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조연 가지가지 하는 가지
입력 : 2016.09.07 08:00
고귀함과 개성의 색, 보라. 가지만큼 깊은 보랏빛 내는 채소가 또 있을까. 그 영롱한 색감이 지닌 의미처럼 활용 따라 달라지는 개성도 갖가지. 밥상 위 조연으로, 때론 고기 못지않은 훌륭한 주인공 몫까지. 맛이면 맛 비주얼이면 비주얼, 다루는 대로 수만 가지 매력을 선사한다.
원가 경쟁력 있지, 맛도 좋지
여름을 대표하는 채소, 가지. 맛이 좋아 ‘아까워서 며느리도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지만, 제철 가지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질지 모르겠다. 충분히 나눠 먹어도 부담 없을 만큼 값이 좋기 때문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 발행한 2015년 식재료 가격연보에 따르면, 8kg 한 상자 기준으로 작년 8월 평균가는 8538원, 지난 7월엔 9746원이었다. 가지는 6월부터 본격 출하하지만 넓게 보면 5~10월까지 원가 경쟁력이 있다. 작년 기준으로 6개월 간 평균가는 7923원, 여름 한 철 외식업소에서 놓쳐버리기엔 조금 배 아플 수 있는 알짜 식재료다.
수분감·색감·식감, 3감을 잡아라
상대를 충분히 알아야 백전백승, 가지도 특성을 알고 조리해야 맛과 가치를 배가시킬 수 있다. 먼저 좋은 가지는 표면에 윤기와 탄력이 있는 진한 보랏빛이 돈다. 너무 크면 억세지므로 크기가 적당한 것이 맛있고, 꼭지에 가시가 있는 게 신선하다.
무려 90%, 가지 속 수분함량은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 때문에 조리 시에도 수분감 조절이 관건이다. 수분을 가둬 마치 육즙처럼 촉촉한 맛을 낼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소금을 살짝 뿌려 절이고 물기를 제거해 조리할 수도 있다. 꾸덕하게 말렸다가 먹는 것도 우리가 가지를 저장해 먹는 방법이다. 수분감 많다지만 보관 시에는 물기가 없어야 하고, 장마 땐 쉽게 상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조리 시엔 냉장보관보다 실온에 뒀다 사용하면 좋다.
특유의 매혹적인 보랏빛은 안토시아닌 색소 때문이다. 여느 과일·채소처럼 가지도 껍질에 영양성분이 밀집돼있다. 일반적으로 껍질까지 조리하고 익혀 먹지만 이 색감을 그대로 살리긴 썩 쉽지 않다. 오래 조리하면 물러짐과 동시에 색소가 빠지고 거무튀튀하게 변한다. 가지 음식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이다. 고온에 짧게 볶아 내거나 굽는 조리법을 사용하면 특유의 색감을 비교적 살릴 수 있다. 연한 속살도 자른 뒤엔 효소에 의한 갈변이 쉬운데, 칼에 소금물을 묻혀 썰면 에방 가능하다.
가지 안팎의 속성은 식감에 그대로 이어진다. 수분이 많아 오래 조리하면 속이 무르고 녹을 수 있어 음식에 따라 익힘 정도를 달리해야 한다. 익으면 다소 질겨지는 가지 껍질의 식감 또한 조리 방법에 따라 고려해야할 부분. 완성한 가지요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식감은 물론 맛과 색 모두 떨어지므로 음식이 완성되자마자 먹는 게 바람직하다.
기름·고기와의 강한 이끌림
가지와 기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식재료 자체 특성에서부터 영양학적, 그리고 맛에 이르기까지 궁합이 잘 맞는다. 스펀지 같은 가지의 조직은 기름을 쉽게 흡수, 함께 먹으면 지용성 비타민 E의 체내 흡수도 쉬워진다. 기름과 친한 만큼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밸런스도 갖췄다. 돼지고기, 새우 등과 좋은 식재료 궁합을 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육류와 함께 조리하면 부드러운 가지의 식감을 보충, 영양적인 면까지 상승효과를 발휘한다. 이외에 토마토, 된장, 치즈 등도 잘 어울려 함께 매칭해볼 만하다.
조리방법 따라 높아지는 부가가치
인도에서 건너와 재배한지 천년이 넘는 역사만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왔기에 조리법도 가지각색. 한국에서도 가지를 먹은 지 꽤 오래됐지만 서양과 비교하면 메뉴 다양성에서는 좀 뒤쳐진다. 한국식탁에서 가지는 ‘반찬거리’란 인상이 짙다. 들기름 넣고 고소하게 무친 가치무침 외엔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 그렇기에 바깥으로 눈을 돌려 가지의 잠재 가능성에 다시 주목할 것. 서양 음식과 조리법에서 힌트를 얻어볼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요리의 주 식재료로 멋지게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가지의 가치를 올리기엔 굽거나 튀기는 방법이 조금 더 적합해 보인다. 기름과 잘 맞는 만큼 튀겨도 맛있다. 바삭함 속 촉촉하고 크리미한 두 맛이 조화롭다. 여기에 중식의 ‘어향가지’처럼 다양한 소스를 가미해도 좋다. 오븐에 넣고 노릇하게 구워내도 본연의 맛에 충실하다. 토마토소스, 베샤멜소스, 그리고 치즈 등을 얹으면 그 자체로 멋진 요리가 된다.
