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똑 소리 나는 '엄마표 도시락'

산야초 2016. 5. 5. 21:33

살 빼는 딸, '빵순이' 딸, 소풍가는 막내… 똑 소리 나는 '엄마표 도시락'

    입력 : 2016.05.05 04:00

    엄마들을 위한 셰프의 도시락

    도시락을 쌀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진심'이다. 요리 실력이 없다 해도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들어가 있다면 맛은 자동으로 따라온다.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 도시락을 싼 당사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자녀를 위한 맞춤형 도시락을 만들어야 하는 엄마들을 위해 요리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았다.

    다이어트 도시락

    다이어트하는 딸에겐…

    흔히 ‘다이어트’라 하면 샐러드와 닭 가슴살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하느라 예민한 딸에게 매번 같은 도시락을 싸줬다간 도시락 싸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딸에게 투정 섞인 한마디를 들을지도 모른다. ‘다이어트 도시락=샐러드로 가득 찬 도시락통’의 공식을 깨보자. 칼로리는 줄이면서 맛있게 한 끼를 먹일 수 있다.

    다이어트 도시락엔 흰쌀밥보다 현미밥이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같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을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현미에 익숙하지 않다면 처음에는 흰쌀에 현미를 조금 섞어 맛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현미밥에 묵을 넣은 묵밥도 좋다.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이 큰 묵과 현미밥을 같이 섭취하면 성인방 예방에도 도움된다.

    밥·오이·묵·김치 등은 도시락통에 담고 맛국물은 보온병에 담아 챙겨가면 된다. 월남쌈도 입맛을 돋운다. 단, 채소를 싸는 라이스페이퍼의 칼로리가 생각보다 높으니 채소 위주로 싸도록 한다.

    김밥의 느낌을 내고 싶다면 양배추를 사용하도록 한다. 생양배추의 칼로리는 100g당 30㎉ 정도로 섬유질도 풍부하며 변비 개선,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위가 약하거나 소화 기능이 좋지 않다면 양배추를 가까이하는 게 좋다. 찌거나 삶은 양배추 위에 참기름과 소금 등으로 양념한 현미밥과 쌈장 등을 넣고 잘 말아 잘라주면 된다. 다이어트 도시락이니 최대한 저염식으로 싸도록 한다.

    '빵순이' 딸에겐…

    빵순이에겐 샌드위치가 적합하다. 빵에 재료를 넣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바쁜 아침에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식빵·크루아상·치아바타 등 어떤 빵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샌드위치를 씹는 질감이 달라진다. 너무 많은 재료를 넣으면 먹을 때 손이 지저분해질 수도 있으니 적정량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빵 위에 버터나 마요네즈 등 유지류(油脂類)를 발라주면 빵에 속 재료의 수분이 흡수되는 것을 막아준다. 그 뒤 좋아하는 채소와 고기류를 넣어주면 된다. 고기류라고 해서 햄이나 닭 가슴살로 재료를 한정할 필요는 없다. 샌드위치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속 재료의 수분을 잘 제거하는 것. 오이·토마토·상추 등은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낸 후 사용해야 빵이 눅눅해지지 않는다. 샌드위치 소스는 모든 속 재료를 넣고 가장 윗부분에 올리는 것보다 재료 중간에 넣어주는 것이 좋다.

    삶은 달걀의 흰자를 으깬 뒤 잘게 자른 셀러리와 함께 버무리면 달걀 샌드위치에 아삭한 식감을 더할 수 있다.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듬뿍 바른 뒤 훈제 연어를 올려 먹는 것도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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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쿡 제공
    소풍 가는 막내에겐…

    아이에게 소풍은 즐거운 것이지만 도시락을 싸야 하는 엄마에겐 곧 숙제다. 그러나 많은 품을 들이지 않고도 자랑할 만한 도시락을 만들 수 있다.

    따로 장 볼 시간이 없었다면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사용하면 된다. 양파·당근·피망·참치를 넣고 볶음밥을 만들고서, 엄지손가락 크기로 길쭉하게 모양을 빚고 달걀 옷을 입혀 프라이팬에서 굽기만 하면 된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주먹밥일뿐더러 아이에게 다양한 채소를 먹일 수도 있어 일석이조다.

    캐릭터 모양의 주먹밥을 만들 자신이 없다면 평범한 유부초밥 또는 주먹밥 위에 김과 달걀흰자 지단만을 사용해 표정을 만들어주면 된다. 비엔나소시지를 2~3번 칼집을 내어 문어 모양을 만든 뒤 검은깨를 붙여 눈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김이 잘 붙지 않는다면 마요네즈를 살짝 묻히면 된다. 어묵·치즈·햄 등 부드러운 재료는 빨대로 찍어 동그란 모양을 만들면 되고, 김은 가위로 잘라 모양을 만들면 된다. 눈코입만 붙여도 도시락 안에 재미난 캐릭터들이 들어찬다

    힘들게 만들지 말고 주문하기

    아이 생일파티, 웨딩 촬영, 운동회….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데 인원이 많아 난감하다면 도시락을 주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밥에서부터 샌드위치, 과일까지 코스로 도시락을 꾸려준다. 미리 도시락을 주문해야 원하는 날 받을 수 있으며 주문 수가 많다면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도록 한다.

    당신에게 드리는 도시락 선물
    서울 강동구 안녕 아뜰리에는 샌드위치를 전문적으로 다룬다. 베이컨과 상추, 토마토에 계란까지 넣은 ‘B.E.L.T’ 샌드위치, 훈제연어 크래미 샌드위치 등이 있다. 오만원 이상의 주문만 받는다. (blog.naver.com/hellosandwich). 여의도 꼬륵은 매일 다른 메뉴로 도시락을 만들어준다. 온라인 웹사이트(coreuk.kr)에서 식단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늘의 도시락은 8000원이다. (02-780-8600). 서울 나무그늘 Park(02-515-6733)와 슬로비(02-929-5525)에서도 다양한 도시락을 주문할 수 있다.

    책 보고 만들기

    특색 있는 도시락을 만들고 싶은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책에서 영감을 얻는 것도 좋다. 요리 연구가 용동희의 당신에게 드리는 도시락 선물(그린쿡)과 모두의 선생 용동희 도시락(삼성출판사)은 도시락을 싸는 방법에서부터 다양한 메뉴를 알려준다. 요리 연구가 고현철의 매일 먹는 식빵, 어떻게 먹어야 맛있지?(그린쿡)는 식빵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토스트와 샌드위치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