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참외’ ‘전자파 참외’는 좌파 진영이 성주 참외에 붙이는 낙인이다. 성주 참외 “‘사 드’세요” 같은 자극적 구호도 등장했다. 전자파로 꿀벌이 멸종돼 성주 참외가 안 열린다는 저주까지 퍼붓는다. 놀라운 점은 이런 괴담이 먹혀드는 현실이다. 광우병·메르스에 이은 괴담 시즌2가 돌아온 것이다. 국방부가 최고등급 군사기밀인 그린파인 레이더를 공개하고 국방장관이 “내가 전자파 생체실험 대상이 되겠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미군은 곧 괌의 사드 레이더까지 공개할 모양이다.
좌파는 한껏 전자파의 공포를 부채질한다. “2차 대전 때 레이더 앞에 서 있던 보초병이 죽었다. 부검을 해 보니 내장이 모두 말라 있었다. 한 보초병은 자꾸 건망증이 생기더니 죽었다. 해부하니 뇌가 녹아 없어졌다더라. 그 역발상으로 개발한 게 전자레인지다.” 이러니 성주 주민들이 “사드 전자파가 더 세다는데 모두 암에 걸리는 것 아니냐”며 벌벌 떠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거짓말이다. 전자레인지는 1945년 레이더용 마크네트론을 실험하던 퍼시 스펜서가 자신의 주머니 속 초콜릿이 전자파에 녹은 것을 보고 발견한 것이다. 스펜서는 전자파에 엄청 노출됐으나 76세까지 장수했다(70년 미국 남성 평균수명 67세).
사드 괴담의 씨앗은 지난해 6월 29일 한 진보언론의 일본발 르포기사였다. 사드가 배치된 교토의 교가미사키를 현지 취재해 ‘강한 전자파…기지 근처 가면 구토, 어지럼증’이란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기사 내용은 좀 생뚱맞다. 우선 사드 반대단체 사무국장의 일방적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또 ‘구토와 어지럼증’의 원인은 레이더의 초고주파가 아니라 발전기의 저주파 소음 때문이다. 그러나 ‘사드 전자파=구토·어지럼증=위험’식으로 교묘하게 ‘악마의 편집’을 해놓았다. 또 교가미사키와 달리 성주의 사드 기지는 송전선으로 연결되는 만큼 정전이 되지 않는 한 발전기를 돌릴 일은 거의 없다.
좌파의 괴담은 카메라로 사진 찍히면 영혼을 빼앗긴다고 믿었던 아프리카 토인들과 닮았다. 괴담대로라면 과학 이론을 다 뜯어고쳐야 할 판이다. 전파는 금속을 통과 못하고 반사된다. 레이더가 비행기나 미사일을 탐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드 레이더는 수백㎞ 밖에서 10m짜리 탄도미사일을 고공에서 추적하는 정밀 시스템으로 직진 지향성이 생명이다. 사드라는 낱말 자체도 고(高)고도용이다. 따라서 해발 400m의 성주 기지에서 5도 이상의 각도로 발사된 전파가 저지대의 성주 주민과 참외 쪽으로 날아갈 일은 없다. 만약 그렇다면 사드는 1조5000억원짜리 불량 사치품이나 다름없다.
좌파는 “전자파도 방사능처럼 장기간에 걸쳐 축적될 수 있다”는 으스스한 괴담도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보건기구인 WHO의 입장은 다르다. 공식 사이트를 통해 “기준치 이하의 고주파가 발열 위험이 있거나 건강 손상이 축적된다는 증거는 없다”며 못박아 놓았다. 기준치 이하의 사드 전자파라면 겁 먹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번에 공개된 사드보다 더 센 그린파인 레이더도 30m 떨어진 지점에서 전자파 수치가 인체 안전기준치의 4.4%밖에 안 나왔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한다”며 “성주 주민보다 오히려 전기장판에 눕거나 고급차의 자동주행시스템 앞을 지날 때 더 많은 전자파를 쐴 수 있다”고 했다.
전략적 모호성과 군사보안 뒤에 숨어 사드 사태를 악화시킨 정부를 편들 생각은 없다. 어쩌면 이번에도 광우병, 제주 강정항, 밀양 송전탑 사태처럼 서울 광화문 시위까지 벌인 뒤에야 가라앉을지 모른다. 하지만 고질병으로 굳어져 가는 진보진영의 괴담은 문제다. 과학 이론이나 WHO의 공식 입장과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사드와 와이파이·블루투스는 모두 2~300㎓ 대역의 주파수를 쓴다”며 “안전기준치 이하면 별 문제 없다”고 했다. 결국 간사한 건 인간인 모양이다. 휴대전화의 와이파이·블루투스는 전파가 약하다고 난리고 사드 전파는 너무 세다고 난리고….
