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경례 모습이 화제다. 군인보다 더 군인 같다는 말이 나온다. 13일 경찰대 졸업식, 지난 6일 계룡대에서 열린 2014년 장교 합동임관식에서 보여준 거수경례 모습을 두고서다. 최근 박 대통령의 경례 모습을 본 군 관계자는 “30년 넘게 군 생활을 한 내가 봐도 흠 잡을 데가 없다”며 “군인이나 경찰보다 더 규정대로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25일 취임식 때만 해도 박 대통령의 경례 모습은 서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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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당시 박 대통령은 집게와 가운뎃손가락 사이를 오른쪽 눈썹의 오른쪽 끝부분에 붙이고, 상박(어깨에서 팔꿈치까지 부위)은 가슴 앞으로 60도를 유지하라는 군 경례 규정을 따르려 했으나 당시 눈썹 옆으로 들어올린 오른쪽 손바닥이 보였다. “손가락은 모두 합쳐서 곧게 펴고 손등과 손바닥이 수례자(경례를 받는 사람)에게 보일까 말까 하게 유지하라”는 게 군의 규정이다. 펴져 있어야 할 손목도 약간 구부러졌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 등의 경례 모습도 합격점에 미달이었다. 한 예비역장성은 “전직 대통령들은 취임식 선서를 할 때 오른손을 드는 모습은 완벽한데 경례를 받는 자세는 부족했다”고 평했다.
10여 일 뒤인 지난해 3월 8일엔 다소 나아졌다. 2013년 장교 합동임관식 때의 경례 사진에는 손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취임식 경례 장면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고 수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동영상을 보면 들어올린 오른손 손날을 살짝 아래로 내리는 장면도 나온다. “한 동작으로 절도 있게 올린다”는 경례 요령과 달리 동작을 수정한 것이다. 요령은 알고 있지만 몸에 익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 부족함은 그해 5월 한국형 헬기 ‘수리온’의 전력화 행사 때도 이어졌다. 약간 구부러져야 할 엄지손가락은 곧게 펴져 있고, 펴야 할 손목은 구부러져 있었다.
이랬던 박 대통령의 경례가 달라진 건 지난해 10월 1일 진행된 65주년 국군의 날부터다. 군에서 거수경례는 ‘엄숙한 군기’의 겉으로 드러난 상징이다.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대신 꼿꼿한 자세로 팔을 들어올려 인사를 한다. 목욕탕 속에서도 군인들끼리는 거수경례를 하는 상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완벽한 경례를 했다. 한 동작으로 손바닥은 보일 듯 말 듯, 약간 구부린 손가락 끝, 쫙 편 손목.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다.
비결은 뭘까. 창군 65주년 행사로 성대히 치렀던 지난해 국군의 날을 앞두고 청와대와 국방부 차원에서 “국민의 이목이 집중될 행사인데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의 경례 모습을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전달됐다고 한다. 이 건의가 국가안보실과 경호실 등에 포진한 군 출신들을 통해 전달됐고, 박 대통령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이후 대통령 스스로 거울을 보면서 규정에 맞도록 연습을 한 것으로 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군인 출신 대통령 측근들의 개인교습도 있었을 것으로 군 안팎에선 추정하고 있다. 결국 연습을 했으니 군인보다 더 군인 같은 대통령의 경례가 완성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익명을 원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평소 군의 역할과 사기 유지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경례 모습은 북한 지도자들의 경례 모습과 또 다르다.
2011년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생전 열병식 등에 참석해 손을 올리다 마는 식으로 경례를 받곤 했다.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의 경례 역시 김정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어떻게 보면 건성건성 경례하는 것 같기도 하고, 거만해 보이기도 한다. 한 탈북자는 “북한에선 김정일·김정은 등 최고지도자는 손을 한 번 들어도 주민들이 열광하곤 한다”며 “국민에 대한 존경심을 담은 경례가 아니라 본인의 권위를 보여주는 행동이 북한 지도자의 경례”라고 말했다. 경례의 개념부터 우리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정용수 기자
취임식 당시 박 대통령은 집게와 가운뎃손가락 사이를 오른쪽 눈썹의 오른쪽 끝부분에 붙이고, 상박(어깨에서 팔꿈치까지 부위)은 가슴 앞으로 60도를 유지하라는 군 경례 규정을 따르려 했으나 당시 눈썹 옆으로 들어올린 오른쪽 손바닥이 보였다. “손가락은 모두 합쳐서 곧게 펴고 손등과 손바닥이 수례자(경례를 받는 사람)에게 보일까 말까 하게 유지하라”는 게 군의 규정이다. 펴져 있어야 할 손목도 약간 구부러졌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 등의 경례 모습도 합격점에 미달이었다. 한 예비역장성은 “전직 대통령들은 취임식 선서를 할 때 오른손을 드는 모습은 완벽한데 경례를 받는 자세는 부족했다”고 평했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왼쪽)과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의 경례 모습. 두 사람은 셋째 손가락이 관자놀이에 살짝 닿는 북한의 거수경례 모습과 달리 손을 올리다 마는 식으로 경례를 했다. [중앙포토]
2% 부족함은 그해 5월 한국형 헬기 ‘수리온’의 전력화 행사 때도 이어졌다. 약간 구부러져야 할 엄지손가락은 곧게 펴져 있고, 펴야 할 손목은 구부러져 있었다.
이랬던 박 대통령의 경례가 달라진 건 지난해 10월 1일 진행된 65주년 국군의 날부터다. 군에서 거수경례는 ‘엄숙한 군기’의 겉으로 드러난 상징이다.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대신 꼿꼿한 자세로 팔을 들어올려 인사를 한다. 목욕탕 속에서도 군인들끼리는 거수경례를 하는 상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완벽한 경례를 했다. 한 동작으로 손바닥은 보일 듯 말 듯, 약간 구부린 손가락 끝, 쫙 편 손목.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익명을 원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평소 군의 역할과 사기 유지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경례 모습은 북한 지도자들의 경례 모습과 또 다르다.
정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