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당진에서만 먹는 여름 김치 꺽먹지

산야초 2016. 9. 24. 21:58









꽃게 취재하러 충남 당진에 갔다가 '꺼먹지'란 게 있다고 해서 맛보고 왔습니다. 늦가을 수확한 무청을 항아리에 소금과 고추씨를 넣어 절인 뒤 이듬해 5월부터 꺼내 먹는 일종의 여름 김치입니다. 시꺼멓다고 해서 꺼먹지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들기름에 볶아 반찬으로 내거나 들깨를 넣고 탕을 끓이기도 합니다.

꺼먹지를 메뉴화해 파는 식당이 당진에 세넷 있습니다. ‘소들강문’은 교황이 당진을 방문했을 때 드신 식사를 준비한 집. 이곳 꺼먹지정식(1인 1만5000원)을 맛봤어요. 꺼먹지는 기름에 볶은 반찬과 돼지보쌈에 삼겹살과 함께 먹으라고 나온 것, 꺼먹지들깨탕 세 가지. 생각보다 짜지 않았습니다. 깊이 있는 구수한 맛. 처음 먹었지만 낯설지 않달까요. 주인은 “다들 너무 짜다고 해서 짠기를 많이 빼고 요리한다”더군요.

꺼먹지 때문이 아니라도 가볼만한 식당입니다. 간간한 조개젓, 풋고추반찬, 호박무침, 탱글탱글한 묵 등 20여 가지 반찬 하나하나 화려하진 않지만 시골 할머니가 가족을 위해 정성껏 만든 듯한 맛입니다. 소들강문=당진 우강면 덕평로 935, (041)363-9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