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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계단·테라스가 건물 가치 확 올리는 비법"

산야초 2019. 3. 15. 22:17

"노출 계단·테라스가 건물 가치 확 올리는 비법"

    입력 : 2019.03.14 05:35

    ‘부동산의 중심’ 조선일보 땅집고가 절대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로 가는 바른 길을 제시할 ‘제7 조선일보 건축주대학’(www.csacademy.kr)이 오는 26일 문을 엽니다. “좋은 집은 좋은 건축주가 만든다”는 말처럼 건축주 스스로 충분한 지식과 소양을 쌓아야 좋은 건축가와 시공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7기 과정을 이끌 건축 멘토들을 미리 만나 그들이 가진 건축 철학과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미리 만난 건축주대학 멘토] 김종석 쿠움파트너스 대표 “수익률 높이는 데는 열린 구조 건물이 가장 좋아”

    “건물은 거리의 연장(延長)이라고 생각하며 집을 짓습니다. 좋은 건물은 거리를 변화시키죠. 인적이 드문 곳이라도 좋은 임차인을 들이거나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을 만들면 사람이 몰리게 마련입니다.”

    김종석 쿠움파트너스 대표. /김리영 기자

    ‘동네기획가’, ‘골목재생 전문가’. 김종석 쿠움파트너스 대표에게는 이런 별칭이 따라다닌다. 그는 2005년 이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과 연남동에 70채가 넘는 건물을 리모델링하며 이른바 ‘연희동 카페 거리’를 만든 숨은 장본인이다.

    그가 만든 건물은 유독 노출 계단,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 발코니처럼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열린 공간이 많다. 그는 “기존 건물의 담을 허물어 길을 넓히고 공유 공간을 만들면 건물 면적은 조금 줄어든다”면서도 “골목이 살아나면 결국 개별 건물 가치 증대로 이어져 건물주에게도 이득이 된다고 강조한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연희동 사진관'. 인적이 드물던 연희동 골목에 옛날 사진관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인테리어한 건물이 들어서면서 이 일대가 핫플레이스가 됐다. /쿠움파트너스
    이번 제7회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 강의에서 그는 성공하는 수익형 상가를 만들기 위한 이론과 실전에 대한 강연을 맡았다. 강연을 통해 기획한 서울 마포의 상가주택과 빌딩을 직접 찾아가 그 속에 숨은 성공 노하우를 전격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수익형 건물의 핵심 조건을 요약하면.
    어느 동네나 랜드마크 상가가 있는 땅은 공통된 특징이 있다. 바로 유동인구가 풍부하단 점이다. 지하철역이 있거나 대로에 있어 사람이 많이 몰리는 땅에 지어진 건물은 수익형 상가의 기본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을 정도로 디자인이 독특한 건물도 입소문 나는 상가로 떠오른다.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짓는 과정에서 설계를 차별화하면 이전보다 고객이 많이 몰린다.

    맛집으로 소문난 빵집이 들어선 연희동의 한 리모델링 건물. /쿠움파트너스

    임차인이 가진 장사 역량이나 개성이 탁월해도 건물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최근 방송에 맛집으로 소개된 음식점 하나로 인해 그 일대 상권이 전체적으로 살아난 사례도 많다. 이런 임차인 한 명만 있어도 건물주에게는 큰 이득이다.”

    ―수익률을 높이는 디자인이란 어떤 것인가.
    “일반적으로 수익형 건물은 3층 이상 고층부 임대료가 1~2층보다 저렴하다. 이 때문에 굳이 엘리베이터 없어도 되는 3~4층 건물에도 엘리베이터를 달아 임대료를 높이려는 시도를 많이 한다. 하지만 건물을 열린 구조로 만들면 엘리베이터 설치 없이도 고층부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계단을 외부로 내면 1층과 고층부의 임대료 간극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 /쿠움파트너스

    서울 반포동의 기존 주택을 증축한 '해나하우스'. 내외부 계단 시공이 돋보인다. /쿠움파트너스

    열린 구조란 외부 계단, 테라스 등 내·외부 공간이 연결되는 공간을 많이 만드는 것을 말한다. 계단을 건물 바깥에 내고 중간에 테라스를 만들거나 증축한 건물 사이에 연결다리를 놓으면 1층과 5층의 간극이 커지지 않는 식이다. 임대료 차이도 거의 없어진다. 오히려 조망이 좋은 5층 임대료가 더 비싼 경우도 있다. 다만 5층으로 올라가는 일이 힘들거나 번거롭게 느껴지지 않도록 재미난 공간을 만드는데 신경써야 한다.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해나하우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기존 지상 5층짜리 건물 앞에 1개동을 덧붙여 증축한 사례였다. 건축주가 클래식 공연을 좋아해서 증축한 건물 4층에 29평 규모의 소규모 공연장을 넣었다. 꼭대기층은 외관을 스피커 모양으로 만들어 차별화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또 고층일수록 내부에 임대 공간을 더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1층이나 반지하는 도로에서 바로 보이고 고객 접근성이 높아 임대료를 비싸게 받아도 된다. 하지만 5층은 유입 인구가 적어 임차인이 임대료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고층부의 임대 공간을 최대한 늘려 공간당 임대료를 낮추는 대신 전체 임대 수익을 올리면 세입자와 건물주 모두 부담이 사라진다.”

    기존 주택 옆에 건물을 증축해 연결다리로 오갈 수 있도록 만든 연남동의 상가주택. /쿠움파트너스

    ―입소문 난 임차인, 어떤 효과가 있나.
    “어떤 건물주는 방송에서 유명세를 탄 임차인에게 1년치 임대료를 안 받았다. 나머지 면적의 임대 가치가 크게 올랐고 공실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임차인 하나가 건물과 동네 자체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실력으로 입소문이 난 임차인을 받는 것이 건물주에게는 가장 좋다.”

    ―유명 임차인을 들이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맞는 말이다. 다른 방법도 있다.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다양한 임차인을 확보하는 것이다. 서울 연남동에 30년 넘은 단독주택이 있었다. 건축주는 집 앞마당에 1개동(棟)을 더 지어 연결다리를 놓는 방식을 택했다. 외관이 독특하고 인상적이어서 다양한 세입자를 들이는데 성공했다. 인테리어업체, 설계사무소, 꽃집, 양초디자이너, 편의점 등이 입점했다. 그 결과 유동인구가 늘어났다. 건물 하나로 다양한 사람들이 이 지역을 오가게 되면서 거리도 다채로워졌다.

    연남동의 단독주택을 증축시공한 후 다양한 임차인을 들였다. / 쿠움파트너스


    ―예비 건축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시공 계약하기 전에 공사 진행 과정을 상세하게 담은 체크리스트를 먼저 챙기고 공사 중에는 중간보고서, 마무리할 때는 인수인계 파일을 꼭 받길 바란다.

    건축 시공 과정에서 건축주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3가지. /쿠움파트너스

    건축주가 이런 3가지 파일만 챙겨도 공사 기간을 최대 두 달쯤 줄일 수 있다. 한달치 이자와 금융 비용, 받을 임대료 등을 계산하면 3000만~4000만원쯤 된다. 준비를 제대로 못해 공사가 늦어지면 건축주만 손해를 본다.

    또 3가지 파일은 건물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나중에 건물을 매각할 때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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