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차라리 정치판을 떠나라
기사승인 2016.08.11
[경북도민일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불발되자 시장직을 내던졌다. ‘무상급식 반대’를 외치다 서울시민들이 호응하지 않자 정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 바람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실시됐고, 박원순 시장이 당선됐다. 박원순 시장 등장의 일등공신이 오 전 시장이다.
그랬던 오 전 서울시장은 4월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게 낙선했다. 여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종로’ 출마를 강력히 요구해 관철시켰지만 맥없이 탈락하고 만 것이다. 그는 패배 직후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직을 중도에 사퇴한 데 대한 시민들의 서운함이 여전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자천 타천 대권후보다. 새누리당 정치인 가운데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누려왔다. 그러나 그는 5년 전 ‘무상급식’을 내걸고 주민투표를 밀어붙이다 여의치 않자 시장직을 내던졌다. 본인은 아마도 대권을 내다 본 ‘승부수’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당시 오 전 시장처럼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교육감과 원만한 타협을 거쳐 이 문제를 해결했다. 도지사직을 중도에 내던지지도 않았고 도지사 자리를 야당에 헌납(獻納)하지도 않았다. 오세훈의 실패가 분명하다.
4월 총선 낙선도 마찬가지다. 그로서는 4월 총선을 서울시장직 중도 사퇴라는 ‘오점’(汚點)을 씻고 대권으로 가는 발판으로 삼았겠지만 연고도 없는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 실패함으로써 정치진로에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 ‘여당이 어려운’ 서울 강북 지역 출마를 권했지만 ‘종로’를 고수한 끝에 본인은 물론 당에 큰 피해를 입힌 것이다.
이 쯤되면 오 전 시장은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게 도리다. 더민주당 손학규 전 고문이 선거 참패 직후 두 차례나 시골로 낙향한 것을 봐도 오 전 시장은 그 뒤를 따르는 게 상식이었다. 그러나 그는 총선 때보다 더 바쁘다. ‘낙향’커녕 새누리당 종로구 당협위원장으로 당내 정치에 개입하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주호용 후보를 지지했다. 주호영 후보는 ‘반박-비박’이다. ‘친박’에 의해 차기 대선주자로 여겨져 왔던 오 전 시장의 선택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아마도 비박-반박의 당권 장악 가능성을 높게봤기 때문일지 모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오 시장이 시장직을 내던지고 박원순 시장이 등장함으로써 새누리당의 고난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그 말이 맞고 그르고를 떠나 일순간의 오판으로 서울시장직을 중도에 사퇴함으로써 ‘서울’을 야당에 헌납한 오 전 시장은 이제 결단해야한다. 손학규 전 의원처럼 ‘정계은퇴’를 선언하거나 시골로 내려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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