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비전 없이 총선 책임론에만 매달려…김무성 票결집 나서자 오히려 역풍

산야초 2016. 8. 11. 21:38
비전 없이 총선 책임론에만 매달려…김무성 票결집 나서자 오히려 역풍

이영란기자
  • 2016-08-11
  • ■ 非朴 전당대회 참패 원인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서 나타난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은 모두 호남주자론을 내세운 ‘이정현 대표’였다.

    이번 전대를 앞두고 새누리당 내에서는 쉽지 않은 단일화를 이뤄 비박(非박근혜)계 대표 후보 자리를 거머쥔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의 우세를 예상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하지만 실제로 나타난 결과는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모두 이 대표가 주 의원을 큰 격차로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을 뒤집은 비박계의 참패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비박계가 대안적인 혁신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하고, 스스로 ‘친박 대 비박 프레임’을 자초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총선 책임론’에만 매달려

    주호영 후보 등 비박계는 서청원 의원의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가져온 총선 개입 녹취록 파문 등 전대기간 내내 이른바 ‘총선참패 친박 책임론’을 밀어붙였다. ‘친박 패권주의와 비주류의 한판 대결’이라는 구도가 만들어지면 비박의 불리한 ‘세’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 듯하다.

    그러나 총선패배 책임론에서 비껴가는 이정현·이주영·한선교 의원이 후보로 나선 상황에서 책임론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권재창출을 위한 비전을 던지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총선 이후 당사자가 거듭 사죄를 밝히고, 당권 불출마라는 배수진까지 쳤는데도 당내 주류 세력인 ‘친박’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피로감을 느꼈다는 말이다.

    ◆‘세 대결 프레임’ 자초

    전대가 막판에 친박-비박 세 대결 국면으로 전환된 것도 패배의 주요한 요인이다.

    불씨를 댕긴 건 김무성 전 대표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14일 대규모 지지자 모임을 열고 사실상 ‘대선 출정선언’을 하더니 “비주류 당대표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고 공개 선언했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선거 직전인 지난 8일 “주호영 후보가 당대표 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직접 표 결집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실 최경환·서청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친박 표심은 표류했다. 이정현·이주영 후보를 놓고 누구에게 ‘몰아주기’를 할 것이냐를 놓고 내부에서 의견이 갈렸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직접 비박 표 결집에 나서자 위기감을 느낀 친박계가 막판에 ‘충성도 높은’ 이정현 후보에게 세를 몰아주기로 결정하고 ‘투표 오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심·민심은 변화를 원해

    비박계의 참패 원인을 두고 당을 재건하고 정권재창출을 이루기 위해 새누리당이 제대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달라는 민심과 당심의 요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친박계인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은 “이 대표가 경선 기간에 ‘물불 가리지 않고’ 현장을 누비며 ‘머슴 대표론’을 강조했다. 그의 진정성이 민심을 움직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사무처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서) 호남 20% 득표율을 가져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는 정권 교체 불안감에 휩싸인 당심에 적중했다”고 분석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오세훈, 차라리 정치판을 떠나라

    기사승인 2016.08.11  


    [경북도민일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불발되자 시장직을 내던졌다. ‘무상급식 반대’를 외치다 서울시민들이 호응하지 않자 정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 바람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실시됐고, 박원순 시장이 당선됐다. 박원순 시장 등장의 일등공신이 오 전 시장이다.


    그랬던 오 전 서울시장은 4월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게 낙선했다. 여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종로’ 출마를 강력히 요구해 관철시켰지만 맥없이 탈락하고 만 것이다. 그는 패배 직후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직을 중도에 사퇴한 데 대한 시민들의 서운함이 여전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자천 타천 대권후보다. 새누리당 정치인 가운데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누려왔다. 그러나 그는 5년 전 ‘무상급식’을 내걸고 주민투표를 밀어붙이다 여의치 않자 시장직을 내던졌다. 본인은 아마도 대권을 내다 본 ‘승부수’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당시 오 전 시장처럼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교육감과 원만한 타협을 거쳐 이 문제를 해결했다. 도지사직을 중도에 내던지지도 않았고 도지사 자리를 야당에 헌납(獻納)하지도 않았다. 오세훈의 실패가 분명하다.


    4월 총선 낙선도 마찬가지다. 그로서는 4월 총선을 서울시장직 중도 사퇴라는 ‘오점’(汚點)을 씻고 대권으로 가는 발판으로 삼았겠지만 연고도 없는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 실패함으로써 정치진로에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 ‘여당이 어려운’ 서울 강북 지역 출마를 권했지만 ‘종로’를 고수한 끝에 본인은 물론 당에 큰 피해를 입힌 것이다.


    이 쯤되면 오 전 시장은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게 도리다. 더민주당 손학규 전 고문이 선거 참패 직후 두 차례나 시골로 낙향한 것을 봐도 오 전 시장은 그 뒤를 따르는 게 상식이었다. 그러나 그는 총선 때보다 더 바쁘다. ‘낙향’커녕 새누리당 종로구 당협위원장으로 당내 정치에 개입하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주호용 후보를 지지했다. 주호영 후보는 ‘반박-비박’이다. ‘친박’에 의해 차기 대선주자로 여겨져 왔던 오 전 시장의 선택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아마도 비박-반박의 당권 장악 가능성을 높게봤기 때문일지 모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오 시장이 시장직을 내던지고 박원순 시장이 등장함으로써 새누리당의 고난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그 말이 맞고 그르고를 떠나 일순간의 오판으로 서울시장직을 중도에 사퇴함으로써 ‘서울’을 야당에 헌납한 오 전 시장은 이제 결단해야한다. 손학규 전 의원처럼 ‘정계은퇴’를 선언하거나 시골로 내려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


    <외부기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경북도민일보 HiDominNews@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