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홍의 맛집] 고양시 - 행주산성 지리산 어탕국수
입력 : 2016.07.15 10:02
‘어탕’은 민물고기를 뼈째 갈아서 각종 채소와 함께 끓여낸 향토음식이다. 이렇게 끓여낸 국물에 국수를 말면 어탕국수, 밥을 넣어 끓이면 어죽, 또는 수제비를 넣어 어탕수제비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살림살이가 어려웠던 과거에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여름철 대표 보양식이었으며 중·노년층에게는 어린 시절 고향에 대한 추억이 깃든 음식이기도 하다.
‘행주산성 지리산 어탕국수’는 1962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이 지역의 터줏대감격이다. 식당 건물은 오래된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 식당은 오래된 목재 대문을 통해 들어가는데 신발을 벗고 들어서면 대청마루와 방으로 나뉜다. 식당 내부는 좌식 테이블로만 구성되어 있고 아무런 장식품 없이 소박하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이 식당은 배추김치와 국물이 자작한 두부조림 그리고 고춧가루에 버무린 단무지를 기본 찬으로 내놓는데 두부조림은 간이 세지 않고 고소한 두부의 맛이 살아 있어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 두부조림을 포함한 3종류의 반찬 모두를 손님이 원하면 추가로 제공하니 더 필요한 경우 종업원에게 얘기하면 된다.
대표메뉴인 어탕국수는 뚝배기에 끓고 있는 상태로 나오는데 민물고기인 미꾸라지, 붕어, 메기를 넣어 끓인 육수에 얼갈이 시래기를 넣고 된장으로 간을 해 자극적이지 않다. 어탕 특유의 감칠맛과 함께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어탕의 국물 자체가 아주 진한 편은 아니지만 어탕 한 그릇의 가격을 고려하면 섭섭지 않은 품질을 유지한다. 다만 국물의 농도가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편차가 있어 어느 날은 만족스러울 만큼 진하고 걸쭉한 상태를 보여 주다가 또 다른 날은 평소에 비해 묽어진 국물을 내놓는 점은 다소 아쉽다.
어탕 국물에 국수 대신 공깃밥을 제공하는 ‘어탕’ 역시 이 식당의 인기메뉴인데 국수에서 나오는 밀가루 전분 때문에 국물이 탁해지는 어탕국수에 비해 좀 더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보여준다.
식성에 따라 얼큰한 국물을 선호한다면 잘게 다진 청양고추를 넣어 칼칼해진 국물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진 청양고추는 종업원에게 얘기하면 가져다준다. 일행이 여럿이라면 어탕국수와 어탕을 섞어 주문해 다양한 느낌의 어탕을 즐겨 볼 것을 권한다. 같은 어탕 국물이지만 국수를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국물 맛이 의외로 다른 풍미를 보여준다.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는 초복이 멀지 않았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답답한 서울을 떠나 좋은 공기도 마시고 뜨거운 어탕 한 그릇으로 여름을 힘차게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행주산성 지리산 어탕국수
주소 : 고양시 덕양구 행주로 15번길 13
전화 : 031-972-6736
영업시간 : 오전 8시~오후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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