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친 당신 위해 3000km 달려온 뱀장어
입력 : 2016.07.29 08:00
[맛난 집 맛난 얘기] 임진강장어
뱀장어는 누가 뭐래도 여름철 대표 보양식이다. 그런데 삼복에 우리보다 더 뱀장어를 많이 먹는 나라가 있다. 일본이다. 땀 뻘뻘 흘리며 우리가 개장국과 삼계탕을 끓이고 있을 때 일본 사람들은 열심히 뱀장어를 구웠다. 에도시대부터 그랬다고 하니 일본인의 뱀장어 사랑도 만만치 않다. 뱀장어 철이 왔지만 요즘 한국이나 일본이나 귀하긴 매일반이다. 뱀장어는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회류성 어종인데 강에 설치한 댐과 보 때문에 갈수록 이동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개체수가 점점 줄어 이젠 귀물이 되었다. 대전 유성의 <임진강장어>는 10년째 토종 뱀장어(자포니카 종)만 취급하는 뱀장어전문점이다.
뱀장어라고 다 같은 뱀장어가 아니네!
어정칠월 동동팔월! 논김매기를 끝낸 삼복의 농촌은 음력 8월까지 잠시 짧은 농한기를 맞이한다. 벼 포기가 하루가 다르게 굵어지고 녹색도 점점 짙어져 간다. 이즈음 청년들은 복달임을 겸해 놀이 삼아 천렵을 했다. 큼지막한 둠벙을 퍼내면 어획량이 꽤 짭짤했다. 붕어, 미꾸라지, 피라미가 가장 흔했다. 메기와 잉어는 고급어종이었고 뱀장어가 잡히면 축제 분위기였다. 한창 고기를 주워 담느라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쯤 가끔 불청객이 나타난다. 바로 드렁허리다. 드렁허리는 생김새가 뱀장어를 닮았지만 그 격은 봉황과 참새 정도로 천양지차다.
뱀장어라고 다 같은 뱀장어가 아니네!
어정칠월 동동팔월! 논김매기를 끝낸 삼복의 농촌은 음력 8월까지 잠시 짧은 농한기를 맞이한다. 벼 포기가 하루가 다르게 굵어지고 녹색도 점점 짙어져 간다. 이즈음 청년들은 복달임을 겸해 놀이 삼아 천렵을 했다. 큼지막한 둠벙을 퍼내면 어획량이 꽤 짭짤했다. 붕어, 미꾸라지, 피라미가 가장 흔했다. 메기와 잉어는 고급어종이었고 뱀장어가 잡히면 축제 분위기였다. 한창 고기를 주워 담느라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쯤 가끔 불청객이 나타난다. 바로 드렁허리다. 드렁허리는 생김새가 뱀장어를 닮았지만 그 격은 봉황과 참새 정도로 천양지차다.

필리핀 동쪽 남태평양의 심해에서 부화된 뒤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한반도까지 온 뱀장어와 달리 드렁허리는 민물에서 나고 자란다. 뱀장어를 잡으면 짚불에 구워 대개 마을에서 가장 연세가 높으신 어른께 드렸다. 그만큼 뱀장어는 귀한 대접을 받았다. 반면 드렁허리는 논두렁을 뚫어놓는 주범으로 농민들에겐 공공의 적이었다. 게다가 식용으로 쓰지도 못한다. 거기에 더해 순간적으로 뱀장어인줄 오인하게 만든 괘씸죄까지 추가돼 드렁허리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곤 했다.
드렁허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요즘 유사 뱀장어가 적지 않다. 뱀장어는 맞지만 비콜라(동남아시아 품종)를 비롯한 몇몇 이종(異種)의 존재다. 얼핏 다 그게 그거 같지만 맛과 가격은 다르다. 우리가 예전부터 먹어왔던 뱀장어는 자포니카 종(극동지역 품종)이다. 한국 중국 일본에 서식하는 뱀장어다. 가장 맛이 좋고 비싸다.
풍천장어의 ‘풍천’을 지명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크게 줄었든 것 같다. 풍천은 본래 바닷물과 강물이 합쳐지는 지형을 일컫는 말이다. 바닷바람에 밀려 해수가 강물로 드나드는 곳이다. 전북 고창 선운산 동쪽의 주진천이 이런 지형의 대표 격이다. <임진강장어>의 뱀장어는 바로 그 고창을 비롯해, 영광, 함평 등지에서 들여온 자포니카 종만 취급한다.
