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3.04 09:00
[맛난 집 맛난 얘기] 삼삼구락부
목영옥 씨는 올해 예순 다섯이다. 어떤 이는 영옥 씨를 할머니라고 부른다. 그녀에겐 손주딸도 있으니 그 말이 과히 틀린 건 아니다. 그러나 영옥 씨는 할머니라는 호칭이 낯설다. 흔한 말로 아직 마음은 청춘이다. 스물한 살에 처음 만난 군복 차림의 남편은 무척 멋졌다. 영옥 씨는 자기보다 한 살 적고 키도 1cm가 작지만,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신랑과 스물다섯에 혼인했다. 40년 동안 3남매를 낳아 알콩달콩 잘 살았다. 영옥 씨는 얼마 전부터 큰딸 한지희(37) 씨가 운영하는 고깃집 주방에서 일을 한다. 60평생 첫 직장이다. 서울 화곡동에 위치한 <삼삼구락부>라는 삼겹살 전문점이다.
3개월 숙성지에 흑돼지로 끓여 감칠맛 시원!
요즘 고깃집마다 고기 외에 개성 있는 메뉴를 보유한 곳이 많다. 이 집은 커다란 양은냄비에 푸짐하게 끓여내는 김치찌개가 수준급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찌개에 들어가는 김치가 예사롭지 않다. 3개월 숙성시킨 숙성지다. 처음부터 김치찌개용으로 쓸 요량으로 담그고 숙성시킨 것이다.
기본육수는 멸치로 낸 국물인데 여기에 흑돼지 후지를 넉넉히 넣어 끓였다. 흑돼지 후지에서 우러난 국물이 멸치육수와 어울려 한결 더 감칠맛이 농후하다. 숙성지는 포기째, 돼지고기는 통째로 넣고 끓인다. 어느 정도 익으면 먹기 좋게 잘라 먹는다.
3개월 숙성지에 흑돼지로 끓여 감칠맛 시원!
요즘 고깃집마다 고기 외에 개성 있는 메뉴를 보유한 곳이 많다. 이 집은 커다란 양은냄비에 푸짐하게 끓여내는 김치찌개가 수준급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찌개에 들어가는 김치가 예사롭지 않다. 3개월 숙성시킨 숙성지다. 처음부터 김치찌개용으로 쓸 요량으로 담그고 숙성시킨 것이다.
기본육수는 멸치로 낸 국물인데 여기에 흑돼지 후지를 넉넉히 넣어 끓였다. 흑돼지 후지에서 우러난 국물이 멸치육수와 어울려 한결 더 감칠맛이 농후하다. 숙성지는 포기째, 돼지고기는 통째로 넣고 끓인다. 어느 정도 익으면 먹기 좋게 잘라 먹는다.
숙성지에서 우러난 자연스런 단맛이 시원하다. 국물은 적당히 매콤하면서 끝맛이 아주 개운하다. 무려 3개월을 숙성고에서 견뎠고, 끓는 국물 속에서 익었건만 숙성지 배추의 아삭함은 여전하다. 시원한 국물과 함께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국물이 짜지 않고 양이 넉넉해 마치 김칫국 같은 느낌의 김치찌개다. 따로 내어주는 작은 알루미늄 양푼에 김치찌개를 넣고 쌀밥을 말아먹으면 더 맛있다. 저녁에는 청양고추를 넣어 얼큰한 맛을 높였다. 안주 삼아 먹기에도 그만이다. 주방에서 찌개를 준비해주는 건 영옥 씨 몫이지만 식탁 위 가스레인지 위에서 끓여먹는다. 즉석 김치찌개다.
이 김치찌개로 구성한 메뉴는 숙성 김치찌개(6000원), 고기 후식으로 먹는 후식 김치찌개(3000원)가 있다. 그런데 점심시간에는 이 숙성 김치찌개에 수제 떡갈비까지 더한 ‘숙성 김치찌개+수제 떡갈비를 7000원에 판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참 고마운 메뉴다.
국내산 돼지로 만든 수제 떡갈비 가세
‘숙성 김치찌개+수제 떡갈비’는 2인당 떡갈비(130g) 하나씩 제공한다. 양도 적지 않은데다 국내산 한돈을 수제로 만든 떡갈비다.
국물이 짜지 않고 양이 넉넉해 마치 김칫국 같은 느낌의 김치찌개다. 따로 내어주는 작은 알루미늄 양푼에 김치찌개를 넣고 쌀밥을 말아먹으면 더 맛있다. 저녁에는 청양고추를 넣어 얼큰한 맛을 높였다. 안주 삼아 먹기에도 그만이다. 주방에서 찌개를 준비해주는 건 영옥 씨 몫이지만 식탁 위 가스레인지 위에서 끓여먹는다. 즉석 김치찌개다.
이 김치찌개로 구성한 메뉴는 숙성 김치찌개(6000원), 고기 후식으로 먹는 후식 김치찌개(3000원)가 있다. 그런데 점심시간에는 이 숙성 김치찌개에 수제 떡갈비까지 더한 ‘숙성 김치찌개+수제 떡갈비를 7000원에 판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참 고마운 메뉴다.
국내산 돼지로 만든 수제 떡갈비 가세
‘숙성 김치찌개+수제 떡갈비’는 2인당 떡갈비(130g) 하나씩 제공한다. 양도 적지 않은데다 국내산 한돈을 수제로 만든 떡갈비다.
기계로 드르륵 간 것이 아니라 일일이 칼로 치대고 다져 만들었다. 달걀이나 마늘 또한 분말 조미료가 아닌 실제 생달걀과 생마늘로 맛을 냈다. 밀가루를 넣지 않고 돼지고기만 손 작업으로 다진 뒤 뭉쳐 성형해 식감이 제대로 난다. 소시지를 씹는 듯한 퍽퍽함이 없다. 수제 떡갈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거친 식감이다.
