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집주인]③ "전세 믿고 집 샀다가 낭패"..덫에 걸린 갭투자 본문
[위기의 집주인]③ "전세 믿고 집 샀다가 낭패"..덫에 걸린 갭투자
서울 서초·송파·강동, 위례·하남미사신도시, 대구·경북 등에서 몇 개월 새 전세금이 수천만원씩 하락하면서 나타난 ‘역(逆)전세난’이 건설∙부동산업계를 뒤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역전세난(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이 내려가고, 집주인이 떨어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힘들고 세입자까지 구하기 어려운 상황)은 과도하게 치솟았던 전세금의 거품이 빠진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역전세난이 급속도로 진행될 경우 떨어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힘든 집주인부터 입주자를 채우기 힘든 건설사, 중도금 대출 규제를 해준 금융권 등으로 리스크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당장 서울 잠실이나 일부 신도시에서 나타나는 전셋값 하락 현상은 국지적이지, 전체 부동산 시장의 역전세난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2017~2018년에 신규 입주 물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역전세난 리스크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역전세난이 계속되면 전세금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은 지역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갭(GAP)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셋값이 떨어지면 기존 임차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때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할 수도 있고,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악재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미국발 금리 인상이 사실상 물 건너가 당분간 우리나라 금리는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하지만, 1~2년 내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우리나라 금리도 함께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 부족한 전세금을 대출을 통해 마련한 집 주인의 경우 이자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산 집주인의 경우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 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대출액이 크면 1~2%의 대출 금리 변화에도 가계가 느끼는 부담은 지금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역전세난 상황에서 갭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전세가율(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평균 70%에, 많게는 80~90%까지 가는 지금 상황에 투자했다가 나중에 전셋값이 떨어지면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때 세입자나 집주인 모두가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허윤경 연구위원도 “집주인들은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거나 보증금 비율을 낮추고 월세 비율을 올려 받는 방법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지자체나 정부 차원에서도 전세보증료율을 낮추고 역전세난 발생 예상 지역을 모니터링하는 등 세밀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전세난이 계속되면 건설사들의 리스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분양 후 전세로 돌리려던 투자자들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잔금을 치르지 못하거나, 역전세난 때문에 기존 아파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사 스스로 분양 물량을 조절하고 입주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해 미입주 사태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혹시라도 미입주 사태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경우 건설사가 매입해 뉴스테이 등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전국에서 약 100만가구가 입주하는데, 미입주∙미계약 물량이 나오면 건설사가 부담이 커진다”며 “지금까지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분양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뉴스테이 사업에 나섰지만, 앞으로는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면 자의든 타의든 건설사가 매입 후 뉴스테이로 재공급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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