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제국 포르투갈의 면모를 엿보다
입력 : 2017.01.12 10:07

[스페인-포르투갈 답사기] [4] 포르투갈 리스본
유럽대륙의 서쪽 끝, 리베리아 반도의 까보 다 로까에서 더는 갈 곳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으로 향하였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크기의 포르투칼 인구는 1,000만 남짓한데 수도 리스본에는 200만 명쯤 살고 있다. 한때는 스페인과 함께 해양 대국으로 식민지를 폭넓게 경영하던 포르투갈도 1999년 마카오를 마지막으로 더는의 식민지는 없어졌다. 경제력은 우리나라보다 다소 못하여 대체로 물가는 저렴하고 정치적으로는 40년 이상의 장기독재에 힘들어하다가 1974년 카네이션 혁명으로 불리는 4·25혁명으로 독재를 벗어난 전력을 갖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벨렘 탑 (Torre de Belem)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LISBON)은 포르투갈어로 리스보아(LISBOA)라고 불리는데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테주 강을 끼고 있는 항구도시이다. 그 리스본 시내 한가운데 강변에 세워진 벨렘 탑은 1515년 마누엘 1세에 의해 세워졌다. 원래는 외국 선박의 출입을 감시하며 통관 절차를 밟던 장소이며 대항해 시대 때에는 왕이 이곳에서 선원들을 알현했던 곳이기도 하다. 스페인 지배 당시에는 정치범과 독립 운동가들을 지하에 가두던 물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현재는 내부 관람이 가능하며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벨렘 탑 바로 위에는 대항해 시대에 실제로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항해를 떠났던 자리에 세워진 '대항해 기념탑'이 서 있다.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기념으로 세웠다는 의미로 '발견의 탑'이라고도 부르는데 포르투갈에서 항해왕이라 불리는 엔리케 왕자의 서거 5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대형 탑이다. 배 모양을 한 석조 탑은 대항해시대를 이끈 영웅들의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유럽대륙 끄트머리의 작은 나라 포르투갈이 내륙으로의 진출이 아니라 대서양을 향한 바닷길로의 모험의 길을 택하여 아프리카 해안 전역을 돌아 중동, 인도, 동남아, 중국, 일본까지 연결하는 항로를 개척하고 곳곳에 기지와 거점을 세웠으며 바닷길을 장악하고 무역을 독차지하면서 해상 네트워크 제국을 건설한 그 시대를 대항해시대라고 부르는데 그때의 해상제국 포르투갈을 상징하는 기념탑이다.

세계문화유산 제로니무스 수도원 (Mosteiro dos Jeronimos)
1498년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가 인도항을 개척함으로써 비단과 향신료가 포르투갈에 들어오게 되자 마누엘 1세가 그의 부를 상징하기 위해 짓기 시작한 수도원이다. 1502년 착공하여 1672년에 완공되었으며 1755년 대지진 속에서도 피해를 보지 않고 예전 모습대로 남아있어 벨렘 탑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특히 야자수처럼 생긴 기둥과 천장은 마누엘 양식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성당 안에는 인도를 개척했던 포르투갈의 항해자 바스코 다 가마와 시인 루이스 바스 데 카몽스의 석묘가 자리하고 있는데 바스코 다 가마의 석묘에 밧줄을 쥔 손을 조각해 놓은 기둥이 있다. 이것을 만지면 항해를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조각은 많은 사람의 손길로 빛이 나고 있다.
그 옛날 멀고도 험난한 바닷길로 출항하기에 앞서 선원들은 이 수도원에서 기도를 드리며 마지막 안식의 밤을 보냈다고 한다.


성당 옆에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다는 에그타르트를 파는 파스테이스 데 벨렝(Pasteis de Belem)이 있었다. 많은 관광객이 줄 서서 사 먹고 있었다. 옛날 수도원의 수녀들이 수녀복을 빳빳하게 하려고 계란의 흰자를 사용하고 남은 노른자를 모아두었다가 만들기 시작했다는 제로니무스 수도원의 에그타르트 비법을 그대로 전수받았다고 하는데 하루 매출만 1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리스본의 에그타르트나 마드리드의 츄러스나 우리에게도 익숙한 간식거리이다. 유라시아 동쪽 끝 우리나라에서 서쪽 끝 스페인, 포르투갈까지 거대한 땅덩어리로 이어져 같은 먹거리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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