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유럽 순방을 마치고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방한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9월 6일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만나 회담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취임 8개월 반 만에 일본을 제외한 미국·중국·프랑스·영국·러시아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명의 정상과 모두 두 번 이상 만나게 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해당국과 G20 정상회의에서 이미 두 번씩 만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는 6월 27일 박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G20 정상회의, 10월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세 번을 만났다. 이외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G20 정상회의 때 정상회담을 한 번 한 게 전부지만 오래전부터 친분이 두텁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제 강대국 외교의 틀을 짰다”며 “급한 일은 전화로도 (소통이) 안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국을 순서대로 방문하고 이듬해 유럽을 찾았다. 역대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이게 관례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유럽을 첫해에 찾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나라를 첫해에 모두 방문한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라며 “박근혜정부의 핵심 외교정책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함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계획)’인데 이런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선 유엔 안보리의 지지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사 문제로 냉랭한 관계에 있는 일본과는 관계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한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정상 간에 회담을 할 때에는 두 나라 관계가 좋아지고 뭔가 좋은 소식이 있길 바라는데, 만약 그렇지 않으면 두 나라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일본 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해당국과 G20 정상회의에서 이미 두 번씩 만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는 6월 27일 박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G20 정상회의, 10월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세 번을 만났다. 이외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G20 정상회의 때 정상회담을 한 번 한 게 전부지만 오래전부터 친분이 두텁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제 강대국 외교의 틀을 짰다”며 “급한 일은 전화로도 (소통이) 안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국을 순서대로 방문하고 이듬해 유럽을 찾았다. 역대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이게 관례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유럽을 첫해에 찾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나라를 첫해에 모두 방문한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라며 “박근혜정부의 핵심 외교정책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함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계획)’인데 이런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선 유엔 안보리의 지지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사 문제로 냉랭한 관계에 있는 일본과는 관계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한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정상 간에 회담을 할 때에는 두 나라 관계가 좋아지고 뭔가 좋은 소식이 있길 바라는데, 만약 그렇지 않으면 두 나라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일본 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영 여왕 “퍼스트레이디 언제부터?” 물어=청와대는 캐머런 영국 총리 등과의 회담 뒷얘기를 공개했다. 캐머런 총리는 오찬 때 박 대통령을 엘리자베스 1세의 초상화가 걸린 벽의 맞은편에 앉도록 좌석을 배치했다. 캐머런 총리는 “국가를 최우선시하는 두 여성 지도자께서 마주 보도록 자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5일 박 대통령과 만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몇 살 때부터 하게 됐느냐”고 물었고, 박 대통령은 “22세 때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답했다. 그러자 여왕은 “나도 25세 때 선왕이 돌아가셔서 여왕의 역할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글=허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글=허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박 대통령, 일본만 빼고 한반도 주변 열강들 다 만났다
유럽 순방이어 푸틴 회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분위기 조성
영국 프랑스 EU 정상 회담 문화융성·창조산업 협력 기틀 마련
영국 프랑스 EU 정상 회담 문화융성·창조산업 협력 기틀 마련
동성혜 기자(jungtun@dailian.co.kr)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일부터 6박8일 동안의 프랑스, 영국, 벨기에, 유럽연합(EU) 등 서유럽 순방은 창조경제와 금융부문 등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물론 제3국 공동 진출을 통한 ‘윈윈 세일즈 외교’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높다.
하지만 꼬일대로 꼬여있는 국내 여야 정치권의 대치정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높다. 아울러 오는 13일에는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서유럽 방문은 취임 이후 다섯 번째 순방이자 2013년 마지막 순방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면 전 세계 주요 국가를 순방한 데 이어 일본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정상외교도 마무리하게 된다.
더욱 빛난 박 대통령 ‘글로벌 리더십’
박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십’은 이번 서유럽 순방에서 더욱 빛났다.
“프랑스의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는 ‘위대한 것을 성취하려면 행동뿐 아니라 꿈을 꿔야 하며 계획할 뿐 아니라 믿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한·프 경제인 간담회에서 20분간 프랑스로 한 연설은 끝나자마자 그칠 줄 모르는 기립박수를 받았다. 특히 참석자들은 “아시아 국가 지도자가 이렇게 긴 프랑스어 연설을 완벽하게 한 것에 대해 놀랐다”며 “한국의 대통령이 프랑스에 대한 이해가 이렇게 깊은 것에 대해 놀랍게 받아들인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5일 영국 의회를 방문해 영국 의원들과의 만난 자리에서는 영어로 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영국 속담에 ‘잔잔한 바다는 능숙한 선원을 만들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동안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거친 바다를 항해하면서 국가적 역량을 키워왔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함께 지켜온 영국 의원 여러분께서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함께 노력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든든한 동반자’임을 강조해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공식 환영식에 이어 숙소인 버킹엄 궁으로 이동할 때는 엘리자베스 여왕, 남편 필립공과 함께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에서는 영어로 “‘우리의 미래는 별을 보고 바랄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세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해, 신의와 우의를 다지기도 했다.
