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땀 씻어주던 여름밤의 만찬
입력 : 2016.06.24 11:12
[이현수의 도란도란 식탁] 올갱이국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 해장국은? ①콩나물국 ②북엇국 ③우거지해장국…. 천만의 말씀, 해장국계의 톱은 단연 올갱이국이다. 물론 내 생각이다. 더위로 심신이 나른해지는 6월이 되면 올갱이국을 먹고 싶은 욕구가 폭발하듯 치솟는다. 일명 솟증(이 말을 대체할 정확한 표준어가 없다). 서울에선 올갱이를 쉽게 살 수도, 마땅한 올갱이국집도 없다. 솟증이 나면 병아리만 쫓아도 낫는다는 속담이 있듯 올갱이국과 유사한 음식을 찾아야 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올갱이국은 오로지 올갱이로만 완성되는,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맛을 가진 동시에 잡맛을 허용치 않는다. 지극히 배타적인 음식이기 때문. 거칠게 요약하면 꼴값 이상을 하는 요리라는 얘기다. 생긴 것과 다르게 맛깔난 요리로는 그 첫째가 올갱이국이고, 둘째는 망둑엇과 물고기인 짱뚱어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꼭 이맘때부터 8월까지, 들판에서 일하던 마을 사람들은 밤이 되면 삼삼오오 새다리 밑으로 모여들었다. 칭얼대는 어린것에게 젖을 물린 아낙은 긴긴 숨을 토해내며 그 밤에야 등을 곧게 폈고, 사내들은 손전등을 켠 채 냇물에서 올갱이를 훑으며 하루의 땀을 씻었다. 올갱이는 야행성이라 밤이면 돌 틈에 새까맣게 붙어 있다. 뜨거운 쑥불에서 불티가 날고 반딧불이의 분주한 짝짓기가 시작되면 냇가에서 첨벙거리던 아이들이 돗자리로 몰려든다. 커다란 가마솥에선 이미 올갱이가 삶기고 있다. 새파란 입술로 오돌오돌 떨며 까먹던 올갱이의 고소하고 아릿한 맛, 1급수에서 사는 청정한 올갱이에게서 우러나던 푸르스름한 육수, 가끔 씹히는 수제비의 쫄깃한 식감. 너나없이 올갱이국에 밥을 말아 후후 불며 먹던 그 여름밤의 성대한 공동체 밤참. 아이들조차 '혼밥'을 먹는 쓸쓸한 시대, 그 맛을 대체할 음식이 세상 어디에 있으랴.
다슬기 또는 고둥이라고 하는 올갱이는 요즘이 제철이다. 시골 5일장에 가면 나오는데 1㎏에 1만5000원가량 한다. 색은 암갈색으로 표면이 매끈하고 굵은 참다슬기를 깊은 물에서 잡은 것이다. 껍데기가 길고 골이 많이 진 것은 얕은 시내나 모래가 많은 곳에서 채취한 것으로 맛이 떨어진다. 올갱이는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가 해감한 뒤 바락바락 씻어 건진다. 소쿠리에 담긴 올갱이 입이 쏙 나오면 이때 끓는 육수에 넣어야 살이 잘 빠진다.
1 집된장 2숟가락+고추장 1/3숟가락을 넣어 끓인 물에 올갱이를 삶는다. 2 삶은 올갱이를 건져낸 뒤 국물은 반드시 체에 거른다. 올갱이 뚜껑이 국물에 떨어져 지금지금 씹히기 때문. 3 아욱은 손으로 치대 풋내를 없애고 초록색 물이 빠질 때까지 여러 번 헹군다. 4 깐 올갱이에 밀가루를 입혀 흔들어 놓는다. 5 팔팔 끓는 올갱이 육수에 아욱+깐 다슬기+다진 마늘+고춧가루를 넣고 한소끔 끓인 뒤 마지막에 수제비를 아주 야박할 정도로 드문드문 떠 넣고 대파를 넣는다. 6 완성된 올갱이국에 청양 고추를 썰어 넣으면 뒷맛이 개운하다.
