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5월 도시락의 계절

산야초 2016. 5. 7. 20:45

5월, 도시락의 계절이 왔습니다

    입력 : 2016.05.05 04:00

    요리연구가 용동희의 쉽고 간단한 도시락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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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낫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 버려 두러매고 무림산중(茂林山中) 들어가서

    삭다리 마른 섶을 뷔거니 버히거니 지게에 질머 지팡이 바쳐 놓고

    새암을 찾아가서 점심(點心) 도슭 부시고 곰방대를 톡톡 떨어

    닢 담배 퓌여 물고 코노래 조오다가

    석양이 재 넘어갈 제 어깨를 추이르며 긴 소래 하며 어이 갈고 하더라

    ―작자 미상, 청구영언(靑丘永言) 발췌

    1728년 나온 '청구영언'에 실린 시조다. 산에 올라가 한창 일을 한 뒤 점심 '도슭(도시락의 어원)'을 맛있게 까먹고 담배 한 대 피우면서 콧노래 흥얼거리는 농민의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여기 나온 '도슭'이란 말이 도시락이 문헌에 기록된 최초의 사례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밖에서 먹는 도시락이 꿀맛이긴 매한가지였나 보다. 1962년 정부가 외래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작업을 하면서 도시락이라는 말이 정착됐다. 하지만 단어와 상관없이 도시락은 오랫동안 우리의 일상을 즐겁게 해준 음식 문화다. 그리고 이제 1년 중 바깥에서 도시락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계절, 즉 피크닉철이 다가왔다. 각종 도시락 음식을 연구하는 한편, 도시락 관련 서적들을 쓰고 번역한 요리연구가 용동희씨에게 쉽고 간단하게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전수받았다.

    동글동글초밥

    보기 좋은 게 먹기도 좋은 법. 초밥은 식은 채로 먹는 음식이니 만큼 도시락 메뉴로 안성맞춤이지만, 옮길 때 모양이 망가질까 봐 걱정이다. 물론 해결책이 있다. 모양에 집착하지 않으면 된다. 동글동글한 공 모양으로 초밥을 만들면 단단하게 뭉쳐서 흐트러질 염려도 적고, 맛도 큰 차이 없다.

    재료(2인분): 밥 2공기, 훈제연어 10조각, 새우(중하) 5마리, 와사비 약간, 배합초(식초 5큰술, 설탕 4큰술, 다시마 사방 5㎝ 1장, 소금 약간).

    1. 분량의 배합초를 한소끔 끓여 다시마를 건져낸 후 식힌다.

    2. 따뜻하게 데운 밥에 배합초 3큰술을 넣어 버무린다.

    3. 껍데기와 머리를 제거한 새우는 삶아 이등분한 후 배합초 1큰술을 넣어 버무린다.

    4. 비닐랩을 깔고 훈제연어(새우), 와사비, 밥 순으로 올리고 오므려 동그란 모양을 만든 후 도시락 용기에 빼곡하게 담는다.

    컵샐러드

    형형색색의 채소가 담긴 샐러드는 피크닉 도시락의 단골손님이다. 하지만 막상 부피는 많이 차지하는데 먹을 게 없어서(?) 선뜻 만들지 않는 메뉴이기도 하다.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채소를 자르고 다듬어 휴대하기 간편한 용기에 담으면 된다. 커피 전문점에서 주는 플라스틱 컵에다 채소를 담기만 해도 색다른 도시락 메뉴가 될 수 있다.

    재료(3인분): 새우 9마리, 양상추 6장, 적양배추 6장, 빨강 파프리카 1/2개, 노랑 파프리카 1/2개, 로메인 6장, 시판용 참깨소스 적량, 오일, 파마산치즈가루, 바질가루 약간씩.

    1. 껍데기와 머리를 제거한 새우는 삶은 후 오일, 파마산치즈가루, 바질가루를 넣어 가볍게 버무린다.

    2. 양상추, 적양배추, 빨강 파프리카, 노랑 파프리카, 로메인은 곱게 채 썬다.

    3. 투명한 컵에 양상추, 적양배추. 빨강 파프리카, 노랑 파프리카, 로메인, 새우 순으로 차곡차곡 담는다.

    4. 시판용 참깨소스를 다른 용기에 담아 곁들인다.

    타코샌드

    핑거푸드(손으로 집어먹는 음식)는 도시락계의 단골손님이다. 밀가루나 옥수수가루로 만든 일종의 빈대떡 같은 토르티야에 각종 야채와 고기를 싸서 먹는 멕시코 전통 요리 ‘타코’는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이다. 우리로 치면 ‘쌈’인데 만들기도 간편하고 속 재료로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어 다양한 도시락 연출이 가능한 효자 메뉴다.

    재료(2인분):토르티야 6장, 쇠고기 200g, 닭가슴살 1개, 어린잎채소 한 줌, 노랑 파프리카 1/2개, 양파 1/2개, 아보카도 1/2개, 토마토 1개, 사워크림, 칠리소스 적량씩, 올리브오일 3큰술, 식초 1큰술,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1. 노랑 파프리카와 양파1/4개는 굵직하게 채 썰어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하여 볶는다.

    2. 쇠고기와 닭가슴살은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달군 팬에 구운 후 얇게 편 썬다.

    3. 아보카도, 토마토, 양파 1/4개는 굵게 다져 올리브오일, 식초, 소금, 후춧가루로 가볍게 버무린다.

    4. 마른 팬에 또띠아를 굽는다.

    5. 토르티야 위에 어린잎채소, 쇠고기(닭가슴살), 1과 3에서 만든 것들, 사워크림(칠리소스)을 올려 돌돌 만다.

    도시락 싸기 Tip

    ■ 음식 크기
    는 한 손에 들기 적당한 정도. 샌드위치라면 자르고, 주먹밥이라면 작게 뭉치자.

    ■ 과일은 수분이 적고 색깔 변화가 적은 것이 좋다. 사과나 참외 같은 과일은 피하자.

    ■ 소스류도 다른 용기에 나눠 담는 게 좋다. 소스류만 따로 모아서 통에 담는 것도 방법.

    과일이나 음식을 꼬치에 꽂아 가면 편하다. 방울토마토, 포도 같은 과일을 꼬치에 끼우면 보기 좋고 먹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