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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노닌 노래/정도전(鄭道傳)

산야초 2019. 6. 14. 23:04

멀리 노닌 노래/정도전(鄭道傳)


置酒賓滿堂(치주빈만당) : 술상 차려 손님이 집안에 가득하니
起舞歌遠遊(기무가원유) : 일어나 춤추며 멀리 놀게 됨을 노래 부른다.
遠遊亦何方(원유역하방) : 멀리 노는 것이 또한 어느 곳인가
九州復九州(구주부구주) : 중국 땅 다시 또 중국 땅이로다
朝枻洞庭波(조설동정파) : 아침에는 동정호 물결에 노를 젓고
暮泊易水流(모박역수류) : 저물 때는 역수의 흐르는 물에 배를 댄다.
四顧騁遐矚(사고빙하촉) : 사방을 둘러보아 멀리 시야를 달리면서
想像雍熙秋(상상옹희추) : 태평하던 시대를 상상해 본다.
翼翼唐虞都(익익당우도) : 웅장한 당ㆍ우의 수도요
崇崇夏殷丘(숭숭하은구) : 융숭한 하ㆍ은의 터전이다.
歲月曾幾何(세월증기하) : 세월이 이미 얼마나 지났던가
邈矣不可求(막의불가구) : 아득하여 찾아볼 수가 없다.
登車復行邁(등차부행매) : 수레에 올라 다시 또 가니
翩翩逝宗周(편편서종주) : 나는 듯 주나라 땅으로 향한다.
峨峨靈臺高(아아령대고) : 영대는 높게도 솟아있고
靄靄祥雲浮(애애상운부) : 상서로운 구름은 둥실둥실 떠있다.
鳳凰鳴高岡(봉황명고강) : 봉황은 높은 산봉우리에서 울고
關睢在河洲(관휴재하주) : 관저는 하수의 모래섬에 있어라.
緜緜千載後(면면천재후) : 면면한 천 년 뒤까지
綽有無疆休(작유무강휴) : 작작하게 끝없는 아름다움 있어라.
繼世何莫述(계세하막술) : 뒤를 잇는 임금들 어찌 계술을 못하여
王風日以偸(왕풍일이투) : 왕의 풍화가 날마다 투박하여졌어라.
祖龍呀其口(조룡하기구) : 조룡인 진시왕이 그 입을 벌리어
一擧呑諸侯(일거탄제후) : 한 번에 제후들을 삼켜버렸어라.
阿房與天齊(아방여천제) : 아방궁이 하늘과 높이를 같이하여
兀盡蜀山頭(올진촉산두) : 촉산의 머리를 빨갛게 만들었어라.
禍在魚狐間(화재어호간) : 재앙이 물고기와 여우 사이에 있어서
一朝輸項劉(일조수항류) : 하루아침에 항우ㆍ유방에게 넘겨주었어라.
孰非出民力(숙비출민력) : 어느 것인들 백성의 힘에서 나오지 않았으랴
得失如薰蕕(득실여훈유) : 얻고 잃는 것이 훈유와 같도다.
徘徊感今昔(배회감금석) : 배회하며 옛날과 지금을 느끼다가
日晏旋我輈(일안선아주) : 해가 저무니 내 수레를 되돌렸다.
滿堂賓未散(만당빈미산) : 당에 가득한 손님들 흩어지지 않았으니
擧酒相獻酬(거주상헌수) : 술을 들어 서로가 주고받는다.
高歌未終曲(고가미종곡) : 높은 노래 곡조를 맞추지 못하니
雙涕爲君流(쌍체위군류) : 두 줄기 눈물을 그대를 위하여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