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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4번 D단조 "죽음과 소녀" D. 810

산야초 2017. 5. 6. 00:14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4번 D단조 "죽음과 소녀" D. 810

 

Schubert
Franz Schubet
(1797-1828)
 
현악 4중주
실내악이라는 말이 처음 서양 음악에 나타난 것은, 17세기에 "실", 또는 "방"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인 "camera"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부터인데 이때에 실내 연주용 음악을 "musica da camera"라고 하였다. 현악 4중주는 2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에 의해 연주되는 4악장으로 구성된 실내악 형태로 고전주의시대에 하이든에 의해 완성된다. 실내악의 형태로는 이외에도 다양한 변형이 존재하지만 작품의 수나 인기로 보아 현악 4중주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없기 때문에 현악 4중주는 근대 실내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작가 스탕달은 현악 4중주에 대해 네 사람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하여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는 것은 꽤 잘알려져있다.
"제 1바이올린은 언제나 화제를 제공하며 대화를 이끌어 가는 재치있는 중년, 제 2바이올린은 소극적이고 양보하는 친구, 비올라는 대화에 꽃을 피우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 주는 여성, 그리고 첼로는 학식이 많으며 대화를 조정해 주는 중후한 신사."
현악 4중주 양식은 하이든 이후 모차르트를 거치면서 베토벤에 이르러 최고의 절정기를 이루었다. 따라서 현악 4중주를 들으려면 반드시 베토벤을 접해 봐야 하지만 초심자에게는 그 내용이 접근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여기 소개하는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제14번 "죽음과 소녀"는 현악 4중주의 형식을 유지하면서 멜로디가 감상적이고도 친숙하기 쉬워 처음 듣는 현악 4중주로 적당하지 않을까한다.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
슈베르트는 모두 15곡의 현악 4중주곡을 작곡했는데 24세 때에 쓴 제12번 c단조 이후의 4곡이 내용도 충실하고 그의 성숙된 음악성을 잘 보여준다. 그 중에서 이 현악 4중주 제14번 "죽음과 소녀"가 절정기에 쓰여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다른 대부분의 실내악곡이나 기악곡에서 볼 수 있듯이 현악 4중주곡에 있어서도 슈베르트는 베토벤과는 달리 심각한 사상이나 인생관보다는 다분히 낭만적인 요소가 강해서 개인적인 감상을 노래하듯 들려준다.

현악 4중주 제14번에 "죽음과 소녀"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는 제 2악장이 슈베르트 자신이 쓴 "죽음과 소녀"라는 가곡의 반주부분을 도입해 그 음울한 멜로디를 바탕으로 한 변주곡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의 가곡 "죽음과 소녀"는 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 (M. Claudius)라는 시인의 시에 곡이 붙여진 것인데, 죽음에 다다른 소녀와 그녀의 생명을 거두어 가려는 죽음의 사자와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 기본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녀의 간절한 소망, "나는 아직 어려요. 그냥 지나가 주세요."
사자의 달콤한 대답, "나는 친구란다. 괴롭히려 온 것이 아니야. 내 팔 안에서 꿈결같이 편히 잠들 수 있단다."
슈베르트가 죽기 2년 전인 29세 때 (1826년)에 완성된 이 현악 4중주 제14번은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인 다른 대부분의 소규모 곡들과는 달리 깊이 있는 사색과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형식적인 구조와 전개과정에 있어서도 두드러진 성숙도를 보여 준다. 모든 악장이 단조로 쓰여 있어 그 어둡고도 슬픈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그중 일반적으로 2악장이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강렬한 1악장이 시고니 위버가 주연한 "진실"이라는 영화에 삽입되면서 (DG 아마데우스 쿼텟 연주) 주목을 받기도 했다.
  
