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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불갑산 숲길에서 그림자를 지우다

산야초 2016. 9. 2. 23:27

[주말여행] 불갑산 숲길에서 그림자를 지우다

  • 윤제학 동화작가·월간산 기획의원 (월간산)  

    불갑산 능선의 하늘 숲. 단풍나무와 졸참나무, 신갈나무는 제 이름을 버리고 숲으로 하나가 되었다.

    입력 : 2016.08.20 11:35


      상 모든 나무들에게 경의를 표해야 할 계절이다. 손등으로 만든 그늘에라도 의지하지 않으면 직립이 힘든 여름의 한복판. 나무들마저 그늘을 찾아 숨어버린다면,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패악의 목록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해질 것이다.

      한여름의 나무들은 숲으로 존재한다. 작은 나무들은 큰 나무들의 그늘에서 손을 잡고, 큰 나무들은 어깨를 걷고 태양과 태풍에 순종한다. 더러는 조락하고 요절하지만, 그것들은 조금의 낭비도 없이 숲의 자양분으로 순환한다. 숲의 윤회전생은 아름답다. 부처는 숲에서 태어나, 숲에서 깨달음을 얻고, 숲에서 생을 마쳤다.

    불갑사제(저수지)길.


    단풍나무와 어우러진 동백골의 동백나무.


    불갑사 대웅전 꽃문살. 꽃으로 화한 중생의 그림자.


    불갑사 경내.


    수도암 가는 길. 하늘 아래 또 하늘을 이룬 숲길이다.


    도솔봉에서 용천봉 가는 길.


    불갑천에서 물놀이 하는 아이들.


    녹음 속에 무심히 핀 원추리꽃.