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의 제주도'라더니.. 아름다운 돌담길
[경북 고택 기행10] 경북 군위군 부림 홍씨 세거지인 한밤마을오마이뉴스 조정훈 입력 2015.08.27 14:33
[오마이뉴스 조정훈 기자]
▲ 경북 군위군 부계면 한밤마을의 정겨운 돌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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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란은 처음 제2석굴암이라 불리는 삼존석굴이 있는 갑골 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삼존석굴
은 신라 소지왕 15년(493년) 극달화상이 창건한 절로 원효대사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동굴에 아미타불과 대세지보살, 관음보살을 봉안했다고 전해진다.
▲ 경북 군위군 부계면 팔공산 자락에 있는 '삼존석굴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제2석굴암이라고 불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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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군위군 부계면에 있는 제2석굴암. 삼존석굴. 이 불상은 9세기 후반에 유행하던 석조비로자나불좌상으로 경주 석굴암보다 1세기 정도 앞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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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을 등지고 있는 갑골마을에서 홍란은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이후 홍란의 9세손인 홍로가 대율리에 터전을 잡고 집을 지을 터를 닦을 때 땅 밑에서 많은 돌들이 나왔다. 홍씨 일가는 땅에서 파낸 돌을 처리하기 위해 땅의 경계를 삼는 방법으로 돌을 쌓아 담을 만든 것이다. 현재 한밤마을에는 부림홍씨가 80%정도 거주하고 있다.
▲ 한밤마을에도 1970년대 들어 새마을운동이 진행되면서 길이 넓어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새마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있다. 이곳은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걷기엔 불편할만큼 좁은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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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마을의 돌담길. 돌담 위에는 호박넝쿨이 자라나고 돌마다 이끼가 있어 세월의 유구함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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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를 지녀온 돌담은 지난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진행되면서 변형이 있었다. 마을 길을 넓히다보니 돌담이 원형대로 보존되지 못하고 새로 쌓은 것이다. 하지만 마을 위쪽에는 아직도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돌담길이 그대로 남아 있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길 양 옆에 돌담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끼가 끼거나 담쟁이덩굴이 뒤덮은 돌담 위로는 호박줄기가 길게 늘어져 있고 넓은 호박잎이 하늘을 향해 바라보고 있다. 한밤마을을 찾은 여행객들은 마을 입구에서부터 발길을 멈추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한밤마을 돌담옛길은 모두 3코스로 나뉘어 있다. 하지만 어느 곳으로 가든지 정겨운 돌담길로 이어지고 돌담길은 마을을 돌면서 만나게 된다. 돌담길을 걷다가 담장 너머 집들을 바라보면 정겨운 농촌의 모습을 보게 된다.
▲ 한밤마을 남천고택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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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가옥은 '흥(興)'자 형의 독특한 배치를 이루고 있었지만 해방 후 중문채와 아래채가 철거되고 대문채가 옮겨지면서 방향이 바뀌었다. 현재는 13대손인 홍석규씨가 이곳을 관리하며 손님들을 맞고 있다.
▲ 경북 군위군 부계면 한밤마을에 있는 대청. 처음에는 마루와 양 옆에 방이 있었으나 지금은 확 틔여 있다. 누구나 이 곳에서 비와 햇빛을 피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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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는 또 이곳에서 매년 작은음악회를 열고 다도체험과 한식체험을 한다. 여기에 메주 만들기와 장담그기, 두부만들기, 김장체험 등 계절마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남천고택 옆에는 커다란 대청이 있다. 이 건물은 조선 전기에 건립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인조 10년(1632년)네 중창된 학사이다. 효종 2년(1651년)과 숙종 32년(1705년) 각각 중수되었으나 1992년 해체해 다시 보수했다. 처음엔 가운데 마루를 두고 양 옆에 방을 둔 형태였으나 지금은 사방이 티여 있어 누구나 올라와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밤마을 입구에 140여 그루의 소나무가 조성되어 있는 송림이 있다. 이곳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일가친척들과 주민들을 모아 의병을 조직한 홍천뢰 장군과 군량미 조달과 작전을 수행한 조카 홍경승 선생을 기리는 업적비가 있다. 송림은 임란 당시 의병의 훈련장소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성 연대는 확실치가 않다.
한밤마을을 가기 위해서는 대구에서 팔공산 한티재를 넘어가거나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군위군을 거쳐 가는 방법이 있다. 자가용으로 한티재길을 이용한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 100곳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돌담길을 걷다가 사진을 찍기에 아름다운 곳, 담장 너머 정겨운 농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밤이면 별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한밤마을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푸른 녹음이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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