1938 Mono
String Quartet No. 14 in D minor D. 810 "Death and Maiden"
SCHUBERT
Busch Quartet
EMI

1악장 (1.31MB)
2악장 (1.13MB)
3악장 (382KB)
4악장 (997KB)


 

제 1악장, Allegro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이지만 곳곳에서 슈베르트의 독창성을 엿볼 수 있다. 죽음과의 투쟁을 나타내는 1악장은 마치 베토벤의 C단조 교향곡 "운명"을 연상시키는 강한 동기로 시작되며, 이 동기는 이후에도 계속 사용되어 1악장의 성격을 지배하고 구성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무렵 슈베르트는 병고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고 자신의 작품연주가 취소되는 등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의 생애와 연결시켜 혹자는 이 동기가 삶과 죽음 사이에서 번민하는 그의 "운명의 소리"라고 말하기도 한다. 제시부 는 제1주제부, 제2주제부, 종결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 1주제부 를 이끌어 가는 연속된 셋잇단 음표와 강렬한 포르잔도 (forzando; fz, 세차게)는 긴박감과 초조함 그리고 절망감을 표출하고 있어 슈베르트의 삶의 투쟁을 의미하고 있다고도 한다. 제 2주제부 는 대조적으로 부드럽고 아름다워 어려운 삶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낭만주의 음악가 슈베르트의 인생관이 드러나 있다. 하지만 조금씩 드러나는 첼로는 일말의 불안감을 보여 준다. 잦은 셋잇단 음표의 움직임에서 빠르고 힘찬 16분 음표로 바뀌면서 종결부 로 들어간다. 제시부의 반복 후에 이어지는 전개부 >는 길이는 짧지만 삶과 죽음 사이의 격렬한 투쟁을 묘사하고 있고, 재현부 는 앞에서 제시된 주제들을 변형시켜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마지막 코다>는 마치 죽음 직전에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마지막 안간힘을 쓰는 듯 하다가 조용히 마무리된다 

 

 제 2악장, Andante con moto



2악장은 위에서 언급한 가곡 "죽음과 소녀"의 반주를 바탕으로 한 주제와 5개의 변주 그리고 코다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애잔한 2악장은 현악 4중주곡 "죽음과 소녀"의 작품에서 그 중심을 담당하고 있으며, 죽음과 죽음에 대한 슬픔 그리고 그것을 체념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하게 하는 감동을 자아낸다. 처음 주제 는 마치 장송곡처럼 느릿하며 장중하게 그 어두움이 낮게 깔리며 제시된다. 뒤이은 제 1변주 <에서는 잔잔한 첼로의 피치카토 위에 등장하는 여리고 울먹이는 듯한 바이올린의 선율이 심금을 울린다. 제 2변주 <에서는 제 1변주와는 대조적으로 바이올린이 뒤에서 16분 음표의 배경을 담당하고, 첼로가 나서서 애잔한 선율을 노래한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서로 사이좋게 한번씩 나서는 제1, 2변주 후 제 3변주 에서는 분위기가 갑자기 힘차게 변한다. 바로 이어서 약해진 배경 위로 길고 가늘게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애절한 바이올린. 그리고 다시 힘찬 선율과 반복.... 격렬함과 애절함이 함께 존재하는 이 변주는 양면성이 아닌 하나의 슬픔으로 연결되어 들린다. 연결된 셋잇단 음표를 조용히 엮어 가는 바이올린과 그것을 보조해 주는 나머지 세 악기들의 제 4변주 그리고 제 5변주는 앞 제 2변주의 첼로 선율의 변형이 첼로와 16분 음표를 노래하는 바이올린으로 옮겨지며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격정적인 총주로 몰아 간다. 그 뒤 16분음표의 바이올린 위로 살포시 첼로가 얹혀진다. 코다에서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탄식이 느리고 길게 드리워지며 이 2악장은 끝을 맺는다.