7일 에그몽궁에서 열린 벨기에 방문 공식 환영식 당시에는 늘 나비넥타이를 매고 다녀 ‘미스터 나비넥타이(Monsieur Papillon)’로 불리는 엘리오 디 루포 벨기에 총리에게 각양각색의 나비넥타이를 선물하기도 했다.
8일 박 대통령과 헤르만 반 롬퓌이 유럽연합(EU)상임회의 의장 및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 간의 한·EU 정상회담에는 벨기에 국민이 선호하는 파스텔 톤의 의상을 입어 의전관이 사진 촬영 장소를 벨기에 화가가 그린 파스텔 톤 그림 옆으로 바꾸는 일화도 있었다.
문화융성·창조산업 협력 기틀 마련
이처럼 섬세한 ‘글로벌 외교’뿐 아니라 서유럽을 방문하며 문화융성과 창조산업의 협력 기틀을 마련키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은 박근혜정부 4대 국정기조 가운데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딱 맞아 떨어지는 방문으로 세계적인 기초과학 역량을 보유하고 일찍부터 문화와 미디어 등 창조산업을 육성해온 EU 국가들은 창조경제의 최적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의 경우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와 유사한 ‘미래신산업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어 과학기술 및 첨단산업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해 신성장동력을 함께 창출키로 했다. 그 가운데서도 친환경자동차 즉 전기차,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전기차 배터리, 의료바이오 등네 가지가 프랑스 정부의 ‘미래신산업’ 34개에 포함돼 박 대통령의 지난 4일 ‘르노 전기차 체험관 방문’은 이러한 창조산업의 기틀 마련에 맥을 같이 한다.
프랑스와의 문화협력도 눈에 띈다. 양국 정부와 기업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산업포럼 공동 개최 등 문화예술 교류를 통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영화, 애니메이션, 공연, 디지털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제작과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청와대 측은 장 마르크 로셰트와 뱅자맹 르그랑의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국의 기업 CJ가 영화 ‘설국열차’를 제작해 세계시장에 보급한 것, ‘원더풀데이즈’로 프랑스 로랑제라르메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한국의 김문생 감독이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3D 영화로 제작키로 계약한 것 등을 그 예로 들기도 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올랑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와 문화교류 행사시 노동허가(워크 퍼밋), 비자 발급 등에 상당기간 소요되고 절차적 어려움이 있는 것을 지적하며 비자 면제나 비자 발급절차 및 통관절차를 신속하고 간소하게 해 양국간 문화교류를 확대할 필요도 제기했다.
영국은 문화콘텐츠에 한국의 IT를 접목해 스마트 콘텐츠를 만들고 한국의 한류와 영국의 미디어산업이 결합해 창조경제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했다. 양국 과학기술을 이끌어 온 카이스트와 임페리얼대학, 공공정보의 민간 활용을 맡은 한국정보화진흥원과 영국 정보공개연구소(ODI)가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벨기에와는 양국이 강점을 가진 화학과 의약, 물류, ICT 분야 등을 중심으로 창조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양국간 과학기술협력 협정체결 및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신설협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미국에서도 중국에서도 러시아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도 베트남에서도 그리고 이번 서유럽에서도 윈윈을 위한 세일즈 외교 말고도 일관되게 해오신 것이 문화융성 정책”이라며 “한번 하다 말겠지, 한번 들썩거리다가 말겠지 한 사람들이 얼마나 자기 생각이 틀린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계시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문화융성의 완성을 위해 꾸준히 이런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3국 진출 활성화위한 금융기관과의 협력 강화
이번 서유럽 방문에서는 금융 분야 협력을 강화했다.