올갱이 하나만으론 해장국계의 제왕으로 군림할 수 없다. 반드시 된장이 뒤따라야 한다. 쿰쿰한 된장은 올갱이를 받쳐주는 맛이다. 올갱이로 해장할 땐 푸르스름한 올갱이 육수를 눈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맑게 끓이는 것이 좋다. 집된장 1숟가락+소금+집간장(깊은 맛을 내기 위해)으로 간한 뒤 아욱 대신 부추를 넣으면 영양 만점 올갱이 해장국이 완성된다.
올갱이국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동해식당(043-742-4024)과 안성식당(043-742-4203)이 유명하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추풍령휴게소가 가까워질 무렵 황간 나들목으로 나가면 된다. 동해식당은 국물 맛이 진하고 안성식당은 맑은 편이다. 입맛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올갱이국이 진국인 대신 식당이 허름하고 주인들은 하나같이 상냥하질 않다. 상냥하면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하는 이 고장 사람들 기질 탓이다. 하나,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지는 않는다. 올갱이국 7000원 올갱이 볶음 1만원인데, 올갱이 볶음을 먹고 남으면 거기에 밥을 비벼도 나쁘지 않다. 둘 다 포장 가능. 올갱이 진액도 팔지만 개인적으론 올갱이국을 추천한다. 5월에서 10월까지, 되도록 올갱이 철에 가서 먹는 것이 좋다.
다슬기 또는 고둥이라고 하는 올갱이는 요즘이 제철이다. 시골 5일장에 가면 나오는데 1㎏에 1만5000원가량 한다. 색은 암갈색으로 표면이 매끈하고 굵은 참다슬기를 깊은 물에서 잡은 것이다. 껍데기가 길고 골이 많이 진 것은 얕은 시내나 모래가 많은 곳에서 채취한 것으로 맛이 떨어진다. 올갱이는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가 해감한 뒤 바락바락 씻어 건진다. 소쿠리에 담긴 올갱이 입이 쏙 나오면 이때 끓는 육수에 넣어야 살이 잘 빠진다.
1 집된장 2숟가락+고추장 1/3숟가락을 넣어 끓인 물에 올갱이를 삶는다. 2 삶은 올갱이를 건져낸 뒤 국물은 반드시 체에 거른다. 올갱이 뚜껑이 국물에 떨어져 지금지금 씹히기 때문. 3 아욱은 손으로 치대 풋내를 없애고 초록색 물이 빠질 때까지 여러 번 헹군다. 4 깐 올갱이에 밀가루를 입혀 흔들어 놓는다. 5 팔팔 끓는 올갱이 육수에 아욱+깐 다슬기+다진 마늘+고춧가루를 넣고 한소끔 끓인 뒤 마지막에 수제비를 아주 야박할 정도로 드문드문 떠 넣고 대파를 넣는다. 6 완성된 올갱이국에 청양 고추를 썰어 넣으면 뒷맛이 개운하다.
올갱이 하나만으론 해장국계의 제왕으로 군림할 수 없다. 반드시 된장이 뒤따라야 한다. 쿰쿰한 된장은 올갱이를 받쳐주는 맛이다. 올갱이로 해장할 땐 푸르스름한 올갱이 육수를 눈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맑게 끓이는 것이 좋다. 집된장 1숟가락+소금+집간장(깊은 맛을 내기 위해)으로 간한 뒤 아욱 대신 부추를 넣으면 영양 만점 올갱이 해장국이 완성된다.
올갱이국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동해식당(043-742-4024)과 안성식당(043-742-4203)이 유명하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추풍령휴게소가 가까워질 무렵 황간 나들목으로 나가면 된다. 동해식당은 국물 맛이 진하고 안성식당은 맑은 편이다. 입맛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올갱이국이 진국인 대신 식당이 허름하고 주인들은 하나같이 상냥하질 않다. 상냥하면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하는 이 고장 사람들 기질 탓이다. 하나,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지는 않는다. 올갱이국 7000원 올갱이 볶음 1만원인데, 올갱이 볶음을 먹고 남으면 거기에 밥을 비벼도 나쁘지 않다. 둘 다 포장 가능. 올갱이 진액도 팔지만 개인적으론 올갱이국을 추천한다. 5월에서 10월까지, 되도록 올갱이 철에 가서 먹는 것이 좋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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