깨끗한 물에서 키워 참숯에 구운 소금·간장·고추장 뱀장어
좋은 장어의 첫 번째 조건은 장어를 기르는 양만장의 깨끗한 물이다. 남부 호남의 서해안에 접한 이들 양만장은 순환여과식으로 물 관리를 해, 깨끗한 환경에서 뱀장어를 키운다고 한다. 두 번째 조건은 장어 작업 시 피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 집은 얼음으로 뱀장어를 기절시킨 뒤 전기충격으로 뱀장어를 처리한다. 뱀장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체내 잔류 피를 깔끔하게 빼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해야 육질이 좋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장어구이 품질을 좌우하는 뱀장어 작업은 주인장인 조웅기 씨가 10년째 손수 해오고 있다.
깨끗한 물에서 길러 깔끔하게 처리한 뱀장어는 불땀 좋은 참숯에서 구워야 마침내 뱀장어의 참맛이 완성된다. <임진강장어> 양질의 참숯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드렁허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요즘 유사 뱀장어가 적지 않다. 뱀장어는 맞지만 비콜라(동남아시아 품종)를 비롯한 몇몇 이종(異種)의 존재다. 얼핏 다 그게 그거 같지만 맛과 가격은 다르다. 우리가 예전부터 먹어왔던 뱀장어는 자포니카 종(극동지역 품종)이다. 한국 중국 일본에 서식하는 뱀장어다. 가장 맛이 좋고 비싸다.
풍천장어의 ‘풍천’을 지명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크게 줄었든 것 같다. 풍천은 본래 바닷물과 강물이 합쳐지는 지형을 일컫는 말이다. 바닷바람에 밀려 해수가 강물로 드나드는 곳이다. 전북 고창 선운산 동쪽의 주진천이 이런 지형의 대표 격이다. <임진강장어>의 뱀장어는 바로 그 고창을 비롯해, 영광, 함평 등지에서 들여온 자포니카 종만 취급한다.
깨끗한 물에서 키워 참숯에 구운 소금·간장·고추장 뱀장어
좋은 장어의 첫 번째 조건은 장어를 기르는 양만장의 깨끗한 물이다. 남부 호남의 서해안에 접한 이들 양만장은 순환여과식으로 물 관리를 해, 깨끗한 환경에서 뱀장어를 키운다고 한다. 두 번째 조건은 장어 작업 시 피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 집은 얼음으로 뱀장어를 기절시킨 뒤 전기충격으로 뱀장어를 처리한다. 뱀장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체내 잔류 피를 깔끔하게 빼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해야 육질이 좋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장어구이 품질을 좌우하는 뱀장어 작업은 주인장인 조웅기 씨가 10년째 손수 해오고 있다.
깨끗한 물에서 길러 깔끔하게 처리한 뱀장어는 불땀 좋은 참숯에서 구워야 마침내 뱀장어의 참맛이 완성된다. <임진강장어> 양질의 참숯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뱀장어 본연의 맛을 가장 깊이 느낄 수 있는 메뉴는 한방장어소금구이(한 판, 6만2000원)다. 소금 외에 다른 양념을 가미하지 않은 큼직한 뱀장어 두 마리다. 두 사람이 각각 한 마리씩 먹기에 맞춤하다. 뱀장어 추가는 1인분 단위로 가능한데 1인분 한 마리는 3만2000원이다.
좀 더 다양한 맛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고추장양념을 한 고추장양념구이(1인분 2만8000원)와 간장양념을 한 간장양념구이(1인분 2만8000원)를 마련했다. 양념고추장은 태양초 고춧가루에 사과 키위 배 등 과일, 양파 마늘 한약재 등을 넣고 만들었다.
고추장양념구이에 산더덕을 올린 산더덕장어구이(1인분 3만1000원)도 있다. 이 더덕은 강원도 횡성산으로 재배할 때 비닐 멀칭을 하지 않고 길러 더덕 고유의 향이 진하다. 또한 여름 더덕은 아린 맛이 나, 가을과 겨울 더덕만 가려 쓴다.
발효장류로 양념하고 발효찬류 곁들여 먹어
음식 맛은 장맛이라고 했다. <임진강장어>에서 사용하는 양념 소스와 반찬들은 대부분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 낸다. 양념의 밑재료인 간장은 개업 초창기에 담근 조선간장을 씨간장으로 쓰고 있다. 간장양념구이에 바르는 소스의 주재료도 바로 그렇게 만든 간장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면서 깊은 맛을 내는 원천이다.
