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짠지를 사용하는 특이한 막국수집

답십리 [성천막국수]는 특이하게 짠지를 사용하는 노포다.
약간 군내가 나는 짠지는 처음 접한 사람은 싫어할 수도 있지만,
매콤한 양념과 식초, 겨자를 곁들어 무친다음
제육을 얹어 먹으면 짠지 맛이 훨씬 순해진다.
짠지맛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면
이 식당의 독특한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단순한 맛 그 자체다.
자리에 앉으니 메밀면수가 나온다.
기대보다 깊은 맛은 아니지만
정수기 물보다는 맛있고 건강에도 좋을 듯 싶다.
메뉴도 간단하다.
물 막국수와 비빔 막국수 뿐이다.
정식을 시키면 제육이 따라 나온다.

막국수와 제육을 같이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특이한 곳이다.
참기름과 매콤한 양념장을 얹은 비빔막국수와
된장 향이 은근하게 밴 제육을
매콤한 양념에 무친 얇은 무짠지에 얹어 먹는데,
국수와 고기, 무가 결합해 면의 매끄러움과
고기 질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그래서 제육이 몇점 딸려 나오는
정식이란 메뉴가 있는 것 같다.

제육은 잘 삶은 국산 돼지삼겹살을 칼로 먹기 좋게 썰어 낸다.
돼지 냄새도 나지 않는게 [필동면옥]의 제육과 견줄만 한데
그에 비해서 가격은 엄청 착한 편이다.
특이하게 짠지를 얇게 썰어 내주는데 짜지는 않다.
약간 짭조름할 뿐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짠지와 동치미 무의 중간 맛에 가깝다.
가게에서 손수 담근 짠지란다.

매콤한 양념과 겨자와 식초를 짠지에 섞은 뒤
막국수나 제육에 싸서 먹는데 그 맛이 정말 독특하다.
무 짠지에 매콤새콤한 양념 맛이 어우러지니 오묘한 맛이 난다.
그렇게 맛을 낸 무 짠지로 제육을 싸서 먹으니
제육만 먹었을 때 기름 부위에서 느껴지는 느끼함이 사라지는 동시에
독특한 풍미마저 느껴진다.

물 막국수는 깨 가루도, 김 가루도, 삶은 계란 반쪽도 없다.
그야말로 면과 육수 맛으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아무 양념도 넣지 않은 상태로 짠지 국물 맛만으로 먹으면,
국물은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면은 메밀 함량이 그리 많지 않은 듯하지만
육수와 짠지 무침으로 인해 불평없이 지나가게 된다.

비빔막국수는 면 위에 매콤한 양념장이 올려져 나온다.
면은 참기름을 첨가해서인지 약간 미끈거린다.
그 위에 양념장을 잘 섞어주니 이 집 특유의 맛이 난다.
매콤한 양념에 무친 무 짠지를 섞어 비벼먹는게 훨씬 좋다.
개인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특이한 식당이므로
짠지 맛을 아는 사람들과 같이 방문하는게 좋을 듯 하다.

[성천 막국수]
동대문구 답십리동 265-1
☎ 02-2244-5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