가지의 강점은 부담 없는 식재료 원가로 고부가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데 있다. 넉넉하게 제공할 수 있는 여건도 충분하다. 전략에 따라 서비스 메뉴 식재료로 사용해도 좋다. 다만 메뉴에 따라 품은 조금 들지 모른다. 이만하면 주목할 이유가 충분한 여름 식재료. 성격이 조금은 까다롭지만 잘 파악하고 활용하면 그 빛깔만큼 고급스런 가치를 되돌려 줄, 가지다.
<하하>
뭉텅뭉텅 썰어 튀긴 가지의 강렬한 임팩트
상대를 충분히 알아야 백전백승, 가지도 특성을 알고 조리해야 맛과 가치를 배가시킬 수 있다. 먼저 좋은 가지는 표면에 윤기와 탄력이 있는 진한 보랏빛이 돈다. 너무 크면 억세지므로 크기가 적당한 것이 맛있고, 꼭지에 가시가 있는 게 신선하다.
무려 90%, 가지 속 수분함량은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 때문에 조리 시에도 수분감 조절이 관건이다. 수분을 가둬 마치 육즙처럼 촉촉한 맛을 낼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소금을 살짝 뿌려 절이고 물기를 제거해 조리할 수도 있다. 꾸덕하게 말렸다가 먹는 것도 우리가 가지를 저장해 먹는 방법이다. 수분감 많다지만 보관 시에는 물기가 없어야 하고, 장마 땐 쉽게 상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조리 시엔 냉장보관보다 실온에 뒀다 사용하면 좋다.
특유의 매혹적인 보랏빛은 안토시아닌 색소 때문이다. 여느 과일·채소처럼 가지도 껍질에 영양성분이 밀집돼있다. 일반적으로 껍질까지 조리하고 익혀 먹지만 이 색감을 그대로 살리긴 썩 쉽지 않다. 오래 조리하면 물러짐과 동시에 색소가 빠지고 거무튀튀하게 변한다. 가지 음식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이다. 고온에 짧게 볶아 내거나 굽는 조리법을 사용하면 특유의 색감을 비교적 살릴 수 있다. 연한 속살도 자른 뒤엔 효소에 의한 갈변이 쉬운데, 칼에 소금물을 묻혀 썰면 에방 가능하다.
가지 안팎의 속성은 식감에 그대로 이어진다. 수분이 많아 오래 조리하면 속이 무르고 녹을 수 있어 음식에 따라 익힘 정도를 달리해야 한다. 익으면 다소 질겨지는 가지 껍질의 식감 또한 조리 방법에 따라 고려해야할 부분. 완성한 가지요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식감은 물론 맛과 색 모두 떨어지므로 음식이 완성되자마자 먹는 게 바람직하다.
기름·고기와의 강한 이끌림
가지와 기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식재료 자체 특성에서부터 영양학적, 그리고 맛에 이르기까지 궁합이 잘 맞는다. 스펀지 같은 가지의 조직은 기름을 쉽게 흡수, 함께 먹으면 지용성 비타민 E의 체내 흡수도 쉬워진다. 기름과 친한 만큼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밸런스도 갖췄다. 돼지고기, 새우 등과 좋은 식재료 궁합을 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육류와 함께 조리하면 부드러운 가지의 식감을 보충, 영양적인 면까지 상승효과를 발휘한다. 이외에 토마토, 된장, 치즈 등도 잘 어울려 함께 매칭해볼 만하다.
조리방법 따라 높아지는 부가가치
인도에서 건너와 재배한지 천년이 넘는 역사만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왔기에 조리법도 가지각색. 한국에서도 가지를 먹은 지 꽤 오래됐지만 서양과 비교하면 메뉴 다양성에서는 좀 뒤쳐진다. 한국식탁에서 가지는 ‘반찬거리’란 인상이 짙다. 들기름 넣고 고소하게 무친 가치무침 외엔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 그렇기에 바깥으로 눈을 돌려 가지의 잠재 가능성에 다시 주목할 것. 서양 음식과 조리법에서 힌트를 얻어볼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요리의 주 식재료로 멋지게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가지의 가치를 올리기엔 굽거나 튀기는 방법이 조금 더 적합해 보인다. 기름과 잘 맞는 만큼 튀겨도 맛있다. 바삭함 속 촉촉하고 크리미한 두 맛이 조화롭다. 여기에 중식의 ‘어향가지’처럼 다양한 소스를 가미해도 좋다. 오븐에 넣고 노릇하게 구워내도 본연의 맛에 충실하다. 토마토소스, 베샤멜소스, 그리고 치즈 등을 얹으면 그 자체로 멋진 요리가 된다.
