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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차...'달리는 호텔' 마이바흐 '랜덜렛'

산야초 2016. 6. 13. 23:16

[슈퍼카]⑦ 이건희의 차...'달리는 호텔' 마이바흐 '랜덜렛'

  • 이병희 기자


  • 입력 : 2016.04.24 14:21 | 수정 : 2016.04.24 17:29

    '랜덜렛(Landaulet)'. 이름은 소형마차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결코 작은 차는 아니다. '마이바흐'라는 이름을 앞에 붙이면 그 순간 세계에서 손꼽히는 명차로 거듭난다.

    랜도(Landau)는 지붕을 덮은 포장이 앞뒤로 나뉘어 접히는 사륜 마차를 뜻한다. 일종의 컨버터블 마차다. 랜덜렛은 랜도형 자동차라고 볼 수 있다.


    마이바흐 랜덜렛의 모습./카월 홈페이지 캡처
    마이바흐 랜덜렛의 모습./카월 홈페이지 캡처
    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마이바흐의 62 S 랜돌렛'은 마이바흐가 내놓은 컨버터블형 세단이다. ‘굴러다니는 호텔’이라고도 불린다.

    6m가 넘는 차 길이(6171mm)는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국산차 가운데 가장 큰 제네시스 'EQ900리무진'(5495mm)보다 700mm가량 더 길다. 전폭은 1980mm에 달한다. '회장님 차', '의전용 차'로 더 유명하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지 않고 장인들이 손수 제작한다.

    마이바흐 랜덜렛은 배기량 5980cc에 V12바이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 출력은 620마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력을 내는 데(제로백) 5.1초가 걸린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km 정도다. 속력을 자랑하는 차는 아니다. 하지만 '최고급'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의 매력 덕분에 웨딩카로도 이용된다.

    통계상 마이바흐 차량에는 1대당 210개의 가죽조각과 100여개의 원목장식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사항을 달리 할 수 있는데, 경우의 수를 조합하면 200만가지 차가 나올 수 있다. 마이바흐 고객은 누구도 '똑같은 차'를 타지 않는 셈이다.

    가격은 140만달러(한화 16억원)지만 2013년에 단종돼 새 차는 더 이상 구매할 수 없다.


    마이바흐 랜돌렛의 실내외 모습./카월 홈페이지 캡처
    마이바흐 랜돌렛의 실내외 모습./카월 홈페이지 캡처
    '마이바흐(MAYBACH)'는 고급차 브랜드의 대명사다. 자동차 애호가들은 세계 3대 명차 브랜드로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이바흐를 꼽는다.

    국내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이 이 브랜드의 차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졌다.

    마이바흐는 차동차 한 대를 판매하면 전담 담당자를 한 명씩 배정해 고객을 관리했다. VIP에 대한 프리미엄을 지켜주겠다는 의지였다. 담당자는 주문을 받는 순간부터 소비자에게 차를 인도할 때까지 그 차만 전담하게 된다.

    마이바흐가 처음부터 자동차 제조업체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창립자인 빌헬름 마이바흐와 그의 아들 카를 마이바흐는 1909년 독일에서 자동차용 초고성능 엔진을 제작하는 업체를 세웠다. 이들은 다임러사의 창업자인 고틀립 다임러와 함께 일하던 엔지니어였다. 다임러에서 기술책임자로 활동했지만 경영진과 마찰이 일면서 회사를 나와 엔진업체를 차렸다.


    마이바흐 로고./블룸버그 제공
    마이바흐 로고./블룸버그 제공
    비행기와 전차 엔진까지 만들 정도로 엔진 분야에서 인정을 받았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전차와 군용 차량에 들어가는 엔진도 만들었다.

    이후 1960년에 다임러 벤츠에 합병됐다가 2006년에는 롤스로이스에 인수됐다. 하지만 판매 부진에 시달리면서 결국 차량 생산을 포기했다. 마이바흐의 마지막 흔적은 벤츠 S클래스의 W222에 묻어난다. 2013년, 벤츠가 완전 변경 모델에 마이바흐의 이미지를 심기로 한 것이 끝이었다.

    하지만 이름은 살아남았다. 벤츠는 2014년 벤츠 X222와 VV222 모델에 마이바흐의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