1899년 5월 4일 서울 흥인지문에서 열린 한국 최초 전차 개통식의 모습. 상단 사진은 흑백 원본 사진이다. 개통식 당시 도입된 전차는 40인승 개방형 8대와 황실 전용 귀빈차 1대로 구성됐다. 당시 전차는 시속 10킬로미터 이내 속도로 운행되었다. / 서울역사박물관, 복원왕

 

우리나라에 전차가 처음 개통한 날 구름 같은 군중들이 이 광경을 보러 왔다. 1899년 5월 4일 흥인지문(동대문)앞에 도착한 전차를 보기 위해 모여든 군중들 모습은 흑백이 아니라 컬러 사진이다. 광복을 맞은 1945년 10월 서울 거리에서 보이스카웃 복장의 학생들은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그린 ‘연합군 만세’라는 글씨의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1951년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유엔군이 국군과 함께 전차 상륙함을 타고 도착하는 생생한 모습도 있다. 이 사진들은 모두 모두 흑백사진을 컬러로 복원해서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 ‘복원왕‘을 운영하는 김성진(47), 장재득(46) 씨의 작품이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채널을 운영중이다. 이들이 지난달 30일 복원한 사진들을 모아 첫 책을 냈다. 구한말 시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역사적인 기록과 생활상이 담긴 흑백사진들을 컬러로 채색한다. 흑백으로 보면 먼 옛날로 보이는 모습이지만 컬러로 채색해서 보면 현재 모습처럼 보인다.

1950년 9월 18일 미군 제31보병연대 병력이 전차상륙함을 타고 인천항에 상륙하는 모습.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자 보충병들이 충원되었다. 유엔군과 한국군이 함께한 이 사진은 인천상륙작전의 상징적인 사진이다. / 복원왕

 

컴퓨터 A/S 서비스센터에서 함께 일을 했던 이들은 지난 2019년부터 사진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손재주가 좋은 김 씨와 자료 검색 능력이 뛰어난 장 씨는 오래된 골동품을 복원하는 물품 복원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가 시청자 반응이 없자 직업이자 취미인 사진에 눈길을 돌렸다.

 

초반 3~4개월 동안 오드리햅번 같은 미국의 1920~30년대생 영화배우의 흑백 사진을 복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 저작권 탓에 대중에게 작업 결과물을 공개할 수 없었다. 결국 한국의 사진을 복원하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다. 장씨는 “우리의 기억은 흑백이 아닌 컬러이기에, 복원한 사진을 통해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자”는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또 해외의 위인들 사진은 컬러 사진이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컬러로 된 위인 사진이 많지 않아, 그들의 역사적 과오를 떠나 모든 역사적 위인의 사진을 컬러로 복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복원은 대부분 포토샵 보정을 통해 이뤄진다. 사진 한 장을 작업하는데 보통 3~4시간이 걸린다. 사전에 자료 조사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최소 8시간 이상 걸린다. 모든 사진은 역사적, 문화적 근거를 바탕으로 채색한다. 이들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 없어 최대한 실제와 동일한 색을 입히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복원 작업을 위해 박물관의 자료, 논문, 고서까지 찾아가면서 당시 실제 사용했던 색상을 입힌다고 했다.

 
'복원왕' 채널을 운영하는 장재득(왼쪽)대표와 김성진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 장련성 기자
1961년 10월로 추정되는 사진. 태평로에 있던 아카데미 극장과 시네마코리아의 모습. 시네마 코리아에서 <그랜드 캐니온의 대결>이 상영중이고 다음 상영 예정작은 <애정이 꽃피는 양지>다. 시네마코리아와 아카데미 극장은 1969년 조선일보 신사옥 부지로 변하면서 나란히 폐관되었다. 현재는 코리아나 호텔이 들어서 있다. 오른쪽 '스리나' 간판은 약국 광고판이다. '스리나'는 유한양행의 소화제 이름이다. 아래 부채표 로고의 활명수 간판도 보인다. / 복원왕
1945년 광복을 맞은 10월 서울에서의 보이 스카우트 행렬. 'KOREN BOY-SCOUT' 현수막을 들고 있는 보이스카우트 단원들. / 복원왕

