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7.21 18:24
스위스 여행을 하는데 그중 가장 매력적인 곳 1곳만 들러야 한다면? 나는 단연코 체르맛Zermatt을 선택할 것이다. 스위스 발레 지역의 대표 도시이자, 스위스에서 가장 유명한 청정 도시 체르맛. 가장 스위스다운 풍경을 자랑하며,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온 도시와 시민들이 힘쓰는 도시. 그곳이 바로 체르맛이다.


도시 어디에서도 보이는 마테 호른. 이 봉우리는 미국의 영화사 파라마운트의 로고가 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내가 머물던 체르맛의 숙소에서도 매일 아침에 눈 뜨고 일어나면 마테 호른이 빛을 발하며 도시를 밝혀 주는 것이 보여 어찌나 신비롭던지. 도시 전체가 마치 영화 '트루먼 쇼'의 한 장면 같았다고나 할까.




위엄한 전망대, 고르너그라트 Gornergrat
1898년부터 고르너그라트 열차가 운행했던 이곳. 오래전부터 얼마나 기차 기술이 발달하였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르너그라트 전망대까지는 스위스 최초의 톱니바퀴 전동열차를 타면 금방 3,089m에 위치한 전망대에 도착한다.
이 높고 험한 산을 그저 그림처럼 아름다운 통유리 산악열차에 몸을 맡긴 채 편히 즐길 수 있다니 새삼 경이롭게 느껴진다. 창밖으로 보이는 체르맛의 시가지와 스위스의 엽서 같은 전원 풍경, 그리고 저 멀리 나를 계속 따라오며 보여주는 마테 호른의 봉우리는 아름답다는 말로는 그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전망대에 내리면 모든 것이 내 발아래로 펼쳐진다. 4천 미터가 훌쩍 넘는 거대한 29개의 알프스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360도 내 주위를 감싸고 있는 모습 자체가 현실이 아닌 영화 속 아니 엽서 속 풍경 속에 내가 서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전망대 한쪽으로 걸어가 눈을 집어 던져보았다.
가짜처럼 보이는 눈앞 풍경 때문인지 이 눈이 정말 진짜일까 싶었는데 만져보니 차갑고 딱딱히 굳어진 진짜 눈이 맞았다. 풍경을 한 컷에 담을 수 없어 할 수 없이 360도 돌며 일행 전부가 동영상을 찍어보았다. 그것만이 이곳의 웅장함을 보여줄 유일한 방법이었으니 말이다.
사실 나는 이 전망대도 좋았지만 오가는 길의 기차 풍경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스위스의 진풍경이 이 기찻길 속 창밖 풍경에 모두 있다고 느꼈으니 말이다. 그래서 체르맛을 가는 모든 이들이 첫 번째로 손꼽는 관광지가 바로 이곳이었다.

아기자기한 수네가 Sunnegga 전망대
수네가 전망대는 꽃과 호수, 그리고 드넓은 들판이 펼쳐져 고르너그라트에선 느낄 수 없었던 잔잔하고도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전망대까지는 쿠니풀라를 이용해 금세 도착하는데 높이가 2,288m이다. 고르거그라트가 거대한 봉우리들을 한복판에서 즐길 수 있다면, 수네가는 마테 호른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특히 이곳이 매력적인 곳은 수네가 전망대를 기준으로 얼마든지 기호와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코스의 하이킹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1시간에서부터 몇 시간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하이킹 코스를 골라 반나절 정도 걷다 보면 스위스의 모든 절경은 풍경별로 다 본 느낌이라 사실 그다음 무엇을 봐도 감동이 덜 할 정도였다.





다녀와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없을 테니, 부디 간곡히 부탁한다. 수네가에서는 스위스 산자락에서 즐기는 봄 소풍을, 고르너그라트에서는 영화속 풍경의 주인공 배우가 되어보는 기분으로 꼭 두 곳 모두를 즐겨보라. 스위스의 그 어떤 여행지보다 최고의 정점을 맛보게 될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