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맛이 쓴 채소라 해서 한자로는 고채(苦菜; 책에 따라 고채는 고들빼기를 가리키기도 한다)라 한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차고 맛은 쓰며 독이 없다. 오장의 사기에 주로 쓴다. 속의 열을 없애고 심신을 안정시키며, 잠을 적게 자게 하고 악창을 치료한다. 밭이나 들판에서 자라는데, 추운 겨울에도 죽지 않아 유동채(遊冬菜)라고도 한다"고 나와 있다.
추운 겨울에도 죽지 않고 살아나기에 유동채, 이것이 씀바귀다. 그러니 그 생명력은 더 말할 나위 없을 터. 약한 쓴맛은 사화(瀉火), 조습(燥濕), 개위(開胃) 작용을 한다. 사화란 허열을 내리는 것을 말하고, 조습은 나른해지면서 몸이 무거운 것을 치료하며, 개위는 입맛을 돋운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개 맛이 쓴 봄나물들은 춘곤증에 아주 적합하다.
냉이
한자로는 제채(薺菜)라고 한다. 『동의보감』에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간기(肝氣)를 자라 통하게 하고, 속을 조화롭게 하며, 오장을 잘 통하게 한다. 밭이나 들판에서 나는데, 추운 겨울에도 죽지 않는다. 죽을 쑤어 먹으면 혈을 끌고 간으로 들어가 눈을 밝게 한다"고 나와 있다.
냉이 역시 겨울에도 죽지 않고 그 생명력을 유지한다. 봄은 오행상으로 보면 목의 기운에 해당하고 인체의 장부상으로 보면 간에 해당한다. 따라서 봄나물은 간의 기운을 보해 준다. 사람들이 피곤해하는 경우 대부분 간이 안 좋아서이다. 그리고 간은 얼굴에서 눈에 해당한다. 사람이 피곤하면 눈이 침침해지는 것이 눈이 간과 연결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냉이는 간으로 피를 끌고 들어가 간을 보해주고, 눈을 밝게 해준다.
달래
생긴 것은 파를 닮고, 맛은 마늘을 닮았다고 한다. 들에서 나는 마늘이라고 하는 달래는 『동의보감』에 "성미와 효능은 소산(小蒜)과 거의 같다. 밭이나 들에서 많이 난다. 마늘과 비슷하면서 매우 가늘고 작다"라고 나와 있다. 달래는 뭉친 기운을 밑으로 흩어지게 해서 답답함을 풀어 준다. 특히 맛이 맵고 성질이 따뜻한 달래는 비장과 신장의 기능을 돕기 때문에 양기를 보강해 남성들의 피로해소를 위해서도 적극 권장할 만하다.
부추
구채(韭菜)라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구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맵고 약간 시며 독이 없다. 심(心)으로 들어간다.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위열을 없애며, 허약한 것을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흉비(胸痞)를 없앤다. 부추는 가슴속의 어혈과 체기를 뚫을 수 있고 간기를 충실하게 할 수 있다. 곳곳에 있는데, 한번 심으면 오래도록 자라나서 '구'(韭)라고 한다. 밭에 씨를 심으면 1년에 3~4번 잎을 베어 내도 그 뿌리가 상하지 않고 계속 자라나고, 겨울에도 잘 덮어 주기만 하면 봄이 되기 전에 다시 자라나니 과연 한번 심으면 오래도록 자라나는 것이다. 채소 가운데 이것이 가장 따뜻하고 사람에게 유익하기 때문에 늘 먹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양기를 일으키는 기양초(起陽草)라 해서, 스님처럼 수행하는 사람들은 피했다고 하니 효능은 뭐 두말하면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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