 

제 3악장, Scherzo (Allegro molto) & Trio

 

3악장은 스케르초 악장으로 주부와 트리오 다시 주부의 재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죽음의 춤곡을 표현한다. 스타카토와 액센트 위주의 힘찬 리듬으로 전개되는 주부

 

제 4악장, Presto



3악장의 죽음의 춤곡이 이제는 광란의 경지로 발전된다. 4악장은 주부, 중간부, 주부의 재현, 중간부의 재현, 다시 한번 주부의 재현, 그리고 코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악장 전체가 빠르고 힘차게 진행된다. 이 4악장은 스타카토와 액센트로 숨가쁘게 노래해 나가는 주부의 주제, 그리고 포르잔도의 강한 액센트와 더불어 약간의 여유를 주는 중간부의 주제, 이 두 주제가 몇 차례 주고 받음으로써 전개된다. 중간부의 후반부에서 아주 빠른 속도로 음표를 타는 바이올린은 마치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유사한 선율과 활 놀림을 들려준다. 마지막 주부의 재현 후 코다 역시 빠르고 힘차게 그 끝을 향해 돌진함으로써 이 현악 4중주 제 14번은 종결을 고한다.

    화가명 : 뭉크(edvard munch 1863~1944)
    작품명 : 죽음과 소녀
    제작년도 : 1893
    작품재료 : 캔버스에 유채
    작품크기 : 128x86cm
    소장장소 : 오슬로 뭉크 미술관 소장
     


    작품설명 :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무수한 세대와 장래의 세대와의 보이지 않는 연결을 상징적으로 드라마틱하게 나타내고 있다. 벌거숭이의 천진한 소녀가 죽음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해골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랑과 죽음이 서로 공존하는 가운데 환희에 잠겨 있는 소녀는 죽음을 외면한 채 현실에만 충실하려 한다. 가장자리에는 정충이 그려져 있기도 하며, 태아가 웅크린 모습으로 표현되어져 있다. 사랑, 죽음이 동존 속에 같이 나타나며 남자, 여자 모두가 죽음에 지배되는 동물이다. 죽음을 느끼게 하는 테마는 후에 표현주의 회화에 간혹 나타나는데, 이것은 그 원형의 하나라 할 수 있겠다.
    뭉크의 작품 중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유명한 작품으로, 유화 작품 외에도 동판화 기법으로 완성한 작품이 있다. 뭉크의 숙명관을 보는 듯하다.

    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1740~1815)라는 독일의 서정시인도 ‘죽음과 소녀’라는 시를 남겼다. 그러나 그 소녀는 뭉크의 그림처럼 죽음에 매달리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로 ‘가세요. 아, 지나가세요. 무서운 죽음이여! 제발 나를 만지지 마세요’라며 죽음의 유혹을 뿌리친다. 하지만 죽음은 소녀를 내버려둘 태세가 아니고, ‘네 손을 다오. 아름답고 사랑스런 소녀여! 편안해지거라. 내 품에서 편히 잠들거라’라며 소녀의 손목을 움켜쥐려 한다.

    Der Tod und das Madchen D531(기곡 - 죽음과 소녀)


    작사 : Matthias Claudius (1740-1815)
    노래 : Fischer Dieskau Dietrich(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1925)- baritone
    반주 : Gerald Moore, piano


    Jessy Norman (sop.)
    Phillip Moll(Piano)
        Das Mädchen: Vorüber, ach, vorüber! Geh, wilder Knochenmann! Ich bin noch jung, geh, Lieber! Und rühre mich nicht an. Der Tod : Grib deine Hand, du schön und zart Gebild! Bin Freund und komme nicht zu strafen. Sei guten Muts! Ich bin nicht wild, Sollst sanft in meinen Armen schlafen! 소녀: 가세요, 아, 지나가세요! 무서운 죽음의 사신이여! 난 아직 젊으니, 가세요, 제발! 나를 만지지 말아요. 죽음 : 네 손을 다오, 아름답고 사랑스런 소녀여! 나는 친구이지, 벌하러 온 게 아니야. 편안히 하여라! 난 거칠지 않으니, 내 품에 안겨 평안히 잠들게 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