프랑스 방문기간 수출입은행과 프랑스 개발금융기관, 무역보험공사와 프랑스 수출보험공사, 수출입은행과 프랑스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토탈(TOTAL)사간 상호 금융지원 등을 위한 4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이나 프랑스 기업이 제3국에 진출할 때 거기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근거 약정을 체결했다”며 “제3국 진출은 아프리카로 우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인데 프랑스는 아프리카에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비교 우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강국인 영국과는 수출입·정책금융기관간 30억 달러 규모의 MOU 11건이 체결됐다.
영국 금융기관들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네트워크를 많이 가진 만큼,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들 네트워크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한다는 취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프랑스와 다른 것은 창조금융에 대한 일종의 벤처캐피탈하고의 협력”이라며 “영국의 벤처캐피탈이 우리의 벤처 회사에 투자하는 길을 영어주는 ‘인바운드’, 우리가 돈을 모아서 영국 벤처 회사에 M&A를 하는 ‘아웃바운드’, 우리 벤처 회사들이 영국에 나와서 활동할 수 있도록 일종의 상담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MOU도 체결된다”고 말했다.
벨기에에서는 솔베이 등 EU 역내 5개 일류기업들이 총 3억7천만달러(3천933억원)의 투자유치식이 열렸다.
북핵 비핵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이끌어
원자력 분야에 있어서는 프랑스와 ‘핵 폐기물 관리’ 등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올해 중 구체적인 협력사업 발굴을 위한 정부간 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영국과는 원전 프로젝트 및 에너지기술 등과 관련한 7개의 양해각서 체결에도 합의했다.
우리나라 산업부와 영국의 에너지기후변화부가 영국과 한국, 제3국에서 상업적 원전사업 진출에 양국 기업들의 사업기회를 갖도록 서로 협력하는 내용의 ‘포괄적 원전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한편 매년 ‘원전산업 대화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치·외교 분야에서는 북한 비핵화와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서유럽 국가들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은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지지를 재확인하고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서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특히 영국은 북핵 불용에 대해 우리 정부와 인식을 공유하고 북한 인권개선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고 EU 28개 회원국으로부터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해 지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한·EU 공동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에 대해 “회담이라는 게 두 정상이 만나는 것뿐 아니라 역사문제에 관계돼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는 국민의 전체 마음이 정상에게 같이 실려야만 회담이 성공적으로 보람있게 나올 수 있다”며 “국민 생각과 정상회담 결과가 동떨어진다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본 지도자들께서 이런 부분에 대해 전향적인 모습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일본 지도자들의 역사 퇴행적 발언을 지적,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의 회복은 ‘미완의 숙제’로 남았다.
국내 현안 ‘첩첩산중’, 오는 18일 시정연설 관심 집중
이러한 서유럽 방문 성과에도 박 대통령에게 국내 정치현안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당장 민주당은 지난 8일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등에 대한 검찰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특검도입을 주장하면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해 정국의 긴장도가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특검 불용 및 단독 국회 불사 방침을 밝히며 양측의 대치는 더욱 높아진 형국이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특검 도입과 정기국회에서의 민생법안 및 예산안 처리를 연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해 박 대통령 집권 원년의 성패가 갈리는 각종 민생관련 법안과 새해 예산안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귀국 다음날인 10일 청와대 관저에 머물면서 부재기간 쌓인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과 12일에도 수석비서관 회의 등의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13일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18일로 예정된 국회 시정연설 준비에 진력할 전망이라 이번 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영계획안에 대한 설명과는 별도로 민주당의 특검요구 등 정국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오는 13일 청와대에서 한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향,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과 평화, 실질 협력 방안, 문화·인적교류 활성화 등을 논의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정부는 이번 공동성명에 지난 2010년 발표된 한·러시아 공동성명 내용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대북 메시지가 담길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제안한 하나의 유라시아 즉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기반을 어느 정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북한과 러시아가 합작회사를 만들어 나진-하산간 철도·항구·물류 현대화를 추진하는 프로젝트에서 우리나라가 러시아측 지분에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달 러시아 G20회의 때에 이어 두 번째다.[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하지만 꼬일대로 꼬여있는 국내 여야 정치권의 대치정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높다. 아울러 오는 13일에는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서유럽 방문은 취임 이후 다섯 번째 순방이자 2013년 마지막 순방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면 전 세계 주요 국가를 순방한 데 이어 일본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정상외교도 마무리하게 된다.
더욱 빛난 박 대통령 ‘글로벌 리더십’
박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십’은 이번 서유럽 순방에서 더욱 빛났다.
