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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문 여는 식당⑥ 대성집

산야초 2015. 10. 9. 22:18

[권순홍의 맛집] 아침에 문 여는 식당⑥ 대성집


  • 권순홍 기자

 

흔히 얘기 하기를 우리 민족 만큼 소고기를 알뜰하게 사용하는 민족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소를 도축하면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데, 여러 부위의 살코기는 물론 곱창과 같은 내장 부속물과 소피로 만든 선지, 소가죽 안쪽에 붙어있는 아교질까지 ‘수구레’라는 이름으로 국밥의 재료로 사용하는 등 소의 모든 부위를 요리의 재료로 사용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소의 각 부위를 섭취했을 때 사람의 같은 부위에 유익하게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소의 무릎 뼈인 도가니는 칼슘성분이 많아 뼈와 관절에 좋고, 소간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A는 간의 기능을 강화시켜 피로 회복과 스태미너에 좋다. 또 철분이 풍부한 선지는 빈혈에 효과적이다.

 

도가니탕은 소의 무릎 뼈를 고아 만드는 전통적인 보양음식으로, 도가니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칼슘 성분은 어린이에게는 뼈의 성장을 돕고, 노인에게는 골다골증 예방 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대를 어우르는 건강식이라 할 수 있겠다.

 

독립문 사거리 영천시장 길 건너편 골목 안에서 60여년을 영업하다 재개발로 인해 2014년 4월 현재의 위치인 독립문 사거리 ‘대신 중·고등학교’ 옆으로 이전한 대성집은 도가니탕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맛있다고 평가 받는 식당이다.

 

국내산 도가니(무릎 물렁뼈)와 스지(사태살에 붙어 있는 힘줄) 그리고 사태 부위의 고기만을 넣어끓인 도가니탕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낸다.

 

일반적으로 설렁탕을 주력 메뉴로 하는 식당에서 내놓는 도가니탕은 사골 국물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러면 사골의 진한 맛으로 도가니의 참맛을 느낄 수 없게 되는데, 대성집은 사골을 사용하지 않고 도가니와 스지, 사태만을 사용해 깔끔한 도가니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가격대비 제법 넉넉하게 넣어주는 도가니와 스지는 익은 정도가 알맞아, 질기지 않고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어 씹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식당 입구 전경.

 

세월의 흔적이 묻어 나던 옛 교북동 한옥에 비해 접근성도 좋아졌고 외관이나 실내 모두 깔끔하게 변신했다. 식당 입구에 6~7대 정도 주차 공간이 있고 길 건너편에 유료 주차장도 있으니 주차 문제도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

▲도가니탕 (10,000원)의 기본 상차림.
▲양념장.

 

요즘 이름이 알려진 식당의 탕반(湯飯) 가격이 만원 안팎인 것을 감안 한다면 비싸다 할 수 없는 가격에 보양의 기분까지 느끼며 든든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다.

 

▲도가니수육 22,000원.

 

탕 안에 넉넉하다 할 만큼 푸짐한 양의 도가니가 들어가 있어 아침식사로는 충분하지만, 여럿이 방문했거나 저녁식사 시간이라면 도가니 수육을 주문해 도가니 만으로 배를 채우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

 

▲반찬 3종세트.

 

개인적으로 대성집의 아쉬운 부분이 도가니탕의 완성도에 비해 김치와 깍두기의 맛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 식당을 아는 지인이나 온라인에서의 평을 보더라도 김치의 숙성도가 일정하지 않은 점과 깍두기의 맛이 달다는 의견이 많다. 그리고 사람마다 호불호는 갈리지만 고추장에 버무린 마늘은 고기국물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특색 있는 반찬으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5
전화: 02-735- 4259
영업시간: 08:00 ~ 21:00  (일요일 휴무)
메뉴: 도가니탕 10,000원   (특)도가니탕 13,000원    해장국 6,000원   도가니수육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