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이 내려앉은 천년 고찰, 밀양 '무봉사'
입력 : 2015.05.07 17:58 | 수정 : 2015.05.07 18:48
밀양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가 바로 '영남루'다. 진주의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누각으로 불리는 영남루는 바로 뒤편에 또 하나의 보물을 숨겨두고 있다. 그 보물은 바로 '무봉사'다.
무봉사라는 이름은 '봉황이 춤추는 형국'이라는 의미다. 무려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아담한 사찰 무봉사. 이곳은 소박하고 아늑한 분위기와 흥미로운 옛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 무봉사에 오르면 밀양강과 밀양 시내의 모습이 한눈에 펼쳐진다.
무봉사의 유래는 천년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통해 알 수 있다. 설화에 따르면 신라시대 법조라는 고승은 현재의 영남루 자리에 있던 영남사를 방문했다가 큰 봉황새가 날아와 무봉사 자리에 앉는 것을 목격했다. 이에 고승은 그곳이 상서로운 자리라 생각하고 무봉암이라는 암자를 만들었다. 이후 영남사가 불에 타 없어지면서 무봉암은 무봉사로 승격됐다.
무봉사로 이어지는 길은 영남루에서 밀양강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나오면 등장한다. 오르막길 옆으로는 무봉사의 사계절 모습을 담은 사진과 명사들의 한시 등이 붙어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 아담하지만 깊은 매력을 지닌 사찰, 무봉사.
나지막한 언덕길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무봉사의 입구인 무량문이 등장한다. 무량문 양쪽에는 방문객을 내려다보는 듯한 사천왕이 그려져 있다. 일반적인 사찰의 사천왕상은 나무 조각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무봉사의 사천왕은 그림으로 그려진 것이 특이하다.
조금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이 펼쳐진다. 무봉사는 아담한 규모의 사찰이지만 절 아래로 펼쳐진 밀양강의 풍경은 전국의 유명한 사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무봉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보물 제493호로 지정된 '무봉사 석조여래좌상'이다. 온화한 표정이 돋보이는 이 불상은 약 천년전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석조여래좌상의 특징은 광배 뒷면에 약사여래좌상이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광배란 불상의 뒤쪽에 있는 동그란 모양의 장식을 말한다.
▲ 보물 제493호로 지정된 무봉사 석조여래좌상의 모습.
또한 무봉사에는 밀양의 4대 신비 중 하나인 태극나비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통일신라 말기 국론이 분열되고 나라가 전쟁에 휩싸였을 때의 일이다. 한 무리의 나비가 무봉사가 있는 아동산을 날아다니다 사라져버린 후 고려가 세워지고 통일을 이룩했다는 것이다. 그 후에도 가끔 태극나비가 나타나면 나라에 경사가 생겼다고 한다.
이 나비의 날개에는 태극무늬가 새겨져 있어 태극나비라 부르게 됐다. 또한 고려시대에는 '국성접'이라 부르며 보호하기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후 무봉사를 참배하고 나면 경사스러운 일이 생긴다고 전해져 태극나비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태극나비를 보지는 못해도 아이들이 소원을 담아 만든 나비가 있으니 아쉬워말자. 무봉사 옆의 언덕에는 나비 모형이 세워진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알록달록한 나비 모형은 사랑과 행복, 소원성취의 의미를 담고 있다.
▲ 무봉사 옆쪽으로는 나비 모형과 연리지, 사명대사 동상이 세워져 있다.
언덕에서는 나비 모형 이외에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연리지'와 '사명대사 동상'이 바로 그것. '연리지'란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의 줄기가 이어져 하나로 합쳐진 것으로 영원한 사랑을 상징한다. 연리지 바로 옆으로 하트를 뒤집어놓은 모양의 쉼터가 있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다.
숨을 고르고 다시 계단을 오르면 사명대사 동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밀양의 대표적인 위인 중 하나인 사명대사는 나라를 위해 싸운 의병장으로 유명하다. 또한 사명대사 동상으로 향하는 길은 밀양읍성으로 이어져 밀양 아리랑길 1코스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무봉사는 밀양의 대표 명소인 영남루와 도보로 5분밖에 걸리지 않는 위치와 밀양 아리랑길로 이어지는 최적의 연계 관광지다. 밀양을 방문한다면 이곳 무봉사에서 밀양강의 시원한 풍경을 만끽하며 여유를 누려보는 건 어떨까.
※관련 정보
▶ 무봉사
- 주소 : 경상남도 밀양시 내일동 37
- 문의 : 055-354-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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