“프랑스의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는 ‘위대한 것을 성취하려면 행동뿐 아니라 꿈을 꿔야 하며 계획할 뿐 아니라 믿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한·프 경제인 간담회에서 20분간 프랑스로 한 연설은 끝나자마자 그칠 줄 모르는 기립박수를 받았다. 특히 참석자들은 “아시아 국가 지도자가 이렇게 긴 프랑스어 연설을 완벽하게 한 것에 대해 놀랐다”며 “한국의 대통령이 프랑스에 대한 이해가 이렇게 깊은 것에 대해 놀랍게 받아들인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5일 영국 의회를 방문해 영국 의원들과의 만난 자리에서는 영어로 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영국 속담에 ‘잔잔한 바다는 능숙한 선원을 만들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동안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거친 바다를 항해하면서 국가적 역량을 키워왔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함께 지켜온 영국 의원 여러분께서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함께 노력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든든한 동반자’임을 강조해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공식 환영식에 이어 숙소인 버킹엄 궁으로 이동할 때는 엘리자베스 여왕, 남편 필립공과 함께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에서는 영어로 “‘우리의 미래는 별을 보고 바랄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세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해, 신의와 우의를 다지기도 했다.
7일 에그몽궁에서 열린 벨기에 방문 공식 환영식 당시에는 늘 나비넥타이를 매고 다녀 ‘미스터 나비넥타이(Monsieur Papillon)’로 불리는 엘리오 디 루포 벨기에 총리에게 각양각색의 나비넥타이를 선물하기도 했다.
8일 박 대통령과 헤르만 반 롬퓌이 유럽연합(EU)상임회의 의장 및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 간의 한·EU 정상회담에는 벨기에 국민이 선호하는 파스텔 톤의 의상을 입어 의전관이 사진 촬영 장소를 벨기에 화가가 그린 파스텔 톤 그림 옆으로 바꾸는 일화도 있었다.
문화융성·창조산업 협력 기틀 마련
이처럼 섬세한 ‘글로벌 외교’뿐 아니라 서유럽을 방문하며 문화융성과 창조산업의 협력 기틀을 마련키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은 박근혜정부 4대 국정기조 가운데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딱 맞아 떨어지는 방문으로 세계적인 기초과학 역량을 보유하고 일찍부터 문화와 미디어 등 창조산업을 육성해온 EU 국가들은 창조경제의 최적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의 경우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와 유사한 ‘미래신산업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어 과학기술 및 첨단산업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해 신성장동력을 함께 창출키로 했다. 그 가운데서도 친환경자동차 즉 전기차,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전기차 배터리, 의료바이오 등네 가지가 프랑스 정부의 ‘미래신산업’ 34개에 포함돼 박 대통령의 지난 4일 ‘르노 전기차 체험관 방문’은 이러한 창조산업의 기틀 마련에 맥을 같이 한다.
프랑스와의 문화협력도 눈에 띈다. 양국 정부와 기업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산업포럼 공동 개최 등 문화예술 교류를 통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영화, 애니메이션, 공연, 디지털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제작과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청와대 측은 장 마르크 로셰트와 뱅자맹 르그랑의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국의 기업 CJ가 영화 ‘설국열차’를 제작해 세계시장에 보급한 것, ‘원더풀데이즈’로 프랑스 로랑제라르메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한국의 김문생 감독이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3D 영화로 제작키로 계약한 것 등을 그 예로 들기도 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올랑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와 문화교류 행사시 노동허가(워크 퍼밋), 비자 발급 등에 상당기간 소요되고 절차적 어려움이 있는 것을 지적하며 비자 면제나 비자 발급절차 및 통관절차를 신속하고 간소하게 해 양국간 문화교류를 확대할 필요도 제기했다.
▲ 벨기에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유럽연합(EU)이사회에서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한-EU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청와대 |
▲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총리관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후(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위해 엘리제궁에 도착,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영국은 문화콘텐츠에 한국의 IT를 접목해 스마트 콘텐츠를 만들고 한국의 한류와 영국의 미디어산업이 결합해 창조경제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했다. 양국 과학기술을 이끌어 온 카이스트와 임페리얼대학, 공공정보의 민간 활용을 맡은 한국정보화진흥원과 영국 정보공개연구소(ODI)가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벨기에와는 양국이 강점을 가진 화학과 의약, 물류, ICT 분야 등을 중심으로 창조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양국간 과학기술협력 협정체결 및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신설협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미국에서도 중국에서도 러시아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도 베트남에서도 그리고 이번 서유럽에서도 윈윈을 위한 세일즈 외교 말고도 일관되게 해오신 것이 문화융성 정책”이라며 “한번 하다 말겠지, 한번 들썩거리다가 말겠지 한 사람들이 얼마나 자기 생각이 틀린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계시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문화융성의 완성을 위해 꾸준히 이런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3국 진출 활성화위한 금융기관과의 협력 강화
이번 서유럽 방문에서는 금융 분야 협력을 강화했다.
