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질 듯한 별과 고혹적인 오로라를 관람하기 위해 머나먼 아이슬란드까지 방문할 필요는 없다. 경상북도 영천에 가면 어느 곳보다 더 선명한 별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천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날씨가 건조하고 청명하여 별을 관측하기 좋기로 유명하다.
'별의 도시', '스타 영천'이란 이름답게 이곳 평범한 농촌 마을도 어느새 '별빛 마을'이란 어여쁜 이름과 함께 영천의 명소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리고 그 별빛 마을 안에는 별을 만나기 최적의 장소에 세워진 보현산천문대와 보현산 천문 과학관이 자리해 있다. 더운 여름, 영천에서 반짝이는 추억을 만들어 보자.
▲ 별별 미술 마을에서 숨은그림찾기 하듯 숨은 예술작품들을 찾아보자
서울 버스터미널에서 차로 약 4시간이면 영천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먼저 방문할 곳은 2011년 미술 마을 프로젝트에서 진행된 영천의 지붕 없는 미술관, 가상리 마을의 '별별 미술 마을'이다. 이곳은 터미널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다.
▲ 시안미술관으로 가는 길에 만난 가래실 다리
다섯 갈래의 예술 길이 각각의 테마로 꾸며져 신 몽유도원도라는 지도로 표현된 마을. 이곳에 5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마을 곳곳 재미난 흔적을 남겼다. 버스 정류장, 버려진 폐가, 낡은 정미소 등이 예술가들의 손길로 인해 근사한 예술작품으로 거듭났다.
▲ 나들이객들이 푸른 잔디밭에 둘러앉아 이야길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별별미술마을의 랜드마크인 시안미술관은 가상리 마을 내 폐교 건물을 개・보수하여 새로 태어난 곳이다. 폐교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유 넘치고 깔끔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다가섰다. 유럽풍 3층 건물로 새롭게 태어난 시안미술관에는 총 4개의 전시관뿐 아니라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한 카페도 마련돼 있다. 입장료는 미술품 관람 시 성인 3천 원이다.
▲ 천문학도들의 성지이자 천문 연구의 산실, 영천 보현산 천문 과학관
시안미술관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와 함께 땀을 식혔으면 다음 코스인 영천 보현산 천문 과학관으로 이동해보자. 전국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인다는 보현산 천문 과학관은 동양 최대의 구경을 자랑하는 1.8m 광학망원경과 여러 첨단 천체관측시설을 보유한 연구시설이다. 시안미술관에서 보현산 천문 과학관까지는 차로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 다양한 전시 및 체험을 통해 우주의 신비를 느껴보자
보현산 천문 과학관 주관측실에서는 800m 망원경을 통해 다양한 별과 성운, 성단, 은하를 관찰할 수 있다. 3D, 4D도 아닌 5D 돔 영상관은 국내 최초 5D 영상관으로 돔 스크린에 투영된 입체영상을 보며 바람과 진동을 느끼는 것은 물론 직접 몸이 따라 움직이는 체험이 가능하다. 이용시간은 오후 14시부터 오후 22시까지고 매주 월, 공휴일 다음 날, 명절 연휴와 1월 1일은 쉰다.
▲ 보현산 계단길이 마치 하늘로 올라가는 길처럼 보이기도 한다
과학관에서 나와 보현산 천문대가 있는 정상으로 오르는 길, 중간에 데크로드가 정비 된 산책로가 나온다.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만나러 거닐어 본 천수누림데크로드 맑은 공기 마시며 걸어본 천수누림길은 하늘과 맞닿은 야생화들의 천국이다. 높이 올라서면 눈 앞에 펼쳐진 시원한 장관에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 보현산천문대에서 촬영한 별의 궤적
보현산천문대는 항성, 성단, 성운과 은하 등의 생성과 진화를 연구하는 곳이다. 이곳은 일반인들의 관람을 위해 방문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개관시간은 여름철은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17시 반까지, 겨울철은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16시 30분까지다. 매주 월요일과 명절에는 휴관이니 참고하자.
▲ 영천의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영천 보현산에 어둠이 내려앉으면 비로소 반짝이는 별들을 보라. 어느새 서늘하게 다가와 땀을 식혀주는 바람과 풀벌레 소리가 별을 구경하기에 최적의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올여름 사랑하는 이들에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별 밭을 선물해주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