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폭탄 제거' 첫 과제 해결한 이정현, 당청 밀월관계로 주도권쥐나
조선비즈 정원석 기자 입력 2016.08.11. 19:24 수정 2016.08.11. 19:27
8·9 전당대회에서 새누리당의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 이정현 대표가 11일 취임 후 첫번째 민생 안건으로 제시했던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에 대한 성과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취임 후 불과 이틀 만에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정부를 설득해 “올 여름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입장 전환을 이끌어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정현 대표가 정부를 설득해 국민적인 불만이 많았던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당내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박(非朴·비박근혜계) 등 불만 세력을 적절하게 제어하면서 당의 의사결정 체계 개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발판삼아 청와대와 새누리당 단 당청의 밀월관계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정현, 취임 첫 숙제 해결…예상보다 파격적인 전기요금 인하
새누리당과 정부는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전기요금 누진제 관련 당정협의를 열어 올 여름철인 지난 7월부터 오는 9월까지 현행 6단계인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의 상한을 50kWh씩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전기요금 혜택을 보는 가구가 약 220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요금 절감 수준은 현재보다 평균 20% 가량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정현 대표는 대표 취임 첫날인 10일부터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과 누진제 체계를 점검하기 위한 심야회의를 한 후 11일 오전 9시 최고위원회의를 열러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에게 누진제 개선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을 만나 “주택용 전기료 누진제 문제를 새누리당의 중요 민생 안건으로 채택했다”면서 “현행 누진제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회동에서는 전기료 누진제 개선을 건의했다. 그는 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상 기온으로 폭염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어르신, 환자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가정들이 에어컨을 훨씬 많이 사용하게 됐다"며 "일정 기간 동안 요금이 오르다보니 걱정들을 하게 된다"고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박 대통령도 “지금 이상 고온 현상으로 모두가 힘든데, 집에서 전기요금 때문에 냉방기를 마음 놓고 쓰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올해 이상 고온으로 너무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 하시기 때문에 정부에서 좋은 방안이 없을까 검토를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화답했다.
◆당청 밀월관계 발판삼아 이정현 주도력 강해질 듯
이정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파격적인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방안을 내놓으면서 당분간 당정청 구도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주무부처인 산업부의 주형환 장관 뿐만아니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예고 없이 참석했다. 경제정책을 논의,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이 대표의 의중이 상당히 반영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지점이다. 이 대표는 이번 누진제 개선 방안 논의의 시작과 끝을 모두 주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누진제 완화 폭이 커진 것은 이 대표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것은 새누리당 내부에서 이정현 대표의 장악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 대통려은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평소보다 화사한 핑크빛 옷을 입고 나왔으며, 서스럼없이 우스개 소리를 하며 오찬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때문에 ‘수평적인 당청관계’를 내세웠던 김무성 전 대표와 달리 이정현 대표는 당청간 ‘혼연일치’가 강조될 것이라는 게 새누리당 안팎의 관측이다. 박 대통령의 심임을 발판삼아 청와대 참모와 내각에 대한 이 대표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정현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25분가량 독대를 하면서 정국 전반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앞서 오찬시 박 대통령에게 “개각이 단행되면 탕평인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주도의 국정운영이 이뤄지는 가운데에서 이 대표는 ‘건의할 것은 건의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청와대와 긴장관계였던 김무성 전 대표보다는 이 대표의 주도력과 책임성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城 밖의 적, 城 안의 싸움 (0) | 2016.08.12 |
---|---|
김제동은 돼도 문재인은 안 된다 (0) | 2016.08.12 |
●비전 없이 총선 책임론에만 매달려…김무성 票결집 나서자 오히려 역풍 (0) | 2016.08.11 |
'근본 없는 놈'의 정치혁명을 (0) | 2016.08.11 |
이정현 호남, 박 대통령 영남, 반기문 충청 결합시 파급력 엄청날듯 (0) | 201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