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4.21 19:06
<블로그여행기>
산토리니 인포메이션 센터에 물어보니 딱 하나 남은 방이 150불이란다. 3박 이상 체류할 예정이라 도저히 타협할 수 없는 가격이었다. 일단 시내로 이동해 직접 발품을 팔아보기로 하고 택시를 기다린다. 50분을 기다려 한 대가 와서 섰다. 어디선가 우우우 하고 나타난 총천연색 레이밴의 유럽 청년 무리가 택시를 차지한다. 역시 40여 분이 흘러 또 한 대가 와서 섰다. 남은 레이밴 무리가 또 우우우 하고 차에 타버렸다.
나는 입을 꾹 다물고 비싼 호텔과 타협하고 픽업 밴을 부른다. 다시 인포로 돌아와 아까 그 호텔에 연락해 달라고 하였다. 그때 뒤에 서 있던 중국 아이가 말을 건네 왔다. "나도 혼자인데 방 같이 쓸래?" 옳거니, 거절할 이유가 없다. 베이징에서 온 그녀의 이름은 그레이스,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영어가 유창한 미인이었다.
먹고 바다 보고 와이파이 잡고, 나가는 건 잊어버린 지 오래
산토리니는 미코노스보다 훨씬 훠얼씬 큰 섬으로 피라에서 이아까지 꼬박 40분을 운전해야 한다. 고운 모래 대신 화산재가 깔린 블랙 비치는 볕도 물도 땅도 물놀이를 즐기기에 적당하진 않았다. 섬을 순환하는 버스는 두 대 정도를 보낸 뒤에야 탈 수 있었다.
사실 피라의 숙소 난간에 앉아 멍하니 바다와 집들을 구경하는 것이 제일 재밌었다. 다닥다닥 붙은 집의 개수를 세어보다 난간에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다 날이 저물면 다음 날 다시 이어서 세는 식이었다. 하루는 뚜껑 열리는 스마트를 백 불 남짓에 빌려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았다.
엽서 그대로
그리도 아름답다는 이아의 해넘이를 보기 위해 서쪽 절벽 가득 사람들이 줄을 섰다. 아아, 골든선셋이란 이런 것이로구나. 반짝반짝 금빛으로 온 바다가 빛났다. 이런 곳에 혼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산토리니에서의 3박 후 그레이스는 아테네로, 나는 다시 터키로 간다. 산토리니를 떠나는 마지막 날 서로에게 감사했다. 그레이스, 신혼여행의 성지라는 이 섬에 네가 있어 외롭지 않았어.
골든 선셋이라는 말을 처음 눈으로 확인한 날.
INFORMATION
산토리니 관광정보 www.santorini.us
페리시간 조회 www.gtp.gr
Ahinio 신항구 그리스 섬을 출발한 배들은 신항구로 도착함/ 바로 앞 여행자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숙소 연결
피라타운 택시 20분/10-20유로(성수기에는 잡기가 너무 어려우니 숙소 픽업 추천)
렌트카 국제면허증 없이도 가능했음/ 벤츠 스마트 아침-저녁까지 20유로
시내 교통 유명 관광지를 이으며 한 번 타려면 2대를 보내야 함/ 땡볕에 기다리는 게 고역이니 렌트카 추천
레드 비치/ 페리사 비치/ 까마리 비치 화산재 모래사장으로 태닝/ 해수욕 모두 적당하지 않음
이아마을 돌아오는 버스를 타기 몹시 어려움/ 선셋시간에 맞춰 자리 잡은 사람들이 많음/미리 나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