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예일대 교수 “이준석 ‘미스터 린턴’ 발언, 미국이면 그날로 퇴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자신을 찾아온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미스터 린턴(Mr. Linton)’이라고 부르고 영어로 말을 건 데 대해 현직 미국 예일대 교수가 “미국 유력 정치인이었다면 그날로 퇴출”이라고 했다.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당신은 우리와 다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 같이 적었다. 나 교수는 서울대 의학대학원,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뉴욕대 정신과 레지던트를 거쳐 현재 미국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 교수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가장 쉽게 상처를 주는 말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라며 “실제로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인종차별로 가장 쉽게 쓰이는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미스터 린튼(Mr. Linton)’이라고 하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의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한국계 미국인 2세에게 한국계라는 이유로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그것도 비아냥대면서 했다면 그 사람은 인종차별로 그날로 퇴출당할 것”이라며 “정치 이야기를 하긴 싫지만, 정치인으로서 자격 미달이고 공개 사과해야할 사건”이라고 했다.
나 교수는 또 다른 게시물에서 “4대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 사회를 위해 선교, 의료, 정치적 기여를 한 집안의 60대 명문대 의대 교수인 백인 남성도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재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젊은 정치인이 그 정도 인식 수준과 행동을 보인 점에서, 또 그 행동이 잠재적인 이민자들에게 주는 메시지에 대해서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이 행동이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일 뿐이라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며 “한 명의 행동이 우리 사회를 대변하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이런 행동은 지속적으로 비판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전 대표 지난 4일 부산에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 방문한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미스터 린턴(Mr. Linton)’이라고 부르면서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The real patient is in Seoul)”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당안팎에서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전 대표는 모욕주기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에서 “모욕주기 위해 영어로 한다는 의도가 있었다면 모든 말을 영어로 했을 것”이라며 “(안 위원장의) 언어 능숙치를 생각해서 이야기했는데 그게 인종차별적 편견이라고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6일 YTN ‘뉴스라이브’에서 “영어로 쓴소리 듣고 다 좋은데, 전라도 말로 거시기 한 것은 영어를 구태여 안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가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가 1926년 군산에서 태어났다. 나는 전라도에서 제 아들도 여기서 태어났는데, 영어로 그리고 마치 외국인 취급하듯 해서 조금 섭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60년 이상 한국에서 살았다. 그는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특별귀화 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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