프랑스 방문기간 수출입은행과 프랑스 개발금융기관, 무역보험공사와 프랑스 수출보험공사, 수출입은행과 프랑스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토탈(TOTAL)사간 상호 금융지원 등을 위한 4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이나 프랑스 기업이 제3국에 진출할 때 거기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근거 약정을 체결했다”며 “제3국 진출은 아프리카로 우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인데 프랑스는 아프리카에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비교 우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강국인 영국과는 수출입·정책금융기관간 30억 달러 규모의 MOU 11건이 체결됐다.
영국 금융기관들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네트워크를 많이 가진 만큼,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들 네트워크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한다는 취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프랑스와 다른 것은 창조금융에 대한 일종의 벤처캐피탈하고의 협력”이라며 “영국의 벤처캐피탈이 우리의 벤처 회사에 투자하는 길을 영어주는 ‘인바운드’, 우리가 돈을 모아서 영국 벤처 회사에 M&A를 하는 ‘아웃바운드’, 우리 벤처 회사들이 영국에 나와서 활동할 수 있도록 일종의 상담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MOU도 체결된다”고 말했다.
벨기에에서는 솔베이 등 EU 역내 5개 일류기업들이 총 3억7천만달러(3천933억원)의 투자유치식이 열렸다.
북핵 비핵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이끌어
원자력 분야에 있어서는 프랑스와 ‘핵 폐기물 관리’ 등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올해 중 구체적인 협력사업 발굴을 위한 정부간 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영국과는 원전 프로젝트 및 에너지기술 등과 관련한 7개의 양해각서 체결에도 합의했다.
우리나라 산업부와 영국의 에너지기후변화부가 영국과 한국, 제3국에서 상업적 원전사업 진출에 양국 기업들의 사업기회를 갖도록 서로 협력하는 내용의 ‘포괄적 원전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한편 매년 ‘원전산업 대화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치·외교 분야에서는 북한 비핵화와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서유럽 국가들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은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지지를 재확인하고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서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특히 영국은 북핵 불용에 대해 우리 정부와 인식을 공유하고 북한 인권개선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고 EU 28개 회원국으로부터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해 지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한·EU 공동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에 대해 “회담이라는 게 두 정상이 만나는 것뿐 아니라 역사문제에 관계돼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는 국민의 전체 마음이 정상에게 같이 실려야만 회담이 성공적으로 보람있게 나올 수 있다”며 “국민 생각과 정상회담 결과가 동떨어진다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본 지도자들께서 이런 부분에 대해 전향적인 모습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일본 지도자들의 역사 퇴행적 발언을 지적,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의 회복은 ‘미완의 숙제’로 남았다.
국내 현안 ‘첩첩산중’, 오는 18일 시정연설 관심 집중
이러한 서유럽 방문 성과에도 박 대통령에게 국내 정치현안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당장 민주당은 지난 8일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등에 대한 검찰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특검도입을 주장하면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해 정국의 긴장도가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특검 불용 및 단독 국회 불사 방침을 밝히며 양측의 대치는 더욱 높아진 형국이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특검 도입과 정기국회에서의 민생법안 및 예산안 처리를 연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해 박 대통령 집권 원년의 성패가 갈리는 각종 민생관련 법안과 새해 예산안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귀국 다음날인 10일 청와대 관저에 머물면서 부재기간 쌓인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과 12일에도 수석비서관 회의 등의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13일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18일로 예정된 국회 시정연설 준비에 진력할 전망이라 이번 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영계획안에 대한 설명과는 별도로 민주당의 특검요구 등 정국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오는 13일 청와대에서 한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향,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과 평화, 실질 협력 방안, 문화·인적교류 활성화 등을 논의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정부는 이번 공동성명에 지난 2010년 발표된 한·러시아 공동성명 내용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대북 메시지가 담길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제안한 하나의 유라시아 즉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기반을 어느 정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북한과 러시아가 합작회사를 만들어 나진-하산간 철도·항구·물류 현대화를 추진하는 프로젝트에서 우리나라가 러시아측 지분에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달 러시아 G20회의 때에 이어 두 번째다.[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