 

포토샵을 이용해 수천번의 클릭을 통해 채색하는 작업 역시 힘들지만, 복원 작업을 위해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대부분 사진이 2차 재생산 가능한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풀려있어 복원 작업에 사용할 수 있지만, 지역 공공기관에서 소장 중인 사진은 저작권이 묶여 있어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작업하는 사진들 출처 대부분이 각 시청이나 공공기관에서 소장중인 흑백 자료들이다. 작업 대상의 사진들 대부분이 ‘공공누리 제1유형’ 등급으로 소장처의 출처만 밝히면 누구나 2차 저작물로 변형해 만들 수 있다. ‘복원왕’은 그동안 1500여 점 넘는 흑백 사진들을 컬러로 복원했다. 사진 저작권자가 불분명하면 절대 복원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있다.

 

1945년 서울 거리. 중앙옥(오른쪽)이라는 음식점에 장국밥, 막걸리, 갈비가 메뉴판에 적혀 있다. / 복원왕
서울 중구 퇴계로의 모습. 중구청장과 공무원들이 모여 '춘기 대청소 기간 새마을', '새마을청소'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청소하는 모습을 찍은 시정 사진이다. 과거의 초동극장 모습도 보인다. 현재는 주차장으로 사용중이다. / 복원왕

 

독자층도 다양했다. 1970년대 해외로 이민한 한 독자는 20년 만에 한국을 찾았는데, 서울이 과거 모습과 너무 달라 슬폈지만 복원왕의 사진을 통해 자신이 기억하는 한국을 다시 볼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한국의 복원 작업을 시작하니 과거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구독자가 늘면서 개인적으로 사진 복원을 부탁하는 구독자가 많아졌는데,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했던 자신의 할아버지 사진의 복원을 의뢰받은 경험도 있다. 자신을 학교 교사라고 밝힌 한 구독자는 학생들에게 교육 자료로 사용하고 있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들의 작업을 본 유튜브 채널에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이 이렇게 사셨군요” “과거 사진을 컬러로 보니 생동감 넘칩니다” 라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현재 10만명이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1950년 12월 21일 북한 흥남 부두. 아이를 업고 머리에는 짐을 지고 있는 사람들의 행렬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 복원왕
두루마기를 휘날리며 선글라스를 쓴 두 명의 중년 신사가 조선의 번화가 거리를 누비고 있다. 정면을 보고 있는 양반의 한 손에는 담뱃대가 들려 있다. / 복원왕
1966년 10월 29일 시청 촬영된 광화문 사거리의 모습. 네 개의 하얀 구조물이 세종로 지하도 입구다. 현재 세종문화회관 자리에는 '시민회관'이 있었고, '서울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가 보이는데 그 뒤로 지금의 교보문고와 교보빌딩이 들어섰다. / 복원왕
1966년 6월 22일 서울 명동 신세계 백화점(오른쪽 위)과 서울 중앙 우체국 로터리의 모습. 우체국 앞에 빨간 우체통과 공중전화부스가 보인다. / 복원왕
1972년 11월 6일 종로2가 지하철 공사의 모습. 육교에 "시민의 협조 속에 뚫리는 서울 지하철" 현수막이 보인다. 대한민국 최초의 지하철 서울지하철 1호선은 1974년 8월 15일 개통된다. 3년 4개월을 거쳐 완공되었다. 사진 속 '허바허바사장'사진관은 현재까지 남아있다. 오른편에는 YMCA 건물도 있다. / 복원왕
1961년 개관한 서울시민회관의 모습. 1972년 12월 2일 화재로 전소되면서 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섰다. / 복원왕
1919년 10월 11일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원 성립을 기념한 사진. 앞줄 왼쪽부터 신익희, 안창호, 현순, 뒷줄 김철, 윤현진, 최창식, 이춘숙. / 복원왕

 

 
유튜브 채널 '복원왕'에서 흑백사진에서 컬러사진으로 복원한 사진들. 1899년 조선시대 사진부터 1960년대 사진까지 과거의 모습을 컬러로 복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