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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동네' 연희동, 지금은 공예인들의 놀이터

산야초 2016. 4. 21. 19:09

'대통령 동네' 연희동, 지금은 공예인들의 놀이터

입력 : 2016.04.21 03:00 | 수정 : 2016.04.21 08:16

- '연희, 걷다: 공예, 있다' 프로젝트
연희동에 모인 공예작가 40여명, 작업실·옷집 등서 23일부터 전시
워크숍·벼룩시장도 같이 열려 "情과 손의 따뜻함 나눌 겁니다"

서울 서쪽에 자리 잡은 '연희동'엔 '대통령(전두환·노태우) 동네', 전통적 부촌(富村)이란 꼬리표가 붙는다. 동네 전체가 담장 높은 집 이미지랄까.

요사이 연희동이 변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이 상대적으로 적어 예전 모습 그대로인 단독 주택 사이로 작은 공방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골목 따라 옹기종기 붙은 동네 미장원, 쌀집의 새 이웃은 구수한 커피향 솔솔 풍기는 카페다. 이웃 동네 연남동을 변화시킨 보드라운 문화의 힘이 대로(大路) 하나 두고 마주한 연희동으로 뻗어가는 중이다.

둥지 튼 예술가도 늘었다. 소설가 김영하, 미술가 김준·최우람·뮌(김민선·최문선)·백지혜, 만화가 이우일, 동화작가 선현경 부부…. 여러 장르, 여러 빛깔 예술가가 연희동을 텃밭 삼아 창작열을 지핀다. "몇 해 전부터 작가들이 몰렸는데 지금은 40~50명은 족히 넘는 것 같아요. 옆집에도 젊은 작가 분들이 계시고." 연희동 카페 겸 전시공간 '보스톡' 임성연 대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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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희동 궁동산 산자락에 있는 공방‘보임 스튜디오’에 연희동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고보형, 백경찬, 박소연, 박지은, 이상민, 신현호, 박미란, 권혜경. 모두‘연희, 걷다’에 참여하는 작가들이다. /장련성 객원기자
조용히 변화하고 있는 연희동에서 오는 23일부터 2주간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연희동 주민센터에서 이 동네 랜드마크로 통하는 '사러가쇼핑', 궁동산으로 연결되는 지역의 공방을 중심으로 공예 작가 40여명이 여는 '연희, 걷다: 공예, 있다'란 프로젝트다. 금속공예가 고보형·백경찬·박미란, 장신구 작가 김정후·박지은, 유리 공예가 김정석·양현진 등이 참여한다.

'보임 스튜디오' '스튜디오 69' '갤러리 8PM' 같은 예술가 공방에서 도자기·금속공예·보석·누비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이 전시된다. 사진관('연희동 사진관'), 옷집('손현주의 집'), 유기농 가게('명조장)' 등 작은 가게들도 전시 무대로 변한다. 평소 구경하기 어려운 예술가의 작업실에서 워크숍이 진행되고, 카페('보스톡')에선 벼룩시장이 열린다.

"연희동은 세트 같지 않고 살아 있는 동네, 그러면서도 조용하고 점잖은 곳이에요. '공예'의 본질인 '일상'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동네라 봅니다." 참여 작가인 고보형 한양대 디자인대학 교수가 말했다. 4년 전 이곳 2층 단독주택으로 이사 온 고 교수는 아내(장신구 작가 박소연)와 함께 자택에서 공방 '갤러리 8PM'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의 주축이 된 백경찬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와 아내 권혜경(인테리어 디자이너)씨는 "최근 이곳으로 이사 왔는데 진지하게 작업하는 작가 분이 많아 반가웠다"며 "각자 작업만 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희동 문화를 가꿔가자는 공감대가 일어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했다.

전시 기획은 이주현 홍익대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와 도시문화콘텐츠 회사 '어반 플레이(대표 홍주석)'가 담당했다. "전시 준비하 며 동네 분들을 부지런히 만났어요. 미장원에 짐 맡기고 장 보는 분들도 있고, 옆집 사정 속속들이 아는 이웃도 많았어요. 아파트에선 볼 수 없는 '이웃 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자, 장인 정신에 충실한 작가들의 새로운 터전이었어요. 정(情)과 손의 따뜻함을 나누자, 이게 저희 바람이에요." 문의 www.yeonhuidong.com, (070)7619-7337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