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업적 이론화… 개도국에 도움 될 것"
입력 : 2016.03.04 06:00
['박정희 기념재단' 이사장 좌승희]
"'박정희 대통령'을 보통명사처럼 친숙하게 만들고 싶어요. 발전이 더딘 나라들에 도움이 될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이론화해야지요."
좌승희(69) 전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최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한국은행에서 시작해 미국 UCLA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이후 KDI 연구위원과 한국경제연구원장, 한국비교경제학회장, 경기개발연구원장 등을 거쳐 최근에는 영남대 새마을대학원에서 가르친 학자(學者) 출신이다.
서울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에서 만난 좌 이사장은 1층 전시실 입구를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 "내년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재정비하는 중"이라는 그는 "경부고속도로 준공식 때 연설하는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모습을 실제처럼 보고 들을 수 있는 입체 음향 시설을 설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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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탄생 100주년… 재정비 분주
"박 前대통령 정신 후대 전하고파"
"아이디어는 많아요. 기념도서관에 자료를 많이 비치해 연구자나 학생이 찾아오게 하고 싶죠. 학자로서 박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가 제대로 조명될 수 있도록 사상과 정책을 잘 정리해 후대에 그 분의 유산을 전하고 싶어요." 좌 이사장은 그러나 "아직 재단 설립 3년 차로 민간이나 정부 지원 없이 100% 국민 성금만으로 운영돼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며 "재단 운영비 규모와 기능 확충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한국 경제사를 연구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좌 이사장은 "'시장에 맡기면 된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등 기존 경제학 이론으로는 박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설명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오랜 연구 끝에 박 전 대통령이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철저한 경쟁을 통해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워 한국 경제를 일으켰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 전 대통령은 친(親)재벌 정책을 편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중소기업들을 대기업으로 키운 것으로 봐야 합니다. 삼성·대우·현대 같은 기업이 그렇게 만들어졌고 경제성장을 이룬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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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업의 경쟁을 요구할 것
좌 이사장은 고등학교 3년 동안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5·16 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았고, 서울대 재학 중엔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 이름의 가운데 글자를 딴 이름의 기숙사 '정영사(正英舍)'에서 살았다. 성적이 우수한 지방 학생 중 학년별로 40여 명에게 입사(入舍) 기회가 돌아갔다. 좌 이사장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표학길 전 서울대 교수 등과 한방에서 지냈다. 그는 "육 여사가 기숙사생을 청와대로 불러 국수를 끓여주신 적이 있다"며 "고마운 일이지만 그때는 특별한 일로 여기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마냥 좋게 생각하진 않았었죠. 대학생 때는 친구들과 데모에 참여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나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면서 독재 등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인 측면에서 문제라고 지적받는 부분들은 강력한 정책 집행 과정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성장'을 함께 이루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역사적으로 불행하게도 그런 나라는 없더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살아 있었다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고민하다 이렇게 말했다. "중소기업 지원책을 펴는데 공평하게 나누면 안 된다고 하실 것 같아요. 경쟁 없인 글로벌 기업이 나올 수 없죠. 대기업의 성장을 언급하는 게 금기(禁忌)라는 분위기도 문제고요. 오히려 큰 기업끼리 치고받으며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고 하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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