가지의 강점은 부담 없는 식재료 원가로 고부가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데 있다. 넉넉하게 제공할 수 있는 여건도 충분하다. 전략에 따라 서비스 메뉴 식재료로 사용해도 좋다. 다만 메뉴에 따라 품은 조금 들지 모른다. 이만하면 주목할 이유가 충분한 여름 식재료. 성격이 조금은 까다롭지만 잘 파악하고 활용하면 그 빛깔만큼 고급스런 가치를 되돌려 줄, 가지다.
<하하>
뭉텅뭉텅 썰어 튀긴 가지의 강렬한 임팩트
짜장면, 짬뽕이 없는 중국집이지만 아무도 불만 없다. 그럼에도 일대 수많은 중식당 사이에서 아랑곳 않고 인기 있는 연남동 <하하>. 부담 없는 가격대의 요리와 만두로 잘 알려진 이곳에선 테이블마다 ‘가지볶음’을 하나씩 두고 식사하는 풍경이 어색하지 않다. 군만두와 더불어 인기메뉴로 손꼽히는 가지볶음은 호방하게 썬 가지를 바삭하게 튀겨 만든 요리. 갓 튀긴 가지는 소스, 돼지고기와 함께 팬에 볶는데 매콤짭짤함과 고기의 풍성함이 담백한 가지의 맛을 잘 보완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두 식감의 조화 또한 매력. 가지볶음 한 접시 가격은 1만5000원. 양도 넉넉하게 제공해 만족도 높이며, 가지를 꺼리는 이들의 철옹성 같은 입맛도 어렵지 않게 무너트린다.
메뉴 : 가지볶음 1만5000원
주소 : 서울 마포구 동교로 263
전화 : (02)337-0211
<크래프트루>
수제맥주와 가지튀김,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메뉴 : 가지볶음 1만5000원
주소 : 서울 마포구 동교로 263
전화 : (02)337-0211
<크래프트루>
수제맥주와 가지튀김,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치맥, 그 느끼함이 부담스러울 때 ‘가지튀김’을 조심스레 권해도 괜찮겠다는 생각. <크래프트루>의 가지튀김을 먹어보면 공감할 만하다. 지난 6월 익선동에 문을 연 한국 수제맥주 펍, 이곳의 인기 메뉴는 ‘몽키바나나’다. 진짜 바나나가 아닌 바나나를 닮은 가지 요리의 비주얼에서 착안해 이름 붙였다. 맥주와 튀김의 조합은 말할 것도 없지만 여성 고객이 주를 이루는 상권, 무겁지 않은 튀김 메뉴를 만들고자 유세진 셰프가 직접 개발했다. 몽키바나나는 이탈리안 가지 요리인 ‘파르미지아나’에서 모티브를 착안해 약간 변형시켜 만든 것이 특징. 길게 8등분 칼집을 낸 통가지에 얇게 튀김옷을 입혀 약 5분 정도 튀겨낸다. 토마토소스, 수제 리코타 치즈 등을 함께 곁들여 내는데, 15가지 라인업의 맥주들과도 잘 어울린다. 맛이 담백하고 부담 없어 여성 고객에게 특히 인기 있다. 무엇보다 메뉴명, 비주얼, 그리고 맥주와의 매칭까지, 가지가지 신경 쓴 디테일들에 주목할 것.
메뉴 : 몽키바나나 1만5000원
주소 : 서울 종로구 수표로28길 17-7
전화 : 010-2989-3717
<소소한풍경>
보라 옷 벗어던진 가지, 밥도둑으로의 변신
메뉴 : 몽키바나나 1만5000원
주소 : 서울 종로구 수표로28길 17-7
전화 : 010-2989-3717
<소소한풍경>
보라 옷 벗어던진 가지, 밥도둑으로의 변신
껍질 벗은 가지? 어색하기 그지없지만 <소소한풍경>의 가지요리를 맛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합리적인 가격의 한정식으로 유명한 식당이지만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가지찜’. 평소 반찬으로 해먹던 가지조림을 변형해 단골손님에게 내준 게 반응이 좋았다. 우연히 정식 메뉴가 됐지만 이제 코스의 끝에 빠지지 않는 대표 메뉴. 가지찜은 조리법도 꽤 특징적이다. 껍질은 깨끗이 벗기는데, 익히면 거무튀튀해지고 질겨지기 때문이다. 큼직하게 잘라 십자 칼집을 넣고 파, 마늘, 생강으로 양념한 돼지고기 소를 채운다. 마치 그 모습이 오이소박이 같다. 육수 없이 물만 자박히 붓고 뭉근해질 때까지 익히다 마지막에 고춧가루로 양념해 만든다. 푹 익어 부드러운 식감, 육수에 배나온 본연의 달큰한 감칠맛에 밥도둑이 따로 없다. 한 번 맛본 이후 가지찜만 먹으러 다시 찾아오는 손님이 꽤 많다고.
메뉴 : 런치 A코스 1만5000원, 가지찜 2만2000원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40길 75
전화 : (02)395-5035
월간외식경영
글·사진 제공 : 월간외식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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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 런치 A코스 1만5000원, 가지찜 2만2000원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40길 75
전화 : (02)395-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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