뱀장어 구이는 고단백 식품이라 쉬 물릴 수 있다. 뱀장어 특유의 풍미를 극대화 시켜주면서 느끼함을 저감시켜줄 찬류가 필요하다. 이 집에서 차려내는 장아찌, 배추김치, 물김치, 파김치 등과 제철 나물 반찬은 가짓수도 많거니와 발효 과정을 거친 찬들이어서 뱀장어의 높은 단백질과 지방의 소화 흡수를 도와준다. 특히 깻잎과 산취 등 장아찌 속의 섬유소, 비타민, 미네랄은 영양 밸런스를 잡아주고, 담백함은 장어 맛을 잘 드러내준다.
좀 더 다양한 맛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고추장양념을 한 고추장양념구이(1인분 2만8000원)와 간장양념을 한 간장양념구이(1인분 2만8000원)를 마련했다. 양념고추장은 태양초 고춧가루에 사과 키위 배 등 과일, 양파 마늘 한약재 등을 넣고 만들었다.
고추장양념구이에 산더덕을 올린 산더덕장어구이(1인분 3만1000원)도 있다. 이 더덕은 강원도 횡성산으로 재배할 때 비닐 멀칭을 하지 않고 길러 더덕 고유의 향이 진하다. 또한 여름 더덕은 아린 맛이 나, 가을과 겨울 더덕만 가려 쓴다.
발효장류로 양념하고 발효찬류 곁들여 먹어
음식 맛은 장맛이라고 했다. <임진강장어>에서 사용하는 양념 소스와 반찬들은 대부분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 낸다. 양념의 밑재료인 간장은 개업 초창기에 담근 조선간장을 씨간장으로 쓰고 있다. 간장양념구이에 바르는 소스의 주재료도 바로 그렇게 만든 간장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면서 깊은 맛을 내는 원천이다.
뱀장어 구이는 고단백 식품이라 쉬 물릴 수 있다. 뱀장어 특유의 풍미를 극대화 시켜주면서 느끼함을 저감시켜줄 찬류가 필요하다. 이 집에서 차려내는 장아찌, 배추김치, 물김치, 파김치 등과 제철 나물 반찬은 가짓수도 많거니와 발효 과정을 거친 찬들이어서 뱀장어의 높은 단백질과 지방의 소화 흡수를 도와준다. 특히 깻잎과 산취 등 장아찌 속의 섬유소, 비타민, 미네랄은 영양 밸런스를 잡아주고, 담백함은 장어 맛을 잘 드러내준다.

장어는 각자 입맛과 기호에 따라 찬류와 소스를 적당히 가감해 가며 먹는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상추에 뱀장어를 얹고, 소스에 묻힌 생강채를 올려 싸먹는다. 찬 음식인 뱀장어와 더운 식재료인 생강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소스와 생강 향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필리핀 해구 동쪽 심해에서 태어나 3000km를 헤엄쳐 온 뱀장어의 강인한 힘! 우리가 진정 취할 건 장어의 보양 성분뿐 아니라 그 강인함이 아닐까? 며칠 전, 국립수산과학원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뱀장어 완전양식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앞으로 뱀장어를 싼 값에 먹을 수 있는 길이 트인 건 좋지만, 고행의 여정 없이 자란 뱀장어를 먹게 된다는 점은 왠지 서운하다.
<임진강장어> 대전시 유성구 문화원로 143, 042-825-9200
글 이정훈(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사진 변귀섭(월간외식경영 기자)
필리핀 해구 동쪽 심해에서 태어나 3000km를 헤엄쳐 온 뱀장어의 강인한 힘! 우리가 진정 취할 건 장어의 보양 성분뿐 아니라 그 강인함이 아닐까? 며칠 전, 국립수산과학원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뱀장어 완전양식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앞으로 뱀장어를 싼 값에 먹을 수 있는 길이 트인 건 좋지만, 고행의 여정 없이 자란 뱀장어를 먹게 된다는 점은 왠지 서운하다.
<임진강장어> 대전시 유성구 문화원로 143, 042-825-9200
글 이정훈(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사진 변귀섭(월간외식경영 기자)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보양식, 한우갈비 먹고 서비스로 주는 갈비찜으로 마무리 (0) | 2016.08.01 |
---|---|
언덕 너머로 석양빛이 물든다, 바닷물 머금은 해변까지 (0) | 2016.07.30 |
숙성김치찌개와 먹는 수제떡갈비, 맛도 양도 가격도 '삼삼' 하네 (0) | 2016.07.28 |
닭갈비와 통오징어, 뜻밖의 조화 (0) | 2016.07.27 |
●●인천 만두 맛집 내고향 만두 (0) | 2016.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