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한반도에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를 임시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공군 소속 F-22 랩터가 최근 미 본토에서 이동해 광주 비행장에 도착했다. 한 소식통은 “이 스텔스 전투기들은 11일 시작하는 한ㆍ미 연합 공중훈련인 맥스선더에 참석하기 위해 온 것”이라면서도 “F-22 랩터의 한국 도착 시점과 출발 시점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 비행장에 도착한 F-22 랩터는 8대가량이라고 한다. 이날 인터넷엔 광주광역시 인근에서 F-22 랩터가 비행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들이 여러 건 올라왔다.
2009년부터 매년 상반기 한 차례 여는 맥스선더는 한ㆍ미 공군 소속 전투기들이 대항군을 편성해 실전에 가까운 공중전 훈련을 벌인다. 예전엔 한ㆍ미 연합 군사훈련인 독수리 훈련(FE)과 비슷한 시기에 열렸는데 올해는 독수리 훈련과 별개로 진행한다.
지난해 맥스선더엔 한국 공군 전투기 F-15K와 미 공군 F-16 등 100여대가 동원됐다. F-22 랩터가 맥스선더에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F-22 랩터는 지난해 12월에도 한ㆍ미 연합 공군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위해 한국에 파견된 적이 있다. 한ㆍ미 군 당국은 맥스선더에 전략폭격기인 B-52를 투입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F-22 랩터는 생산 대수(187대)가 적어 미 공군에서도 소중한 전력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F-22 랩터가 한반도에 나타난 이유를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하는 북ㆍ미 정상회담과 연결짓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겁내는 F-22 랩터를 동원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최대한 압박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는 의도란 것이다.
지난 1993년 7월 11일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했을 때도 바로 후방 지역에 미군 AH-64 아파치 헬기 십여 대와 기갑부대가 대기한 전례가 있다. 정부 소식통은 “특히 판문점에서 북ㆍ미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F-22가 인근 상공에 비상 대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