매일 아침 초벌구이를 해뒀다가 손님에게 내가기 직전에 한 번 더 구워낸다. 이 때문에 육즙이 그대로 보존되고 식어도 맛이 좋다. 약간의 불맛도 감지된다. 양배추, 적채, 당근 등 채소를 썰어 콘 소스로 무친 신선한 샐러드를 함께 낸다. 밥 반찬 삼아 먹어도 좋지만, 적당한 크기로 떼어낸 떡갈비를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채소 즙과 떡갈비 육즙, 콘소스 맛,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다.
‘숙성 김치찌개+수제 떡갈비’는 본래 7000원인데 3월 한 달간은 5000원을 받는다고 한다. 라면사리와 공기밥(각각 1000원)도 있지만 워낙 양이 많아 이것만 먹어도 충분히 배부르다.
집밥 느낌의 반찬 맛도 ‘삼삼’
<삼삼구락부>의 ‘삼삼’은 3겹살과 3개월 숙성 김치찌개의 3과 3을 뜻한다. 그런데 영옥 씨가 주방에서 만든 반찬들 맛이야말로 진짜 삼삼하다. 사실 영옥 씨는 집 부엌에서 음식 만드는 건 자신 있지만 식당 주방 경험은 처음이다. 영옥 씨는 조미료 들어간 반찬은 먹지 못한다. 그러니 만들 때도 마찬가지. 조미료를 넣지 않으면 손님들이 오지 않는다던데 괜찮을지 모르겠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반찬은 계절마다 달라진다. 영옥 씨가 요즘 조물조물 만든 반찬들이 하나같이 먹음직스럽다. 달걀말이, 깍두기, 봄동 겉절이, 봄동 무침, 느타리 들깨무침이다. 달걀말이는 청·홍 고추를 다져넣어 살짝 매콤한 향과 함께 노란 달걀에 청·홍색이 보석처럼 박혀 곱다. 먹기 아깝다. 섞박지에 가까운 깍두기는 제대로 맛이 들었다. 봄동 겉절이와 봄동 무침은 방금 텃밭에서 따온 풋풋한 봄맛 그대로다. 느타리 들깨무침은 마치 고기를 먹고 씹는 듯하다.
매일 아침 초벌구이를 해뒀다가 손님에게 내가기 직전에 한 번 더 구워낸다. 이 때문에 육즙이 그대로 보존되고 식어도 맛이 좋다. 약간의 불맛도 감지된다. 양배추, 적채, 당근 등 채소를 썰어 콘 소스로 무친 신선한 샐러드를 함께 낸다. 밥 반찬 삼아 먹어도 좋지만, 적당한 크기로 떼어낸 떡갈비를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채소 즙과 떡갈비 육즙, 콘소스 맛,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다.
‘숙성 김치찌개+수제 떡갈비’는 본래 7000원인데 3월 한 달간은 5000원을 받는다고 한다. 라면사리와 공기밥(각각 1000원)도 있지만 워낙 양이 많아 이것만 먹어도 충분히 배부르다.
집밥 느낌의 반찬 맛도 ‘삼삼’
<삼삼구락부>의 ‘삼삼’은 3겹살과 3개월 숙성 김치찌개의 3과 3을 뜻한다. 그런데 영옥 씨가 주방에서 만든 반찬들 맛이야말로 진짜 삼삼하다. 사실 영옥 씨는 집 부엌에서 음식 만드는 건 자신 있지만 식당 주방 경험은 처음이다. 영옥 씨는 조미료 들어간 반찬은 먹지 못한다. 그러니 만들 때도 마찬가지. 조미료를 넣지 않으면 손님들이 오지 않는다던데 괜찮을지 모르겠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반찬은 계절마다 달라진다. 영옥 씨가 요즘 조물조물 만든 반찬들이 하나같이 먹음직스럽다. 달걀말이, 깍두기, 봄동 겉절이, 봄동 무침, 느타리 들깨무침이다. 달걀말이는 청·홍 고추를 다져넣어 살짝 매콤한 향과 함께 노란 달걀에 청·홍색이 보석처럼 박혀 곱다. 먹기 아깝다. 섞박지에 가까운 깍두기는 제대로 맛이 들었다. 봄동 겉절이와 봄동 무침은 방금 텃밭에서 따온 풋풋한 봄맛 그대로다. 느타리 들깨무침은 마치 고기를 먹고 씹는 듯하다.
목영옥 씨는 故 천상병 시인의 부인 故 목순옥 여사와 먼 친척뻘이다. 순박한 생김도 얼핏 목 여사를 닮았다. 그러고 보니 남편에 대한 지고지순한 자세도 비슷하다. 목 여사가 남편의 찻집 <귀천>에서 일했다면 영옥 씨는 딸의 고깃집에서 일한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면이다.
“옛날 어른들이 그랬잖아요.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가 내 논에 물들어 가는 소리하고 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소리라고. 저라고 뭐 다르겠어요? 아무리 바빠도 손님들이 자꾸 들어오시면 힘든 줄 모르겠더라고요. 더 신바람이 나요. 새끼가 뭔지…”
<삼삼구락부> 서울 강서구 화곡로 58길 19-9, 02-2692-9243
글 사진 이정훈(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옛날 어른들이 그랬잖아요.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가 내 논에 물들어 가는 소리하고 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소리라고. 저라고 뭐 다르겠어요? 아무리 바빠도 손님들이 자꾸 들어오시면 힘든 줄 모르겠더라고요. 더 신바람이 나요. 새끼가 뭔지…”
<삼삼구락부> 서울 강서구 화곡로 58길 19-9, 02-2692-9243
글 사진 이정훈(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