이철호 논설실장
좌파는 한껏 전자파의 공포를 부채질한다. “2차 대전 때 레이더 앞에 서 있던 보초병이 죽었다. 부검을 해 보니 내장이 모두 말라 있었다. 한 보초병은 자꾸 건망증이 생기더니 죽었다. 해부하니 뇌가 녹아 없어졌다더라. 그 역발상으로 개발한 게 전자레인지다.” 이러니 성주 주민들이 “사드 전자파가 더 세다는데 모두 암에 걸리는 것 아니냐”며 벌벌 떠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거짓말이다. 전자레인지는 1945년 레이더용 마크네트론을 실험하던 퍼시 스펜서가 자신의 주머니 속 초콜릿이 전자파에 녹은 것을 보고 발견한 것이다. 스펜서는 전자파에 엄청 노출됐으나 76세까지 장수했다(70년 미국 남성 평균수명 67세).
사드 괴담의 씨앗은 지난해 6월 29일 한 진보언론의 일본발 르포기사였다. 사드가 배치된 교토의 교가미사키를 현지 취재해 ‘강한 전자파…기지 근처 가면 구토, 어지럼증’이란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기사 내용은 좀 생뚱맞다. 우선 사드 반대단체 사무국장의 일방적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또 ‘구토와 어지럼증’의 원인은 레이더의 초고주파가 아니라 발전기의 저주파 소음 때문이다. 그러나 ‘사드 전자파=구토·어지럼증=위험’식으로 교묘하게 ‘악마의 편집’을 해놓았다. 또 교가미사키와 달리 성주의 사드 기지는 송전선으로 연결되는 만큼 정전이 되지 않는 한 발전기를 돌릴 일은 거의 없다.
좌파의 괴담은 카메라로 사진 찍히면 영혼을 빼앗긴다고 믿었던 아프리카 토인들과 닮았다. 괴담대로라면 과학 이론을 다 뜯어고쳐야 할 판이다. 전파는 금속을 통과 못하고 반사된다. 레이더가 비행기나 미사일을 탐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드 레이더는 수백㎞ 밖에서 10m짜리 탄도미사일을 고공에서 추적하는 정밀 시스템으로 직진 지향성이 생명이다. 사드라는 낱말 자체도 고(高)고도용이다. 따라서 해발 400m의 성주 기지에서 5도 이상의 각도로 발사된 전파가 저지대의 성주 주민과 참외 쪽으로 날아갈 일은 없다. 만약 그렇다면 사드는 1조5000억원짜리 불량 사치품이나 다름없다.
좌파는 “전자파도 방사능처럼 장기간에 걸쳐 축적될 수 있다”는 으스스한 괴담도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보건기구인 WHO의 입장은 다르다. 공식 사이트를 통해 “기준치 이하의 고주파가 발열 위험이 있거나 건강 손상이 축적된다는 증거는 없다”며 못박아 놓았다. 기준치 이하의 사드 전자파라면 겁 먹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번에 공개된 사드보다 더 센 그린파인 레이더도 30m 떨어진 지점에서 전자파 수치가 인체 안전기준치의 4.4%밖에 안 나왔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한다”며 “성주 주민보다 오히려 전기장판에 눕거나 고급차의 자동주행시스템 앞을 지날 때 더 많은 전자파를 쐴 수 있다”고 했다.
전략적 모호성과 군사보안 뒤에 숨어 사드 사태를 악화시킨 정부를 편들 생각은 없다. 어쩌면 이번에도 광우병, 제주 강정항, 밀양 송전탑 사태처럼 서울 광화문 시위까지 벌인 뒤에야 가라앉을지 모른다. 하지만 고질병으로 굳어져 가는 진보진영의 괴담은 문제다. 과학 이론이나 WHO의 공식 입장과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사드와 와이파이·블루투스는 모두 2~300㎓ 대역의 주파수를 쓴다”며 “안전기준치 이하면 별 문제 없다”고 했다. 결국 간사한 건 인간인 모양이다. 휴대전화의 와이파이·블루투스는 전파가 약하다고 난리고 사드 전파는 너무 세다고 난리고….
이철호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